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C
Gwangju, KR
2019년 2월 22일
전화번호 : 062-527-0015
이메일 : [email protected]

이윤선의 남도 인문학

전신탑에서 바라본 윗당과 아랫당

여서도의 당제

여서도의 당제 윗당, 아랫당, 갯당의 풍경이 고즈넉하다. 마치 시간이 정지되어 버린 듯, 끝 간 데 없는 하늘만 청청하다. 누가 밀어냈나. 먼 바다 칼바람이 내안(內岸)의 풍경들을 자꾸 밀어 올린 탓이리라. 곧 영등 바람이 딸 혹은 며느리를 데리고 왕림할 것이다. 사람들은 입에서 입으로 이야기를 전해왔다. 아마도 수백 년 혹은 반 천년은 되었을 성싶다. 정씨할머니가 밭을 매다 절에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풍경(風磬)을 줍게 되었다. 경이롭게 생각하고 그 종(鐘)을 고이 모시게 되었다. 마을 사람...
여수 삼동 매구 . 여수시청 제공

매구(埋鬼) 마당밟이

매구(埋鬼) 마당밟이 서천국 사바세계 해동조선 전라좌도 면은 쌍봉면 아닌가는/ 삼동리 안중도 아니요 가문은 손씨 날생 가문인디/ 이 터 명당 부귀공명 물론이요 자손 발복도 물론이요 소원성취하시고/ 일년 열두 달이면 삼백육십오일 악살희살 모진 놈의 관재구설은 물알로 일시 소멸하고/ 잡귀잡신은 딸딸 몰아 인천 앞 바다에 쳐 너야것소/ 여 버리고 여기서 잠깐 액을 막는디/ 어~루 액이야 어~루 액이야 에라 중천 액이로구나/ 동에는 청제장군 청박게 청활량/ 석갑을 쓰고 석갑을 입고 석활화살을 매달아놓...
장흥 유치면 수몰마을 돌탑공원

지난 2009년  장흥군 유치면 수몰마을에 돌탑공원이 조성됐다. 돌탑은 가로 20㎝ 세로 33㎝ 규모로 제작됐다.  장흥군 제공

망향의 노래

유치의 밤거리/ 아아 ~ 유치의 밤이여/ 보림사의 종소리 들리어 온다/ 지나가는 저 아주머니여/ 그 모습 아름답구나/ 아 ~ 유치의 밤거리여/ 사라져가는구나/ '유치의 밤거리', 언제 나온 노래일까? 어디서 많이 듣던 선율이다. 그렇다. 가요 '신라의 달밤'에 가사를 바꾸어 부른 일명 '노가바(노래가사 바꾸어 부르기)'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하게 20년 전 장흥군 유치면 수몰지구 주민들이 지어서 부른 노래다. 이들에게 유치의 밤은 아름다운 곳이었다. 댐 축조로 인해 수몰되어 사라져 가는 밤거리를 그...
최근 경기 부천시 한성식품 본사에서 대한민국 김치명인 김순자 대표가 모델들과 함께 생새우, 홍시가 가미된 '김순자명장포기김치', '김순자김장돌산갓김치', '치자미역말이김치' 등을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이윤선의 남도인문학> 김치

무수채지(무채지), 갓물김치, 파김치, 알타리김치(총각김치), 무동치미, 배추동치미, 무장아찌, 열무김치, 무생채김치, 깍두기, 솔김치(부추김치), 갓김치, 얼갈이배추 김치, 솎은 무김치, 솎은 배추김치, 고구마줄기 김치, 열무 물김치, 싱건지(동치미), 배추 물김치, 돌산갓김치, 얼갈이무잎 배추김치, 배추 풋고추 김치, 고추김치, 톳김치, 표고유자 물김치, 양파김치, 나박김치, 무청고춧잎 김치, 파래 물김치, 감태 김치, 씀바귀 김치, 콩잎 김치, 시금치 장아찌, 무말랭이 깍두기 김치, 열무반...
문경 새재 1관문. 문경시청 제공

아리랑고개

아리랑고개 암 환자로 3년을 살았다. 그 고개를 넘어 아내와 여기에 올수 있어 무한히 행복하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내려오면 따뜻한 마음들이 맞아주는 희망이 있는 고개/ 아이 셋을 낳아 기르던 시절. 힘들고 고된 고개이지만 행복하고 보람된 고개이기도 했던 나의 아리랑고개/ 어릴 적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 대신으로 살기가 어린 나에게 너무 벅찬 시기였다. 그 시절 나에게는 도저히 지나갈 것 같지 않던 그 시간들, 험난한 고개였다/ 오십 고개를 넘으면서 참으로 많은 아리랑고개를 무사히 넘어왔다...
1986년 진도 영등제 씻김굿 공연 질닦음 장면

