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1월 21일(화) 16:32 |
저녁 노을에 황금빛으로 물든 해변, 철썩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 생생하게 움직이는 파도, 초록 나뭇잎을 흥건히 적신 빗방울의 모습까지.
물의 다양한 형태가 사진 속에 담겼다. 여수 출신인 청년작가 '청'(강선우)은 여행 도중, 일상 속에서 만난 물의 다양한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다. 그의 첫 번째 개인전인 '물의 언어(Language of Water)'가 내달 22일까지 광주 동구에 위치한 '여덟번째 파장(8th wave)'에서 열린다.
우연한 기회로 사진을 찍게된 청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물과 물의 곁에 사는 모든 것들을 담았다. 평소 물을 파악하기 위해 더 가까이 지켜보고 유심히 지켜본 그의 애틋한 시선이 감성적 사진에 가득 담겼다.
청 작가는 "다 보여줄 듯하지만 물과 같은 투명한 것들은 오히려 속을 모두 보여주지 않는다"며 "물이 인기척을 낼 때마다 눈을 마주쳐가면서 물에 대해 하나둘 기록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선 류이치 사카모토, 엔노 아레, 윱 베빙 등 마음을 잔잔하게 만들어주는 피아노 곡들이 전시의 일환으로 재생된다. 청 작가는 "관람 중 재생되는 곡들을 들으면서 눈에 한정된 감각에서 나아가 조금 더 풍족한 감각의 시간을 만들고 나만의 무언가를 발견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전시는 플리마코 협동조합의 '익스팬션 오브 셀(Expansion of Cell)'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익스팬션 오브 셀은 가장 작은 단위인 개인과 개인이 만나서 더 큰 파장과 무한대의 가능성을 만든다는 의미다.
플리마코 협동조합은 향후에도 다양한 생각을 가진 참여 작가를 초청해 풍성하고 다양한 의미를 지닌 전시회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김혜현 대표는 "지역의 청년 작가들이 타 지역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소통하며 문화를 발전시켜 나가는 일에 앞장서고 싶다"며 "이 전시회를 통하여 작가들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가며 자신들의 가능성을 전 세계로 펼쳐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공간인 '여덟번째 파장'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추진한 '2018 메이커 스페이스 구축·운영 공모사업' 일반랩에 선정된 장소다. 미술과 메이커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도록 브랜드 개발을 지원하며 창작자의 브랜드를 전시 및 판매하는 플랫폼을 제공해 지역 작가들의 창업 판로를 열어주고 있다.
전시 기간에 맞춰 청 작가가 직접 찍은 여행 사진, 전시된 사진이 담긴 엽서, 사진 책갈피, 스티커 등이 굿즈로 제작돼 판매된다.
최황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