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온라인 개강 첫날 '서버다운' 혼란
접속 불량, 재생 오류 곳곳에서 발생||일방통행식 강의 쌍방향 소통도 한계
2020년 03월 16일(월) 17:19

코로나19 탓에 온라인 강의 등으로 신학기를 시작한 16일 대학가에서는 첫날부터 혼선이 빚어졌다. 온라인 강의 방식이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익숙하지 않은 데다, 비슷한 시간대에 여러 사람이 학교 서버에 접속하면서 빚어진 '서버 다운' 등의 혼선이다.

이날 오전 광주·전남 상당수 대학에서 신입생과 재학생들이 한꺼번에 접속하면서 서버가 다운돼 인터넷 강의사이트에 접속이 안되는 사례가 이어졌다.

동시다발적으로 접속자가 몰리면서 서버 용량이 부족해 발생한 상황이다.

광주의 한 대학 커뮤니티에는 서버 다운에 대한 글과 도움을 요청하는 메시지가 끊이질 않았고, 전남의 한 대학 관계자는 "오전 한때 접속이 안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급히 서버를 증설하면서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영상을 재생하는 과정에서 소리가 나오지 않거나 영상이 자주 끊어지는 등 오류도 발생했다.

일방통행식 강의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재학생 A씨는 "보고서 형식, 내용, 방식, 길이 모두 '자유'라고 하시는데 더 이상의 설명이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B씨도 "강의자료만 올려져 있고 동영상은 안올라오고 과제도 없으면 출석체크는 어떻게 하는건지 불안하다"고 했다.

온라인 강의 공지 방식도 교수마다 제각각이고, 온라인 강의파일이 열리는 기간도 천차만별이어서 현장의 혼선은 상당 기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이 복병으로 등장했다. 교수들은 동영상 자료를 만들어 온라인학습 플랫폼에 올리는 과정에 저작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교재와 수업 관련 '자료사진'이나 '글꼴'을 원작자나 출판사측 허가없이 사용, 동영상을 업로드하면 저작권법 위반에 따른 송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남대 자연대는 지난 13일 화학과 교수들이 업로드한 동영상 강의자료를 모두 내렸다. 사진 무단 사용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다. 자연대의 원격 화상 수업이 가능한 온라인 강의 자료는 3개뿐이다. 이는 사진 등을 비교적 적게 활용하는 통계학·생물학과 교수들이 만든 자료다.

전남대 공대에서도 과거 컴퓨터 문서작업용인 '글꼴' 무단 사용으로 법적 분쟁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남대 관계자는 "강의자료의 저작권법 준수는 전국의 모든 대학이 지켜야할 사안"이라며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학구성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교육부 등과 협의해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접속이 가능한 유선 인터넷이나 조용한 와이파이 존에서 접속해야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대학 도서관과 강의실 대부분이 폐쇄된 상태여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일부 학생들은 캠퍼스 곳곳을 방황하기도 했다.

홍성장 기자 seongjang.h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