고풀이

고풀이 풀로 가자/ 풀로 가자/ 산신님아/ 산고를 풀으시고/ (가)신님아/ 집고를 풀으실 적/ 고 풀어 만고 풀자/ 심중에가 맺힌 고를/ 포부에 풀으시고/ 포부에가 맺힌 마음/ 왼 정으로 다 풀어서/ 억천만물 뒤에도/ 굴과 고통이 다이 없이/ 대신 고애가 풀렸소~(중략) 초제왕에가 맺힌 고는/ 이제왕이 풀고 가고/ 이제왕에가 맺힌 고는/ 삼제왕(이) 풀으시고/ 삼제왕에가 맺힌 고는/ 오제왕으로 풀고 가고~(하략) 가사의 흐름을 보니 오제왕에 맺힌 고는 당연히 육제왕, 칠제왕으로 이어질 것이다. 실...
전통 된장마을인  강진군 군동면 신기마을에서 처마 밑에 따스한 겨울 볕이 스미자 할머니들이 메주를 손질하고 있다.  뉴시스

슬로푸드와 슬로라이프

국제 슬로푸드 운동 국제 슬로푸드(Slow food)운동은 패스트푸드(Fast food)에 대립하는 개념으로 탄생하였다. 지역의 전통적인 식생활 문화나 식재료를 다시 검토하는 운동 또는 그 식품군들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1986년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주의 브라(Bra)에서부터 시작된 운동이다. 칼로 페트리니라는 사람이 주도한 아르치(ARCI: 여가, 문화협회)의 한 부문으로 음식모임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아르치는 '풀뿌리 이탈리아 문화 부흥운동' 조직이다. 1980년대 중반에 로마의 ...
보성군 득량면 삼정리 쇠실마을에 위치한 백범김구선생은거기념관은 김구선생이 1898년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제를 응징하기 위해 일본 장교를 살해한 혐의로 인천 감옥에서 옥고를 치르다 탈옥해 40여일을 은거한 곳(집) 에 유품 등을 전시한 곳이다. 보성군 제공

들판의 눈발자국

눈 많이 내린 산야를 걸으려면/ 어지럽히지 말고 바르게 걸어야 한다/ 오늘 내가 걷는 이 발자국은/ 반드시 뒤따르는 사람의 이정표가 된다/ 穿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朝我行跡/ 遂作後人程/눈이 차곡차곡 쌓인 날, 순백의 평지를 앞서 걸어간 발자국을 따라 걸어본 경험이 있는가? 누구에게나 낯익은 풍경, 한 번쯤은 들어봤거나 애독하는 시 '야설(野雪, 들판의 눈)'이다. 서산대사의 시가 아니라 이양연(1771~1853)의 시라고 밝혀진지 오래되었다. 정민 교수 덕분이다. 백범 김구가 즐겨 읊고 썼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당 앞 5·18민주광장에 빛고을성탄트리가 오색불빛을 밝히며 온누리를 환하게 비추고 있다. 나건호 기자

세시의 변화

일 년 중 마지막 절기가 크리스마스라고? 연말이다.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해마다 이 시기가 되면 차분히 한해의 성과를 돌아보고 다음 해의 계획을 세워보리라 다짐하지만 그게 잘 되지 않는다. 한 해를 마디마디로 잘라 이런저런 명절을 배치하고 그 의미들을 톺아보는 지혜에 대해서는 지난 칼럼에서 여러 차례 언급하였다. 그 시간의 마디에 이름을 붙인 것을 명절(名節) 즉 마디의 이름이란 이치도 덧붙여 해석한 바 있다. 명절이라 함은 보다 중요하다는 마디 이름을 들어 설이니 추석이니 따위의...
지난 2015년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 '중요무형문화재 합동공개행사 2015 천공(天工)을 만나다'에서 무형문화재 제28호 '나주의 샛골나이' 기능보유자 고 노진남 할머니가 베틀에 올라 무명을 짜고 있다. 뉴시스

씨앗이, 물레, 베틀

씨앗이, 물레, 베틀 세상에 하는 일 없어/ 옥난간에 베틀 놓고/ 흑룡황룡 비친 해에 앉을개를 돋아 놓고/ 그 위에 앉은 양은/ 잉애대는 샘행제요/ 고단하다 눌림대는/ 이수강에 띄워놓고/ 앵기락꿍 도투마리/ 자로 자로 뒤깨내어/ 뱃대 낼치는 소리/ 쩍미르는 소리로다/ 남화수 무지개는/ 북외수로 외야놓고/ 질드리는 배옥이는/ 금사올을 목에 걸고/ 배옹강을 나댕긴다 /알그닥 짤그닥 짜는 베는/ 언제 짜고 친정에 갈꼬/남도의 베틀노래다. 전국적으로 분포한다. 노랫말을 지어나가는 지역별 편차는 있지만 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