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소득원 쌀 의존 않고 대체작목 육성 '올인'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 위해 뛴다-나주 동강농협||‘드림생미’ 전국 유명세 불구 농가당 벼 재배면적 많아||쌀 소비량 급감 ‘위기의식’ 확산…사료작목 재배 확대||소 사료 ‘곤포’ 대행·직파농법 적극 권장 노동력 절감
2019년 04월 15일(월) 17:45 |
![]() 동강농협 이동현(가운데) 조합장과 임직원들이 동강농협 대표 브랜드 쌀인 '드림생미'를 들어보이며, 5000만원 농가소득 달성을 다짐하고 있다. |
특히 동강쌀인 '드림생미'가 전국적 유명세를 타며 타 브랜드 쌀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만큼, 나주 동강은 쌀 농사를 대표한다.
하지만 근심도 깊다. 오래 전부터 쌀농사는 내리막길에 처해 있다. 쌀값은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급기야 쌀 생산량은 증가한 반면 소비량은 급감하고 있다. 쌀 농사는 국가 식량정책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지만 농가소득 측면에선 미래가 밝지 않다.
동강지역 농가들 역시 쌀농사 비중이 높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바꿔야 한다'는 인식이 절실하다.
이런 위기의식은 1150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동강농협 내부에서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동강농협 수장인 조합장의 위치라면 그 중압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난 3월 치러진 제2회 동시조합장 선거에서 동강농협은 변화를 택했다. 조합원들도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 10일 만난 동강농협 이동현(60) 조합장은 확실한 전문 CEO다웠다. 동강에서 내로라하는 농사꾼 출신인 이 조합장은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동강지역 내 농업분야에 대한 경영진단을 마친 듯 보였다.
이날 이 조합장은 우선 쌀 농사부터 대수술을 예고했다.
이 조합장은 "동강농협 대표 브랜드쌀인 '드림생미'는 전국 고품질 브랜드쌀 베스트 12위에 5회 연속 선정될 만큼 최고품질을 자랑한다"면서 "전국 각지로 팔려 나가고 있으며 가격도 높게 형성돼 조합원들의 최대 소득작목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쌀 농사만 취급했다가는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게 이 조합장의 진단이다. 현재 동강농협은 총 800여 농가, 쌀 재배면적은 1800㏊에 달한다. 단순 계산으로만 봐도 농가당 재배 면적은 평균 2.2㏊로 이미 규모화가 이뤄진지 오래다.
문제는 농가 대다수가 1모작에 그치고 있다는 것. 소를 사육하는 조합원이 많다 보니 쌀 농사에만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이 조합장은 쌀 생산량을 줄이고 대체작목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걸림돌도 있다. 대체작목을 재배할 기술력이 부족해서다.
이 조합장은 "현재 정부와 지자체가 쌀 대체작목을 유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농가들의 타 작목에 대한 재배교육이 부족하고, 판로가 확보되지 않고 있어 대체작목 재배를 망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조합장은 우선 사료, 보리, 옥수수, 단호박 등을 육성하기 위해 농가교육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한 대체작목 육성 정책에서 놓친 부분을 보완한 것이다.
이는 선거 이전부터 구상한 것으로, 이 조합장의 선거 공약 역시 '4계절 늘푸른 들녘'이었다.
벼농사 외에도 5월 초순까지 보리 또는 사료작목을 재배하고 겨울에는 홍갓 등을 길러 농가소득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이 조합장은 "지역 내 소를 키우는 농가가 많다. 사료작목 재배를 통해 자가소비가 가능하게 되면 농가소득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김제 지평선 축제처럼 보리 등을 잘 가꿔 관광분야와 접목하는 것도 구상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동강농협은 전남지역 농협 최초로 가을걷이 뒤 소 사료로 팔기 위해 압축한 '곤포 사일리지' 만들기 대행을 해주고 있다. 지난해 대행규모만 300㏊다.
통상 1㏊당 곤포 작업비용은 80만원이지만 동강농협은 30만원 저렴하게 대행해주고 있다. 지난해 비용절감액만 9000만원에 달한다.
직파농법 적극 권장으로 쌀 경쟁력도 키워나갈 방침이다. 현재 동강농협은 100~200㏊ 규모로 직파농법을 이용하고 있다.
벼 직파재배 효과는 ㏊당 노동력이 육묘이앙 대비 23%(21.8시간) 절감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쌀 생산비는 10%(70만원) 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고령화에 직면한 농촌지역에 효율적인 농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올해 개통될 나주혁신도시~무안 남악간 4차선 도로는 동강농협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이 조합장은 벌써부터 로컬푸드 직매장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획기적인 변화를 선택한 동강농협의 성공스토리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김성수 기자 seongsu.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