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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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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취재수첩

취재수첩

문화부 최황지 기자.

속도에 맞지 않는 경계

고속도로에 설치된 투명 방음벽에 날아다니는 새가 부딪혀 목숨을 잃는 일이 잦다. 새는 투명벽 너머의 하늘을 향해 비행하다 인간이 구축한 경계선 앞에 고꾸라진다. 지난 3월 발표한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건물 유리창과 투명 방음벽에 부딪혀 죽는 조류는 한 해 800만 마리다. 광주·전남 고속도로도 예외는 아니었다. 화순과 순천 방면 고속도로도 꿩과 물총새 등의 폐사체가 하루가 멀다 하고 발견되고 있다. 이에 최근 순천시는 투명 유리창에 새가 '장애물'이라고 인식할 수 있게 조류 충돌 방지 테이프를 일...
이한나 기자.

횃불이 된 시민들

지난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돌연 장관직을 사퇴했다. 장관에 임명되고 35일만이다. 조 전 장관이 재임한 기간에 한 일은 지난 8일과 14일 두 차례 검찰개혁안을 발표한 것이었다. 반면 한 달이 넘도록 조 전 장관과 그 일가에 관한 여러 의혹과 검찰의 권력 남용 문제는 우리의 속을 몇 번이고 뒤집었다. 그야말로 이 기간 대한민국은 '조국'으로 뒤덮였다. 특히 검찰이 조 전 장관의 자택을 11시간 압수수색하는 도중 배달 음식을 시켜먹고 조 전 장관의 딸의 중학생 시절 일기장까지 가져가려했다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의혹 언제까지

지난 8일 대전에서 열린 광주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광주시 민간공원 특례사업 관련 의혹이 재차 불거지면서 10일 김석웅 광주시 환경생태국장이 갑작스런 해명 기자회견을 가졌다. 민간공원 특례사업 의혹은 지난해 11월 민간공원 2단계 사업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전후로 심사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불거졌다. 시가 선제적으로 펼친 감사에서 오류가 발견됐고, 이를 바로 잡으려다보니 우선협상대상자가 바뀌었다는 게 주 내용이다. 여기에 감사에 대한 고위 공직자의 부당한 압력, 재평가와 ...

기자의 언어

"지체, 말 그대로 뒤처지는 걸 의미합니다. 그들은 본인 만의 속도로 가고 있는데, 정신 지체라는 표현이 맞는 걸까요?" 지난 24일 산수문화마당에서 동구 인문강좌가 열렸다. 김예원 장애인 인권 전문 변호사가 '사회적 소수자와 함께 사는 법'을 주제로 의미있는 강연을 했다. 한 시간 남짓한 강연 동안 여러 번 충격에 빠졌다. 사회적 소수자들 앞에 놓인 벽의 두께에, 그 벽이 혐오라는 벽돌로 층층이 쌓여 쉽게 허물어지지 못할 것 같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무엇보다 '인권 감수성이 이렇게 무뎠던가...
김진영 기자

역사를 감추고 왜곡할 수 있을까

'나고야의 바보들'이 23일 광주를 찾았다. 한손에는 조선인 1만명의 강제징용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들고 왔다.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나고야 소송지원회)'을 이끌고 있는 다카하시 마코토 대표 이야기다. 사실 그의 방문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을 상대로 싸움을 시작한지도 어느덧 30년이 넘었으니 그럴 만도하다. 그가 이끄는 '나고야 소송지원회'의 역사도 20년, 미쓰비시 본사에서 집회를 연지도 10년이 흘렀다. 일부 피해 할머니들은 이미...
이한나 기자.

스쿨미투, 무엇을 위해 시작됐는가

광주시교육청의 스쿨미투 강경대응을 다뤘던 지난 보도(2019년 9월 16일자 1·4면, 17·18일자 4면)를 두고 시교육청 내부에서는 "교육적 사태의 핵심은 학생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라며 "울음이 성숙하지 않다고 나무라는 것은 위선이다"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부탁하건대 논점을 흐리지 말라. 해당 보도는 직위해제, 해임 징계 등 한 교원의 경제적·사회적 생존권이 달린 문제를 결정할 때 시교육청이 그 근거가 되는 사실관계 확인을 얼마나 성실히 수행했는지, 또 그 과정에서 교사의 기본권이 훼손...

공무원들이 ‘스스로’ 일하는 나라

지난달 27일 찾았던 중앙공원. 서구에서만 20년째 살고 있는 기자로서는 변함없는 공원의 모습이 그다지 반갑지 않았다. 20년 동안 변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한결같이 근처는 쓰레기로 더러웠으며, 산책로는 울퉁불퉁했고, 표지판과 운동 기구는 낡아 있었다. 사실 이전까지는 관심이 없었다. 인정한다. 어렸을 때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져 무릎이 까졌어도, 뿌리가 드러나 기우뚱거리는 벤치를 좋다고 흔들어댔을 때도 별 생각이 없었다. 성인이 된 후에도 예비군 훈련을 위해 지난 6년간 매년 두 번씩은 올랐을 ...

귀(耳)가 막힌 일본

뻔뻔스러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의 '후안무치(厚顔無恥)'에서 치(恥)는 귀(耳)와 마음(心)이 합쳐진 글자다. 본인의 잘못을 듣고, 마음으로 감응해 일어나는 감정, 즉 부끄러움을 가리킨다. 공자는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 용기'(恥者, 善用之則爲君子 不善用之則爲小人)라고 했다. 굳이 성현의 말씀을 끌어오지 않더라도 스스로의 민낯을 보고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지난 24일 금남로에서 제2차 아베규탄 시민대회가 열렸다. 110여개 광주시민사회단체들을 포함 1000여 명...

독일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는 사람들

재독 단체인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 대표 한정화(57·여)씨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 소재 '게독' 갤러리 전시회에 참가 예정이었던 '평화의 소녀상' 철거 사건의 목격자다. 한씨를 비롯한 코리아협의회 회원들은 그간 독일 곳곳을 돌아다니며 소녀상을 소개했다. 이들은 지난달 보훔에서 열린 '2019 독일 교회의 날' 행사 기간에도 소녀상을 전시했고, 이어서 게독 갤러리에서 전시할 참이었다. 더 많은 독일인이 소녀상을 통해 일제 위안부 문제를 인식토록 하고자 대중교통을 이용해 소녀상을 옮...

우리는 언제든 사과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날이자 위안부 기림의 날이었던 지난 14일, 광주시청 평화의 소녀상 앞에 일제 전범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사과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일본 국민이 섰다. 아베 정권의 야욕 아래 왜곡되고 숨겨져 왔던 일제 침략사를 제대로 배우고, 피해자들의 아픔을 공감하기 위해 모인 '한국에서 배우는 역사기행단' 나가사키 지역민 12인이었다. 이들은 이날 평화의 소녀상 앞에 헌화하며 사죄했다. 아울러 광주 시민들은 기꺼이 그들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들이고 함께 웃으며 평화에 대해 이야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