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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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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백옥연의 문향

백옥연의 문향

1.관리사에서 바라본 미천서원_전라남도 기념물 제29호(백옥연)

백옥연의 문향(文香), 가다가 멈추는 곳〉 나주 미천서원_미수(眉叟) 허목(許穆)

예기(禮記)'곡례상편'에 '대부는 나이 칠십이 되면 관직에서 물러난다(大夫七十而致事)'는 치사가 있다. 치사(致仕)는 요즘 정년퇴직제도와 같은 조선시대 가이드라인이다. 치사자에게는 해당 관아에서 술과 고기를 보내고, 사직(謝職)의 허락을 얻지 못하거나 업적이 큰 사람에게는 궤장(几杖)을 하사했다. 조선시대에 칠십이 넘도록 정승으로 재직한 사람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대표적 인물이 조선 세종대의 명재상 황희. 64세에 우의정이 된 후 87세까지 영의정의 벼슬에 앉았다. 그러나 과거를 보지 않...
보성읍 우산리 소재 대계서원 영역

백옥연의 문향(文香)> 가다가 멈추는 곳- 보성 대계서원-은봉 안방준

보성여중에서 좌로 꺾어 택촌마을 밑 굴다리 지나면 우산리(牛山里)다. 길이 좁아 경운기나 다닐 만하고, 굴다리가 낮아 버스는 못 들어갈 형편이다. 들에는 갓 모내기한 모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데, 반듯하지가 않고 지렁이 기어가는 것 같다. 사람들이 못줄을 잡고 하던 모내기만 못하다. 하긴 그것이 직선인들 어떠하고 곡선인들 어떠하리. 가을 돼서 누렇게 잘 익으면 그만이지. 허리 펴고 멀리 보이는 끝에 검게 빛나는 기와지붕들, 대계서원이다. 내삼문을 들어서면 유물관, 동재, 서재, 강당이 넓게 자리...
매월동에 위치한 전평제_회재 박광옥이 44세에 개산 남쪽의 물을 끌어 연못을 만들고 그 위에 정자를 지었다고 한다. _사진 백옥연

백옥연의 문향(文香), 가다가 멈추는 곳〉광주 벽진서원-회재 박광옥

회재로(懷齋路). 나주에서 광주 가는 길. 남평 사거리에서 출발하여 40리 길이니 꽤 멀다. 길은 거울에 비친 기역자처럼 북향하다 동쪽으로 꺾어진다. 사거리에서 올라가면 고싸움 놀이공원을 지나 대촌교차로에 이른다. 거기서 교차하는 사거리가 포충사(褒忠祠) 가는 길, 포충로다. 충을 기리는 곳, 누구의 충인가. 충렬공 고경명의 충이다. 때는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여 왜군이 파죽지세로 한성을 점령하고 강토를 휩쓸어 버리던 풍전등화의 시절. 전라도관찰사 이광(李洸)은 관군 5만명을 이끌고 전장...
0-0.용산재 가는길 압록역 앞 섬진강_백옥연

백옥연의 문향(文香), 가다가 멈추는 곳>-곡성 용산재, 덕양서원·장절공 신숭겸

신숭겸을 찾아 가는 길. 덕양서원을 나와 용산재로 가고 있다. 덕양서원은 곡성군 오곡면에 있고, 용산재는 목사동면에 있다. 50리 남짓, 그리 멀지는 않은 길이다. 거기 가는 길이 셋 있다. 하나는 찻길이고, 하나는 기찻길이고, 또 하나는 물길(뱃길)이다. 셋은 나란히 흘러간다. 찻길은 구례 가는 국도 17호선이고, 기찻길은 익산에서 여수로 가는 전라선이다. 물길은 섬진강을 따라 남하하다가 압록에서 보성강으로 우회전하여 흐른다. 강이 흐르고 큰 버스들이 달리고, 기차가 터널을 빠져나올 때, 셋이 ...
광산구 소촌동 소재, 눌재 박상의 15손이며 시문학 동인 용아 박용철의 생가 사랑채

광주 송호영당, 순창 삼인대-눌재 박상

'강천(剛泉)의 맑은 물은 동쪽으로 우렁차게 흘러가고/ 온릉의 울창한 나무는 북쪽을 바라보며 푸르고 푸르네/ 비석은 닳아 없어져도 선생들의 이름은 끝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순창 강천산 '삼인대(三印臺)' 얘기다. 삼인대는 도장 3개를 걸어둔 누대라는 뜻이니, 비석은 닳아 없어져도 이름은 끝내 남을 것이라는 그 사연이 자못 비장하다. 때는 바야흐로, 조선 중기 중종반정 무렵이다. 1506년(연산군 12), 중종반정이 성공하자 반정공신들은 중종의 본부인(元妃) 신씨를 폐출한다. 신씨의 아비 신수근이...
만수사와 해동사 전경

