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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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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이윤선의 남도 인문학

이윤선의 남도 인문학

이윤선의 남도인문학>’남도인문학’에 대한 변명

'남도인문학'을 주창하고 기획칼럼을 써온 지 4년이 지났다. 100회분을 중심으로 남도정신이란 무엇인가, 광주정신이란 무엇인가 등을 소결로 다뤘다. 왜 이름도 빛도 없는 민중들 그리고 여성의 이름을 표방했는지에 대해. 개펄과 남도산하의 풍광을 들어 이야기와 노래와 몸짓들을 이야기했는지에 대해 얘기했다. 기왕의 철학론이나 문학론을 고수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무엇이 나로 하여금 아래로부터의 사람 사랑에 대한 휴머니즘을 말하게 했는지를. 권위 있는 인물이나 치적 높은 작품들을 거론하기보다는 촌...
1973년 5월. 진도의 어느 마을 노래판, 이토아비토 촬영

이윤선의 남도인문학>가요와 민요

민요(民謠)라는 용어는 언제 생겼나 한자어 '민요(民謠)'는 성종실록에 한 차례 나온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민요'보다 '민속가요'가 더 많이 사용되었다. 세종실록, 성종실록, 중종실록, 명종실록, 효종실록에 각 1회씩 5회 출현한다. 지배 권력을 갖지 못한 백성들이 불렀던 노래를 지칭하는 개념어는 민요가 아닌 '이요(俚謠)'였다. 속된 노래라는 뜻을 갖는 '이요'는 한자어를 모르는 사람들이 한글로 지어 부른 노래를 지칭하는 말이라 해석된다. 배인교가 '일제강점기 민요의 개념사적 검토'라는 논...
2017년 5월 31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에서 열린 2017 국민대통합아리랑 공연. 전남일보 자료사진

이윤선의 남도인문학 > 정대세가 아리랑이라면

자이니치 정대세의 눈물 축구선수 정대세의 눈물을 재소환한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북한대표로 출전하였다가 브라질과의 경기 직전 흘린 눈물. 이 의미를 분석한 논문이 흥미롭다. 다소 길지만 박보현'정대세의 눈물읽기: 블로그를 통해 본 그 의미 해석', '한국스포츠사회학회지'(2012)를 다시 인용해본다. "첫째, 자이니치의 눈물이다. 남한도, 북한도, 그렇다고 그가 태어나고 자라난 일본에도 적을 둘 수 없었던 자이니치(在日)의 고달픈 삶과 일본 사회 속 차별과 배제를 대변한다는 해석이다. ...
1970년대 생활옹기를 실어나르던 옹기배 모습, 사진 이토 아비토 제공

이윤선의 남도인문학>옹기장수와 옹기

무안 몽탱이 돌꾸쟁이 나루에서 서서 돌꾸쟁이 나루 앞 장엄하게 굽이쳐 흐르던 영산강은 더 이상 미동이 없다. 속절없는 시절만 간다. 그래서일까? 그 많던 고기들도 자취를 감춰버렸다. 도대체 언제부터 이 흐름이 끊어졌을까. 영산강가에서 만났던 일군의 할머니들이 하소연하시더라. "몽탱이 옹기 배가 나댕기지 않는데, 머할라고 그 강이 흐를것이여!" 몽탱이란 무안군 몽탄면을 현지에서 부르는 말이다. 그렇더라. 영산강이 흐르는 이유는 옹기배들이 나다니기 때문이었다. 마치 새벽닭이 울지 않으면 아침이 오지...
2018년 9월 교토 코무덤 위령제 장면. 이윤선 촬영

이윤선의 남도인문학 > 왜덕산 사람들과 교토 귀무덤

적장(敵將)의 후손들이 진도를 찾는 이유 2006년 8월 15일 광복절이었다. 일군의 일본인들이 진도를 방문했다. 일본 수군의 후손들이라고 했다. 임진왜란 때의 수군을 말한다. 방문단은 일본의 시코쿠(四國) 에히메(愛媛)현 출신들이었다. 명랑해전에서 왜군을 지휘한 구루시마 미치후사(來島道總) 현창 사업회 임원과 수도대 학생들. 이즈음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이후 매해 방문이 이루어졌다. 명량해전에서 전사한 조상들을 찾아온다는 것. 그들의 조상이 진도에 묻혀있기라도 한 것일까? 이 흥미로운 이야기는 ...
전남 진도 지산면 앵무리 소앵무 재수굿(날받이, 송순단 시댁) [2012.5.27]

