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28일(수) 18:51 |

28일 2018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이 개막한 가운데 이날 페스티벌에 자신의 신작인 '확장된 그림자'를 출품한 문준용 작가.
"(대통령 아들) 꼬리표요? 어쩔 수 없죠. 전 제 작품을 자주 보여주는 수 밖에요. 작가 문준용이 궁금하시면 전시 많이 보러오세요."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36) 작가가 28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 문화창조원 복합 2관에서 개막한 '제7회 2018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에 참석해 본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문 작가는 증강현실(AR) 기술에 사물의 그림자를 활용한 새로운 인터랙티브 아트 신작 '확장된 그림자 #2'를 이번 미디어아트페스티벌에서 선보였다.
문 작가는 평소에도 그림자와 증강현실(AR)을 결합한 작품을 다수 선보인 바 있지만 이번 페스티벌에 출품한 작품은 관람객을 작품의 공간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관람객은 전시 공간 속에서 작품을 관찰하는 '탐험가'가 된다. 관람객은 8평 남짓한 공간에 들어가 센서가 설치된 손전등을 이용해 네 개의 기둥 사이를 누비면서 '그림자 세상'을 만난다.
그러나 그림자 세상은 쉽게 관람객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빔 프로젝트를 통해 나오는 영상에는 외계인들이 사는 건물들이 비치지만 손전등을 비추면 이내 자취를 감춘다. 그러다 갑자기 어느 지점에선 외계인들이 관람객들을 향해 얼굴을 돌린다.
그 순간을 찾기 위해 관람객은 이리저리 누비며 작품을 탐험한다. 그러나 헤매는 탐험가들에겐 '작품 사용 설명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문준용 作 '확장된 그림자#2'
문 작가는 "설명서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나는 관객들이 기둥 사이를 헤매면서 작품에 대한 그림자를 맞닥뜨리길 바란다. 그래야 더 큰 재미를 느끼게 된다"고 자신의 작품 감상법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관객들은 처음에 작품을 보고 ' 신기하네?', '손전등을 어떻게 사용하는 거지?' 등의 작품을 배우는 과정을 거치다가 이내 손전등을 가지고 놀게 되고 그 후 작품 속에 헤매는 과정을 모두 자연스럽게 겪는다. 나는 이런 작품을 즐기는 과정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작가의 작품 속 관람객은 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작품과 함께 어울려 논다. 그가 추구하는 '인터랙티브(상호작용) 미디어아트'의 매력이자 본질이다.
문 작가는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독창성이다"며 "특히 나는 첨단화된 기술을 이용해서 관람객들이 지금껏 보지 못한 인터랙티브 아트를 구현해내는 것이 목표다. 끊임없이 관객들에게 새로운 재미, 새로운 아름다움을 제공하고 싶다"는 작품관을 밝혔다.
작품과 관람객의 상호작용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문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수시로 모니터링한다. 문 작가는 "내가 의도했던 대로 관람객들이 사용하는 지를 수시로 체크한다. 그런 걸 거쳐서 작품을 나중에 수정 보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자신 만이 구현해낼 수 있는 작품을 위해서 문 작가의 공부도 계속되고 있다. 문 작가는 "현재 나는 직접 프로그래밍을 하고 엔지니어링도 한다."며 "이번 작품에 사용한 가상현실용 센서도 최신 기술이다. 기술은 항상 향상되고 발전한다. 새로운 기술들이 나오면 그것을 직접 찾아보고 접해보면서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문 작가의 광주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다. 문 작가는 지난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도 '마쿠로쿠로스케 테이블'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일본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이 먼지괴물 '마구로 쿠로스케'와 관계를 형성해 가는 과정을 작품으로 선보였다.
이어 7년 만에 광주를 찾은 문 작가는 "ACC에서 처음 전시를 하는데 정말 대단한 공간이다"며 "이렇게 큰 규모의 전시공간에서 전시는 처음인 것 같다. 다시 전시해보고 싶은 곳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향후 문 작가의 작품은 개인전이 아닌 기획전을 통해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2번의 개인전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미디어아트'라는 장르적 특성 때문이다.
문 작가는 "지난 2012년께 개인전을 했는데 그 이후로 안하고 있다."며 "투입되는 기술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기획전 위주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한편 광주시와 광주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이번 페스티벌은 이날부터 다음달 7일까지 '알고리즘 소사이어티 : 기계-신의 탄생'이란 주제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