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2일(화) 17:13 |

아트펀딩 '나눔여행'전 참여작가들이 지난 7월 몽골에서 현지 주민들과 교감하며 문화봉사를 하고 있는 모습. 김영태 작가 제공
아트펀딩은 시민들이 미술작가들의 여행 경비 일부를 부담하고, 미술작가들은 여행지에서의 영감을 화폭으로 옮기는 프로그램이다. 여행지의 풍경과 감성이 고스란히 묻어난 작가들의 작품들은 '나눔여행'전이라는 이름으로 전시된다. '나눔여행'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작가들의 아트투어에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 준 시민들이 소장하게 된다.
지난 7월 첫 선을 보였던 아트펀딩 '나눔여행'전은 서양화가 김해성 작가가 기획한 특별한 이벤트다. 지난 2014년 의료단체와 우연히 키르키즈스탄에 봉사활동을 떠났던 김 작가는 현지에 벽화그리기와 교육 등 미술봉사를 진행했다. 문화예술 체험이 전무한 오지의 아이들에게 미약하게나마 문화적 감수성을 키워주자는 의도에서다. 이후 김 작가는 네팔, 캄보디아를 매년 방문하며 동료 작가 몇몇과 미술 문화 봉사 및 아트 투어를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아트투어는 현지민에게 광주 미술을 전파하고 미술 작가들에겐 예술적 영감을 주는 좋은 계기가 됐지만 비용이 문제였다. 그래서 기획한 것이 아트펀딩이었다. 2017년 첫 시도에선 500만원이 모금됐고, 모금액으로 작가들은 네팔 아트투어를 떠났다. 펀딩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그 가치를 돌려주자는 의미에서 올해 첫 선을 보였던 '나눔여행'전은 큰 호응을 얻으며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첫 전시의 호응과 아트펀딩의 의미를 이어가기 위한 자리가 다시한번 마련된다.
13일부터 17일까지 광주 동구 아크갤러리에서 열리는 아트펀딩 두번째 '나눔여행'전이 그것이다. 이번 전시는 김해성 작가를 비롯해 고근호, 전현숙, 김영태 등 작가 13명이 참여하는 자리다. 두번째로 열리는 '나눔여행'전에서는 몽골 테렐지국립공원 일대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광활한 초원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가축들과 별빛이 쏟아질 것 같은 밤하늘, 게르에서 삶을 이어나가는 유목민들의 이야기가 50여점의 작품속을 가득 채운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지난 7월 시민 15명과 함께 몽골 테렐지국립공원 일대로 10여일간 아트투어를 떠났다. 아트투어에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마련됐다. 20명의 시민이 참여해 아트투어를 떠나는 작가들의 예술적 영감에 투자했다. 투어비용은 구좌당 50만원씩 총 1000만원이 모아졌다. 참여작가들이 담은 몽골의 풍경은 작가들을 응원해 준 시민들에게 돌아갈 예정이다.
김해성 작가는 "영감을 키워야 하는 작가들에게 아트투어는 꼭 필요하다"면서 "아트펀딩에 참여해준 이들이 감사한 이유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펀딩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돌아가지만, 아트투어가 예술가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감상할 수 있는 귀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트펀딩 '나눔여행'전 참여작가들이 지난 7월 몽골에서 현지 주민들과 교감하며 문화봉사를 하고 있는 모습. 김영태 작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