이윤선의 남도인문학>송가인의 엄마는 왜 무당이 되었을까

나주 공산면에서 진도 지산면으로 송순단, 현재 대표적인 진도씻김굿 연행자다. 트로트 가수 송가인의 엄마로 잘 알려져 있다. 1958년 진도군 지산면 길은리(고길 마을)에서 송병수와 여금순의 첫째 딸로 태어난다. 위로는 오빠 송지군, 아래로는 두 여동생과 한 명의 남동생이 있었다. 어머니는 나주 공산면에서 아버지 따라 진도로 유랑 생활을 온 어린 소녀였다. 사당패나 협률이나 그런 유파를 따라왔을 터인데, 구체적인 정황을 알기는 어렵다. 아들을 못 낳아 집안에서 쫓겨났다고도 한다. 진도에 온 후...
어머니(사진작가 문월식 제공)

이윤선의 남도인문학 >어머니란 무엇인가

모욕적인 이름 씨받이 '내가 사니 상투가 있나 죽으믄 무덤이 있나.' 상투가 남근을 상징한다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아들이 없다는 뜻이다. 술만 먹으면 푸념을 늘어놓던 남편에게 대를 잇게 하는 특단의 조처를 강구한다. 후처를 보게 하는 것. 홍역으로 작은 아들을 보내고 사라호 태풍으로 남은 아들마저 보낸 본처 막이의 결정이었다. 당시 스물 네 살이던 후처 춘희를 들이고 나서 아들 둘 딸 하나를 낳았다. 10년 후 남편은 세상을 떴지만 한 영감의 두 마누라 동거는 평생으로 이어진다. 한 지붕 두 아...
베트남 다낭 남오마을 앞 바다에서 멸치를 잡고 있는 바구니배(건너편이 다낭 시내임). 이윤선 촬영

이윤선의 남도인문학>베트남의 느억맘(Nước Mắm)과 우리 젓갈

베트남 중부 다낭 해안의 젓갈 담던 마을 남오(Nam O) 베트남을 방문하면서 가장 놀랐던 것이 느억맘과 맘넨이 한국의 젓갈과 너무 비슷하다는 점이었다. 나는 20여년 전 베트남을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이 관심사를 확대시켜 왔다. 하지만 정작 심도 있는 연구의 단계로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는 셈이다. 최근 2014년 베트남 중부 다낭 해안에 있는 남오 마을을 다시 찾아 느억맘 제조 전문집을 조사했다. 2015년과 2016년 재차 방문하여 바구니배(흔히 '통버이'라고 부름)로 ...
광주지산유원지에서 남도민요하는 강송대 박초향 명창. 강송대 명창 제공

이윤선의 남도인문학>육자배기란 무엇인가

어머니의 '흥그레타령'으로부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모방(작은방)에 상방을 모셨다. 어머니는 아침마다 상방에 메를 지어 올렸다. 메를 올릴 때마다 향을 피우고 나지막하게 우셨다. 아니지 노래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것이 노래인지 울음인지 분간하지 못했다. 초하루와 보름날이면 머리 풀고 앉아 통곡을 하셨다. 어린 나의 아침잠을 깨는 이 울음소리는 내가 가장 듣기 싫어하던 소리였다. 잠 많은 내게 그 울음들은 때때로 꿈결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혼몽의 세계로 인도했다. 몇 시간이면 기억에서 사라지...
니람 만들기-쪽 색소물을 석회에 부은 다음 독에 넣는다

이윤선의 남도인문학>청어람(靑於藍), 득음을 닮은 색

수의(壽衣)에서 배내옷으로, 쪽빛의 매혹 "한 인간의 존재가 그 참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점진적일 수도 있다. 저 자신 속에 너무나도 깊이 꼭꼭 파묻혀 있어서 도무지 새벽빛이 찾아들 것 같지 않아 보이는 어린이들도 있다. 그래서 그들이 문득 수의(壽衣)를 밀어붙이며 나사로처럼 일어서는 것을 보면 우리는 의외라는 듯 깜짝 놀란다. 그런데 사실은 그 수의란 다름이 아니라 어린아이의 배내옷이었던 것이다." 내가 즐겨 인용하는 장그르니에의 섬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나도 그랬다. 홰치는 닭소리가 해무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