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니윤, 스탠딩코미디 별 지다
2020년 03월 11일(수) 14:04 |
가수 배철수는 1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자니 윤이 사망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캡처해 올린 뒤 "레스트 인 피스"(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남겼다.
가수 조영남은 KBS 2TV 토크쇼 '자니윤 쇼'(1989~1990)에서 보조 MC로 활약했다.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자니 윤은 일상에서도 유머가 넘쳤다"며 "영어를 완벽하게 하고 한국말도 되니 해외 스타들이 한국에 오면 '자니윤 쇼' 출연하는 걸 최고로 알았다"고 추억했다.
개그맨 권영찬은 SNS에 "한국 스탠딩 코미디의 별이 지다"라며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며. 하지만 그 안에서 또 행복을 찾으며. 자니 윤 선생님 부디 천국에서는 맘 편히 쉬길 바란다"고 썼다.
자니 윤은 1999년 18세 연하 줄리아 리(66)와 결혼했지만, 10년 만인 2009년 이혼했다. 줄리아 리는 스타뉴스에 "(교통사고로 인한 수술을 받기 위해)한국에 오기 전 선생님(자니 윤)을 뵙고 '조심해서 잘 갔다 오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저혈압이 오면서 못 일어난 것 같다. 뇌출혈도 좀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영상통화로 기도를 하고 '좋은 데서 고통받지 말고 계시라'고 했더니 눈을 한 번 뜨더라. 아들이 영상통화를 걸어줘서 함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자가격리를 권고 받아 미국에 못 가 너무 힘들다"고 덧붙였다.
자니 윤은 지난 8일(현지시간) 오전 4시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별세했다. 치매 증세로 LA 헌팅턴 요양시설인 헌팅턴 양로센터에서 지냈다. 4일 혈압 저하 등으로 LA 알함브라 메디컬센터에 입원했으나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 시신은 고인의 뜻에 따라 UC얼바인 메디컬센터에 기증되며,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진행된다.
자니 윤은 오하이오 웨슬리언대학교 성악과 졸업 후 미국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약했다. 동양인 최초로 미국 방송사 NBC 토크쇼 '투나잇 쇼'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다. NBC에서 '자니윤 스페셜 쇼'를 진행했으며, 1973년 뉴욕 최고 연예인상을 받았다. 남을 비하하는 개그는 절대 하지 않았으며, 한국인이 잘 구분 못하는 '엘'(L)과 '알'(R) 발음을 일부러 틀리게 해 미국인들을 웃겼다. '마이웨이'를 원곡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 못지 않게 잘 부르는 것으로 유명했다.
1989년 한국으로 돌아와 KBS 2TV '자니윤 쇼'를 맡았으며, 국내에 풍자 스탠드업 코미디를 처음으로 소개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남기 전 KBS PD가 자니 윤을 띄운 일등공신이다. 자니 윤은 2012년 새누리당 대선 캠프에서 일했으며, 2014년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로 임명돼 보은인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16년 뇌출혈이 발병해 그해 6월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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