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광주드림을 만들어야 광주글로벌모터스 성공
현영석 (한남대학교 경영학과 명예교수)
2019년 11월 12일(화) 17:19
현영석 (한남대학교 경영학과 명예교수)


자동차100만대 생산 도시를 지향하며 2012년 출발한 광주광역시의 자동차산업 발전방안은 애초 년 30만대 공장을 신설하여 자동차산업에서 고용창출이 중요한 목표였다. 그 후 광주형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 9월23일 광주글로벌모터스의 법인 등기를 끝내고 본격 출범하였다. 광주광역시, 현대자동차, 광주은행, 산업은행, 지역 업체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광주형일자리 모형 공장인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여러 어려움이 있으나 기필코 성공하여 광주시 발전은 물론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나아가서 제조업의 르네상스의 기반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광주글로벌모터스의 도전은 만만치 않다. 우선 이 회사는 주주구성이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공사합작 형태로 다목적기업이다. 고용창출, 이익극대화, 배당 등 다양하고 복잡하다. 주주는 아니나 지역 노동계, 노동조합 및 지역사회와 일반시민들의 요구도 수용해야 한다. 그간 이 회사의 출범과정에서 노사민정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경험하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가 2021년 하반기부터 판매예정인 경형 SUV의 연간 7~10만대 수요를 창출하는 문제도 만만치 않다. 또한 이 공장이 장기적으로 전기차나 수소차 생산을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도 있다. GM 군산공장을 인수한 국내업체가 2021년부터 중국 또는 한국전기차 모델을 생산할 예정으로 군산형 일자리 공장 경쟁자가 이미 출현한 상황이다. 또한 기존 자동차공장들도 향후 전기차 생산으로 전환되므로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추가 생산물량 확보가 장기적인 생존의 갈림길이 될 것이다.



미국 GM 새턴공장과 독일 폭스바겐 오토5000 프로젝트 성공실패에서 교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 GM 새턴공장은 1985년 미국 테네시 주에 새로운 공장, 새로운 제품, 새로운 조직, 새로운 판매채널로 일본소형차 대항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미국에서 일본식 생산 및 경영방식을 도입한 GM의 새로운 사업부다. 그러나 이 사업부는 출범이후 일본차 잡는데 그리 성공하지 못하다가 2008년 미국 금융위기에 따른 GM부도와 함께 폐쇄되었다.

독일 폭스바겐 오토5000 프로젝트는 2001년대 독일 내 고용창출을 위해 폭스바겐 기존공장 공정과 설비를 활용하면서 별도 법인을 만들어 새로운 조직과 별도 노조를 통해 기존 폭스바겐 노동자들보다 20% 싼 임금 월 5,000마르크로 노동자를 고용하여 폭스바겐 자동차를 만드는 공장이었다. 독일 작센주 정부는 당시 헝가리로 이전하려던 공장을 일자리 확보를 위해 독일에 눌러 앉혔다. 오토5000 공장은 폭스바겐과 정부가 50:50으로 합작 투자했다. 이 공장은 노동자 4,500명을 고용하여 성공적으로 자동차를 생산하다가 2009년1월 폭스바겐에 합병되었다. 폭스바겐 특히 노사관계 발전을 위해서 오토5000 공장이 폭스바겐을 합병해야 했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오토5000 공장 경영은 성공적이었다.

GM 새턴사업부 실패는 우선 아메리칸드림 문화 속에서 주주, 노동자가 더 갖기 경쟁 특히 전통적인 대립적 노사관계와 1원이사회에 그 원인이 있다. 한편 폭스바겐 오토5000 프로젝트의 상대적 성공은 유럽 공생공영의 유러피안 드림 철학 아래 노사가 양보하고 타협한 결과이다. 특히 독일기업에 있는 2원이사회 제도로 주주 우선 일반이사회 위에 정부, 노조, 지역사회 공익대표가 참여하는 감독이사회의 기능과 전통이 공생공영 문화의 기반이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성공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갈등이 아니라 감동을 주는 광주글로벌모터스 경영을 통해 '광주드림'을 만들어야한다. 경영자, 주주, 종업원들이 모두 더 갖겠다는 것이 아니라 더 내놓겠다는 자기희생적 리더십 바탕 위에 광주드림을 만들어 국민을 감동시켜야 한다. 특히 이미 언급한 폭스바겐 감독이사회처럼 광주노사민정협의회가 공생공영 광주드림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현대자동차는 28년 만에 한국에 건설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에서 노사평화를 통한 녹색공장을 실현하여 국내 자동차공장 나아가서 세계 자동차공장의 녹색화의 기반으로 삼는 전략적 노력과 전력투구가 필요하다. 이는 현대차가 창립 50년 만에 세계5대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하게 해준 국민적 성원에 대한 기업의 책임과 응답이기도 할 것이다.

셋째 노동계도 광주글로벌모터스의 국민적 기대를 충분히 인식하고 기존의 노사관계 관행에서 벗어나 공생공영의 광주드림을 만들어가야 한다. 정부도 기업에서 지불하는 주 44시간 노동 3,500만원 기본임금 외에 노동자주택, 의료, 보육 등을 노동자가 그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내실 있고 정성스럽게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넷째, 광주글로벌모터스에 고용되는 노동자들은 양질의 자동차를 생산하여 국민을 감동시켜 광주드림 문화를 구축하는데 핵심역할을 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노동자들에 대한 교육훈련을 내실화하고 특히 예비취업자인 고등학생 및 대학생들에게 사전 계약교육을 활성화하고 고등학생의 경우 선취업 후진학제를 통해 향후 광주글로벌모터스의 핵심 인력으로 육성시킬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광주글로벌모터스는 2021년 하반기 판매예정인 경형 SUV를 속히 공개하고 일반 소비자대상으로 사전 예약제를 통하여 국민적 관심을 고양하고 안정적인 생산량을 미리 확보할 수 있는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도 필요할 것이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