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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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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이돈삼의 마을이야기

이돈삼의 마을이야기

무안 상동마을 풍경

이돈삼의 마을이야기 >무안 상동마을

태풍을 견뎌낸 들녘이 누렇게 채색되고 있다. 나뭇잎도 서서히 색깔이 변하고 있다. 가을이 무르익어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는 한로(寒露)가 며칠 앞으로 다가와 있다. 천변을 걷고 있는데, 하얀 백로 한 마리가 눈앞에서 날아간다. 저만치 왜가리도 보인다.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는 백로들이다. 문득, 무안 상동마을이 떠오른다. 이른 봄부터 여름까지 때 아닌 눈이라도 내린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곳, 백로와 왜가리 떼로 인해 산자락이 온통 하얗게 변하는 '학마을'이다. 전라남도 무안군 ...
나주시 다도면 풍산리 도래마을 풍경

이돈삼의 마을 이야기 >나주시 다도면 도래마을

바람결이 달콤하다. 쪽빛 하늘의 뭉게구름도 멋스럽다. 고샅 돌담에 살며시 기댄 감나무에선 주렁주렁 열린 감이 달달하게 익어가고 있다. 호박덩이도 담장 위에서 가을햇살에 몸을 맡기고 있다. 까치발을 하고 내다본 담장 너머 기와집이 단아하다. 세월의 무게가 내려앉아 있다. 물 흐르듯 유연한 곡선을 그린 처마가 아름답다. 마당에 있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까지도 애틋하다. 빈터에서 한들거리는 코스모스는 가을을 노래하고 있다. 붉은 맨드라미꽃도 산들바람에 하늘거린다. 발길 닿는 곳마다, 눈길 가는...
진도군 내동마을 풍경

이돈삼의 마을 이야기 >진도군 고군면 내동마을

일본 교토(京都)에 '코무덤'이 있다. 정유재란 때 일본군이 조선에서 얼마나 야만적이고 잔인하게 굴었는지 보여주는 증표다. 일본군은 당시 조선사람들을 죽이고 코를 잘라 소금에 절여 본국으로 가져갔다.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으로 여겼다. 코무덤에 극명하게 대비되는 무덤이 있다. 진도에 있는 왜덕산이다. 명량대첩 이후 바닷가로 밀려온 일본군의 시신을 거둬 양지바른 곳에 묻어준 공동묘지다. 왜군들한테 덕을 베풀었다고 왜덕산(倭德山)이다. 하나의 전쟁에서 각기 다른 두 개의 무덤이 탄생한 것이다. 극과 ...
고흥녹동-거문도간 평화페리호

이돈삼의 마을 이야기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

섬을 생각하면 애틋한 마음이 앞선다. 소외, 고립, 불편 등의 단어가 먼저 떠올라서다. 한편으로는 늘 동경과 그리움의 대상이다. 뭍에서 멀리 떨어진 섬일수록 그리움은 더욱 커진다. 우리 선조들은 일찍이 바다에 눈을 돌렸다. 바다를 통해 세계와 소통했다. 장보고는 바다와 섬을 기반으로 해상무역을 하며 '해상왕'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하지만 조선시대 들어 섬이 푸대접을 받았다. 섬을 비우는 공도정책이 추진되면서다. 뭍에서 숨어든 하층민이나 권력싸움에서 밀려난 양반들이 유배돼 살면서 '죄인의 땅'으...
소안항일독립운동기념탑-조형물

이돈삼의 마을 이야기 >완도 소안도 가학마을

친일 논쟁이 뜨겁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친일파 낙인찍기 경쟁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상대를 향해 '왜구' '토착왜구'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서로 손가락질을 한다. '기해왜란'으로도 불리는 일본정부의 수입규제 조치 이후 우리 국민들의 반일감정에 기대고 있다. 국민과 정부, 정치권이 힘을 합쳐도 부족할 판에, 서로 삿대질을 하며 핏대를 세운다. 그 논쟁의 한복판이라도 서 있는 듯, 바다에 안개가 짙게 깔렸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까지가 바다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완도 소안도로 가는 길이다. 소안도...
선애마을은 환경을 생각하면서 지속가능한 삶을 살고자하는 마을 공동체다.

