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주기> 세월호 참사 5년… 진실이 녹슬고 있다
•세월호 세대 416명에게 묻다||세월호 관련 가장 기억나는 키워드는 ‘노란리본’||진상규명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압도적으로 많아
2019년 04월 15일(월) 19:55 |
![]()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목포신항에 인양돼 있는 세월호가 부질없이 흘러가버린 5년의 시간을 말해주듯 녹이 슬어있다. 세월호 선체 앞으로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노란리본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
2014년 차가운 바닷속에 잠겨 3년을 보내고, 2017년 겨우 뭍에 올라온 그 배는 덩그러니 목포 신항의 한 귀퉁이에서 바람 소리만을 담은 채 세워져 있기만 하다.
5년, 한 아이가 태어나 걸음마를 하고 말을 하며 세상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세월. 혹은 고등학교 2학년이 대학을 가서 풋풋한 신입생을 지나 전공을 심화하는 4학년에 오르는 시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가, 사회의 쓴맛과 단맛을 서서히 알아가는 시간.
그런 1827일이 흘렀다. 저 큰 배 '세월호'가 침몰한 지.
세월호 5주기를 맞아 전남일보는 4월16일과 동일한 416명의 세월호 세대들에게 물었다. 절반은 당시 배를 타고 있던 단원고 학생들과 같은 고등학교 2학년들에게, 절반은 그때 2학년이고 지금은 대학교 4학년이 된 같은 나이의 청춘들이 대상이었다.
질문은 △세월호 하면 가장 떠오르는 것 △세월호 5주기를 맞는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추가하고 싶은 말 등 최대한 간결하고 핵심만 말할 수 있는 3가지였다.
그렇다면 세월호 세대가 뽑은 세월호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노란리본'이었다. 416명의 참여자 중 214명이 노란리본을 선택했다. 고등학생 104명, 대학생 110명이었다.
노란리본은 세월호의 상징이자 '기억'의 또 다른 표현이다.
5년이 지난 지금 가장 필요한 것 역시 '잊지 않고 기억하기'다. 총 184명이 선택했으며 이 중 고등학생이 91명, 대학생이 93명이다.
추가하고 싶은 말에서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답변자가 102명이었다.
정리해보면 세월호 세대들인 1997년 이후 출생자들에게 있어 2014년의 비극은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노란리본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단순히 기억하는 데서 머물지 않는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진실'이다.
실제로 이번 설문조사에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에 대한 답으로 123명이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특히 대학생의 경우 1위인 '잊지 않고 기억하기'와 '진상규명'은 93명으로 동일한 수치를 나타냈다.
세월호 세대는 이번 설문지 마지막 질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어른들의 잘못된 대처로 큰 참사가 됐다", "세월호 관련 교육을 해달라", "추모시설을 마련해달라" 등 정말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해댔다.
허나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이것이었다.
"미안합니다."
노병하 기자 bh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