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맑고 건강한 영산강을 위한 과학적 관리체계 구축
박상동 영산강유역환경청 측정분석과장
2019년 08월 27일(화) 17:26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심에서 영산강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주변에서 강이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은 분명 자연의 선물이며, 때로는 현대인의 바쁜 일상에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항상 흐르고 있는 영산강은 하천정비사업 등으로 하천 경관이 잘 조성돼 요즘은 많은 시민들이 친수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깨끗하고 안전한 물환경으로 관리해 자연과 상생할 수 있도록 환경부 및 지자체는 하천 및 호소 등 공공수역의 수질을 측정하고 관리하기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리나라는 물관리에 불리한 기상과 지형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과거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의 진행으로 인해 수질오염에 취약했다. 공공수역의 수질은 순간의 오염사고로 자칫 크게 오염되고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1991년에 발생한 국내 최대의 수질오염사고인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을 계기로 수환경 관리에 대한 관심이 크게 고조됐다. 이로 인해 기존 수질환경보전법을 강화하고 4대강 수질개선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등 체계적인 수환경 관리체계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또한 주요 수계의 수질모니터링을 위해 '수질측정망 중앙운영위원회'를 구성·운영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중·후반까지는 수질일반측정망과 자동측정망만이 운영됐지만, 수질오염총량관리제도 시행에 따라 2011년에 총량측정망이 신설됐다. 이후 2012년에 퇴적물측정망, 2016년에 방사성물질측정망과 생물측정망을 각각 도입해 현재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물환경측정망은 총 6개로 구성돼있다.

초기의 수질측정망은 하천·호소 등 공공수역의 수질 현황 파악과 주요 환경정책의 효과 분석 및 정책수립을 위한 기초자료 확보에 목적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다양한 운영체계의 물환경측정망을 통해 수생태계의 건강성을 보전하고, 수계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수시로 감시함으로써 수질오염사고를 예방하고 하천의 수질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수질측정망은 전국에 1945개 측정지점이 운영 중에 있으며, 이 중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영산강 및 섬진강, 기타, 제주도 수계 60개 지점에 대해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지난달에 개정된 물환경측정망 운영계획이 고시됐고, 수질측정망 9개 지점이 새롭게 추가됐다. 영산강 수계는 주변 지역의 도시개발 계획 등을 고려해 본류인 산동교에 1개, 지류인 평림천 말단에 1개 지점을 신설하고 7월부터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영산강 본류는 상류인 담양 지점을 시작으로 하구언에 위치한 무안 2지점까지 총 14개 지점을 매주 조사하고 있으며, 관할 수계의 수질을 더욱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사실 영산강은 오래전부터 농업용수로서의 기능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관리돼왔다. 영산강 상류에는 광주시와 같은 대규모 오염원이 위치하고 있고, 중·하류는 축사 및 농경지 등 주변 오염원이 수질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영산강 본류로 유입되는 오염우심 지류·지천, 비점오염원의 관리 등 다양한 수질관리정책으로 영산강의 수질이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개선됐지만, 앞으로도 갈 길은 멀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세계 평균 강수량의 약 1.6배에 이르지만, 강우가 여름철에 집중돼 실제 가용수량은 1인당 연 강수총량의 58%에 불과하다. 더욱이 국토의 70% 정도가 급경사의 산지로 이루어져 있고, 여름철 집중강우로 인해 많은 수자원이 바다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가뭄이 들거나 농사철이 되면 하천유지용수 공급부터 줄이게 되고 하천 유량의 감소로 연결되는 것이다. 하천 유량을 확보하기 위해 하수처리장 방류수나 다른 취수원에서 물을 끌어오기도 하지만 물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물순환 체계 확립이 필요하다.

영산강은 다른 수계에 비해 유역면적과 유출량이 적고 유로 길이가 짧으며 하상계수가 커서 하천의 유량변동이 심한 특성을 보인다. 또한 상류에 4개의 농업용 댐이 위치해 하천유지용수도 부족한 실정이다. 환경부의 물환경관리 계획의 비전은 '방방곡곡 건강한 물이 있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다. 방방곡곡, 즉 하천의 발원지에서 하구 연안까지, 본류부터 지류·지천까지 맑고 깨끗한 물을 확보해 자연과 상생하는 건강한 물순환을 달성하는 것이다. 깨끗하고 안전한 물환경이 제공하는 혜택과 풍요를 온 국민이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환경부 등 관계기관뿐만 아니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