이돈삼의 마을 이야기>영암 선애마을

"출발이 '나'입니다. 내가 건강하게 살고 싶었어요. 건강한 자연과 깨끗한 환경에서요. 내 주변을, 우리 사회를 보면 그게 아니잖아요. 내가 건강하려면 자연과 환경을 먼저 살려야겠더라고요. 나부터, 우리부터 그렇게 살자고 모였죠. 자연과 환경을 살리면서, 건강하게 살자고." 영암 선애마을에 사는 오재희(51) 씨의 말이다. 선애마을은 환경을 생각하면서 지속가능한 삶을 살고자하는 마을 공동체다. 인간과 자연을 먼저 알고 사랑하면서 물질은 소박하게, 그러나 마음은 넉넉한 삶을 추구하고 있다. '선애...
화순(노루목)적벽

이돈삼의 마을 이야기 >화순 야사마을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물이다. 물이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다. 논이든, 밭이든 매한가지다. 지금도 그렇지만, 하늘에 의지해 농사를 짓던 시대에는 더욱 그랬다. 바가지라도 이용해 물을 퍼야 했다. 그 시대에 수차(水車)에 눈을 돌린 학자들이 있었다. 석당 나경적(1690-1762)이다. 나경적은 물의 힘으로 회전날개를 돌려 물을 끌어올리는 자전수차(自轉水車)를 생각해냈다. 오늘날의 양수기이다. 전해지는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그 실체를 정확히 알 수 없을 뿐이다. 규남 하백원(1781-184...
순천만습지 갈대밭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교량마을. 집도 대부분 한옥으로 이뤄진, 한옥마을이다.

이돈삼의 마을 이야기>순천 교량마을

집집마다 꽃밭인 정원을 갖고 있다. 집안이 비좁은지, 꽃이 집밖에까지 나와 있다. 골목마다 꽃밭이고 정원이다. 가정정원이고, 골목정원이다. 가정정원이 모여 마을까지 꽃밭이 됐다. 아름다운 마을정원이다. 순천만습지 갈대밭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교량마을이다. 집도 대부분 한옥으로 이뤄진, 한옥마을이다. "밖에 나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았어요. 남편이 밖에 같이 나가자고 할 때마다 손사래를 쳤더니, 동행하면 화분을 하나씩 사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시작이었어요. 화분 하나씩 갖다가 집안에 놓으면 그...
몽돌해변과 송이도항

이돈삼의 마을 이야기> 영광 송이마을

한낮의 날씨가 덥다. 벌써 한여름이다. 자연스레 시원한 숲과 바다가 그리워진다. 서해안에 떠있는 섬으로 간다. 하얀 몽돌 해변이 아름다운 섬이다. 바닷물이 빠지면 드넓은 펄이 드러나 바지락과 동죽, 백합, 맛을 채취할 수 있다. 해넘이도 황홀경을 연출한다. 고단한 일상 잠시 내려놓고 편히 쉴 수 있는 섬이다. '굴비의 고장' 전라남도 영광에 딸린 송이도다. 송이도는 널리 알려진 관광지가 아니다. 아니, 오랫동안 교통편이 좋지 않았다는 게 적절한 표현이겠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송이도에 가려면 홍농...
동백파마벽화

이돈삼의 마을이야기>신안 암태도 기동마을

핫 플레이스(hot place)다. 지나는 차마다 멈춰 선다. 사람들이 내리고, 담벼락의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차들이 오가는 도로변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신안군 암태면 기동삼거리에 그려진 '동백 파마 벽화' 앞에서다. 암태도의 '동백 파마 벽화'가 뜨고 있다. 열기가 요즘 한낮의 날씨만큼이나 강렬하다. 동백꽃 파마의 주인공은 이 마을에 사는 손석심(78) 할머니와 문병일(77) 할아버지 부부다. 벽화가 그려진 집은 어르신들이 사는 집이다. 벽화를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면, 파마머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