'n번방 자경단' 자처했던 주홍글씨 운영자, 구속영장 심사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 제작과 유포 혐의||박사방과 비슷한 완장방 운영자 중 1명
2020년 05월 14일(목) 09:47
"박사방 처단"을 내세우며 텔레그램 내 성착취 자경단을 자처한 '주홍글씨' 방 운영자가 구속 기로에 서게 됐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 및 배포) 혐의를 받고 있는 송모(25)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송씨는 텔레그램에서 '미희'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면서 조주빈(25·구속기소)이 운영한 '박사방'과 유사한 성착취물 경로로 거론되는 대화방인 '완장방' 운영진 중 1명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수백여개의 성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했고, 조주빈이 제작한 아동 성착취물 등 120여개를 소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송씨는 완장방 운영 외에도 지난 3월7일 개설된 텔레그램 '주홍글씨' 방도 운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방은 성착취물 공유자들에 대한 '자경단'을 자처하면서 "텔레그램 3대 강력범죄(페도·지능·판매)를 강력히 규탄하며 범죄자들의 인권 또한 따지지 않는다"고 자신들을 소개한 바 있다.

'페도'는 어린아이를 성적 욕구의 대상으로 하는 도착증을 의미하는 의학 용어 '페도필리아'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방에서는 박사방 등의 회원이라며 무분별한 신상 공개가 이어져 논란이 됐다. 이 방에서 퍼진 신상정보에는 가해자 외에 피해자까지 포함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홍글씨 방은 n번방 운영자들 간 알력 다툼 과정에서 서로의 신상정보를 '박제'하기 위해 파생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경찰은 "최초 조주빈의 공범으로 송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으나 수사 진행 과정에서 조주빈과 별도로 불법 촬영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방 운영진으로 활동한 것이 확인됐다"며 지난 1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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