장흥 해동사. 도마 안중근

그것이 왜 거기 서 있을까? 단지한 손을 들고 선생은 왜 바다를 바라보고 계실까? 사람들이 동으로, 해 뜨는 곳으로, 정동진하여 갈 때, 어느 날 나는 남으로 정남진하여, 국토의 남방 맨 끝에서 안중근을 만났다. 토요시장 갔다가 표고삼합 먹고 돌아오는 장흥, 거기서 회진으로 더 내려가 정남진 전망대에 들렀더니, 안중근 선생이 단지한 왼손을 들고 바다를 향해 서 계신 것이 아닌가. 무슨 연유로 황해도 해주 출신인 그의 동상이 멀고 먼 장흥 정남진에 우뚝 서 있는지 나는 궁금했다. 장흥군 장동면 만연...
백옥연 광주 광산구 문화재활용팀 팀장 광산구 역사문화전문위원

광양 봉양사, 화순 도원서원_신재 최산두

"여보게, 이제 나갈 시간이 되었네. 오늘이 내 삼오 젯날이라 먹을 것이 푸짐할 거야" "미안허이, 오늘은 귀한 손님이 오셔서 내 나갈 수가 없네. 자네나 귀한 음식 대접 잘 받고 오시게나" 사람이 자기 삼오제에 나가서 젯밥을 얻어먹을 수는 없고, 귀신이나 가능한 이야기다. 그러니까 이 대화는 귀신들끼리 주고받는 바람결의 말이다. "아니 누가 왔단 말인가? 도대체 누구길래 걸신 들려 죽은 자네가 젯밥을 마다하나?" "허허 천기누설이라 말하면 아니 되네. 훗날 조선의 어둠을 밝힐 한림학사가 오셨으...
1.방산서원 전경_촬영_백옥연

구례 방산서원, 문효공 윤효손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금강 설악을 거쳐 동해를 끼고 굽이치다가 태백에서 서향하여 지리산까지 흘러 내려온 백두대간, 이 땅의 근골을 이루는 한반도 등뼈의 저 아래 꼭짓점이 지리산 천왕봉이다. 강을 건너지 않고, 끊기지 않고, 산맥으로만 이어지는 큰 줄기에서 1개의 장백정간과 13개 정맥들이 나무의 줄기와 가지처럼 온 산하로 펼쳐진다. 그 능선과 계곡의 주름 폭 사이사이에 철 따라 춘하추동이 깃들고, 때에 따라 우리들의 생로병사가 있다. 지금 찾아가는 길은 방산서원. 지리산의 주능선, 천왕봉-장터목-세...
경원문_해촌서원 외삼문(최부(崔溥), 임억령(林億齡), 류희춘(柳希春), 윤구(尹衢), 윤선도(尹善道), 박백응(朴伯凝) 등 6현을 배향)

미암 유희춘과 덕봉 송종개

우슬재 넘으면 해남이다. 고개가 높아 소도 무릎을 꿇는다는 그 재 넘어 저수지 사이로 난 숲길을 따라, 해촌서원 가는 길이다. 초록도 지고, 단풍도 지고, 나무는 옷을 벗어버린 가을의 끝자락. 자리 잡지 못한 낙엽들이 바람 따라 쓸려 다니고 있다. 겨울과 어둠이 내리기 직전의 실루엣 같은 시간들. 사랑이 사랑에 도착하기 전에 더 설레고 조바심 나는 것처럼, 500년 전 조선의 최고의 격조높은 로망스를 찾아가는 발길이 그러하다. 해촌서원에는 최부, 류희춘, 임억령, 윤선도 등 6현이 배향되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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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忠의 대가는 죽음이었다

천지인(天地人), 무등산 꼭대기 세 개의 봉우리에서 시작된 단풍이 느린 걸음으로 하산하고 있다. 단풍은 서석대 입석대 광석대의 현묘한 주상절리를 휘돌아 규봉암에서 며칠 머물고는 내려온다. 능선을 타고 흐르면서 장불재에 이르러 억새와 어우러지는 풍경은 가히 천상의 그것이라 할 만하다. 저렇게 수직으로 솟아오른 돌기둥은 아득한 옛날, 그러니까 7만년 전 중생대, 이 땅을 주름잡던 공룡의 등뼈처럼 보인다. 단풍은 그것이 무너져 내려 돌의 강을 이룬 너덜을 지나 원효스님처럼, 신라의 원효계곡으로 내려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