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점기 '나나쓰다테 사건'… 한일 한마음으로 투쟁했다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 '하나오카 이야기' 증거로 들어
2019년 05월 28일(화) 17:51
일제 강점기 일본 동북부 하나오카 광산 붕괴로 한인 징용자와 일본인노동자 등 20여명이 생매장된 나나쓰다테 사건 75주년을 앞두고 당시 한일 희생자의 가족과 조선인들이 회사 측의 부당함에 맞서 투쟁했다는 주장이 28일 제기됐다. 사진은 당시 사건을 그린 판화. 뉴시스
일제 강점기 일본 동북부 하나오카 광산 붕괴로 한인 징용자와 일본인노동자 등 20여명이 생매장된 나나쓰다테(갱도 붕괴) 사건 75주년을 앞두고 당시 한일 희생자의 가족이 공동 항의하고 회사 측의 부당함에 맞서 조선인들이 투쟁한 근거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나나쓰다테 사건은 1944년 5월29일 전쟁 수행을 위해 일본전범기업(동화광업)이 일본인 노동자와 조선 징용자에게 중심 기둥도 세우지 않고 난굴을 지시해 하나오카강 밑을 파다가 나나쓰다데 갱도가 무너져 일본인 11명과 조선인 11명이 생매장당한 사건이다.

28일 전남과학대 김정훈 교수에 따르면 일본 작가 마쓰다 도키코가 쓴 르포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과 사건을 체험한 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쓴 시, 하정웅미술관에 전시됐던 판화 '하나오카 이야기' 중 2편의 작품이 모두 조선인의 당시 투쟁을 묘사하고 있다.

하나오카 사건은 나나쓰다테 사건의 여파로 붕괴한 하나오카강 수로변경 작업을 위해 중국인 포로들이 투입됐다가 1년 남짓한 학대를 견디다 못해 1945년 6월 말 봉기를 일으켰다가 418명이 학살된 사건이다.

김 교수는 "판화작가 니이 히로하루 등이 새긴 판화 하나하나에는 시인 기타 세츠지가 쓴 시가 딸려 있어서 사건의 내막과 유골 수습이 제대로 안 된 사실 등을 잘 묘사하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또, '우리들은 마음속으로 손뼉쳤지'라는 부분을 예로 들며 "나나쓰다테 갱도가 허물어졌을 때도 한인 징용자와 일본인 노동자는 연대해 한인 징용자 1명을 구출했는데 시에서도 조선인들과 연대하는 일본인 노동자들의 심경이 묘사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세 번째를 맞는 나나쓰다테 사건 희생자 추모식은 2009년 이래 5년 마다 한일 공동으로 일본 현지에서 열리고 있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