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업이 나아가야할 모습 담은 '무안 일로농협'
무안 일로농협 박영수 조합장||인근 도시 소비자 찾아가는 로컬푸드 직매장 인기 ||고령화 현실 반영한 '농작업대행사업' 농민들 ‘호응’||경운·이앙·무인항공방제 작업…벼 건조 대행시설 구축||수확기 맞아 농가 직접 찾아가는 ‘벼 중량검사’ 눈길 ||지역 노인 스마트폰 교육·이불세탁 사업 등 복지사업도
2019년 10월 14일(월) 14:48 |
![]() 박영수 일로농협 조합장 |
일로농협이 선도적으로 진행한 '농작업대행사업'과 '로컬푸드직매장' 사업이 대표적이다.
그 중심에는 "농협이 농민들에게 실제적 혜택을 줄 수 있도록 체질개선을 해야 한다"는 박영수 일로농협 조합장의 믿음이 자리했다. 그가 지난 2005년 첫 취임 후 올해 연임하면서 줄기차게 '농협 개혁'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박 조합장은 그 누구보다 농촌의 현실을 잘 알기도 하거니와, 농민 조합원들을 아끼는 심정이 남다르다. 그가 직원들에게 농협 사업의 중심을 모두 농민에 맞춰야 한다고 늘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그는 "농협의 존재 목적은 모두 농민에게 있다"며 "갈수록 고령화되어가고 있는 농촌 현실을 감안해 일손부족 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생산비 절감과 농가소득 증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리고 이런 지론은 서서히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그가 무안 일로농협에서 2016년부터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농작업대행사업'이 대표적이다. 일로농협은 농작업대행사업을 시작하면서 경운·정지·이앙·무인보트 제초제 살포작업은 물론 무인항공방제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고령화된 농업인을 위해 농사일을 임대해 직접 농기계를 조작, 작업을 대행하고 생산에서 판매, 대금 입금까지 완벽하게 처리해 주는 것이다. 이는 모두 농협과 신청농가와의 두터운 유대관계와 신뢰를 쌓아야만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이 사업은 전국 농협에서 벤치마킹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사업 때문에 최근 일로농협은 가을 벼 수확철을 맞아 농가를 찾아다니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곡물건조기에 달려 있는 저울로 벼 중량을 검사하고, 농가에 수분측정기도 빌려주기 위함이다. 그동안 농민들은 추곡 현장에서 벼 중량과 수분이 맞지 않아 불합격 판정을 받으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재작업을 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그러나 일로농협이 마을을 순회하며 곡물건조기 판저울 중량검사와 수분측정기를 대여하면서 농가들의 불편이 덜어졌다는 평이다.
올해는 무인항공방제기를 추가해 논, 밭작물에 대한 방제효율을 높이는 등 농가의 방제작업을 크게 개선시켰다. 이에 힘입어 작업면적도 해마다 늘어났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500ha 증가한 2000여ha의 농작업을 대행하는 성과를 나타냈다.
최근 농작업 대행 사업 일환으로 추진한 벼 건조시설도 확충했다. 벼 건조 대행시설은 사업비 10억원을 들여 지난 6월 착공, 원료반입공정(조선기, 호퍼스케일 등), 순환기 건조기 2기(각 20톤), 배출탱크, 집진공정과 농업용 건조기 3기(8.5톤) 등이 시설됐다.
농가에서 희망할 경우 경운, 정지작업부터 농산물 건조와 수매까지 농작업을 일괄 대행한다. 농가가 종자선택과 물관리 등만 하면 농협에서 농작업을 대행, 수매하고 농산물 판매대금을 농가 통장에 직접 넣어주게 되는 시스템이다.
박 조합장은 "벼 건조 대행시설 구축은 고령 농업인 등 농작업 대행사업을 대행하는 농가들에게 생산비 절감 효과가 크다"면서 "특히 농촌일손 부족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조합에서 운영 중인 농촌인력중개센터와 농작업대행사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농촌일손 부족 해소에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일로농협은 농민 조합원 복지에도 소홀하지 않는다. 노령 조합원 스마트폰 교육, 웃음치료교실, 마을경로당 이불세탁사업, 경로당 연료대 지원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스마트폰 활용 교육'은 고령 농민들을 대상으로 가족이 보낸 사진이나 문자를 확인하고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익히는 내용으로 진행한다. 노인가정 및 마을 경로당을 대상으로 무료 이불 세탁사업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로농협 무료 이불세탁사업은 지역내 노인들이 고령으로 가정에서 이불·담요 등을 혼자 힘으로 세탁하기 힘들어 그대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고려해 지난 2015년부터 진행해왔다.
지역인재 육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매년 농업·농촌의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대학교에 다니는 조합원 자녀 27명에게 1인당 100만원씩 장학금 2700만원을 지급했다.
앞으로박 조합장은 '근교농업 기반구축'에도 신경을 쏟을 계획이다.
특히 오룡지구 개발에 따른 도시 근교농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비닐하우스 농가의 설치비 일부를 농협에서 보조하고, '로컬푸드직매장 2호점'을 개설한다는 방침이다.
박 조합장은 "하나로마트 2층에 조합원 복지시설을 설치 운영해 조합원의 만남의 장과 건강증진을 위한 시설을 확충하겠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농촌 복지사업을 개발해 나가고, 농협과 농민조합원들의 발전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