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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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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전일칼럼

전일칼럼

다시 오늘을 목 놓아 통곡한다

을사늑약이 맺어졌던 1905년 11월 19일 늦은 오후. 황성신문 사장 장지연이 사설 한 편을 썼다. '오늘을 목 놓아 통곡한다'(是日也放聲大哭·시일야방성대곡)는 글이었다. 일본 군국주의가 강제로 을사늑약을 체결한 지 이틀이 지난 이 날 장지연은 망국의 한을 달래며 술잔을 기울이다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생각에 붓을 들었을 게다. 그리고 을사늑약을 체결한 정부 대신들을 개·돼지만도 못하다고 질책했다. "자기네의 영달과 이익만을 좇고, 위협에 겁을 먹어 머뭇거리고, 벌벌 떨면서 나라를 팔아먹는 도적...

수소사회와 공기(空氣)산업

"우하하! 물을 사먹는다고?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물을 사먹게 될 것으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사철 비가 오고 전국 땅 어디를 파도 물이 솟았으니 말이다. 공기 만큼이나 흔하게 접하는 물이었기에 물을 사먹을 것이라는 얘기는 마치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먹는 일' 만큼이나 우습게 들렸다. 그랬던 물을 이젠 사먹지 않는 국민은 없다. 생수나 정수기를 설치해 걸러먹는 세상이 됐다. 물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게 된 것은 각종 물관련 사건들이 일어나면서부터다. 취...

좀 더 유연한 광주를 원한다

2018년 한해도 광주지역 사회는 다사다난했다. 여느 때처럼 뜨거운 쟁점이 지역 사회를 휘감았다.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일부 쟁점은 해결됐고 광주형일자리처럼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한 사안도 있다. 그런데 광주지역 사회는 원숙하게 대처하면서 해법을 찾아가고 있을까. 평가는 엇갈린다. 민선 7기 출범 직후 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 여부를 둘러싼 찬반양론으로 광주지역 사회는 뜨겁게 달궈졌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허니문'을 누려보지도 못하고 격한 논쟁의 중심에 서야 했다. 다행히 이 문제는 시민참여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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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운전사'를 다시 읽는다

#1> 영화는 어둠에서 시작한다. 어둠은 터널이었다. 만섭은 어둠을 빠져나와 서울을 달린다. 아마 독립문 고가에서 경복궁 쪽이거나, 한남대교에서 강북 방향인 듯싶다. 첫 장면, 터널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雪國)을 닮았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눈의 나라였다', 그 첫 문장이 떠올랐다. 왜 터널인가. 그것은 어둠에서 빛으로, 허위에서 진실로 이끄는 대서사의 프롤로그 아닐까.#2> 독일 기자 힌츠페터는 서울에서 한 기자를 만난다. 을지로 4가 국도극장 옆 다방이었다. ...

시즌2[알쓸신잡]을 기다리는 까닭

무릎을 친다. 역시 나영석PD 답다. 시대 흐름을 읽는 예각의 촉수에 그저 감탄한다. '알쓸신잡', 별 쓸데는 없는데, 채널을 돌릴 수가 없다. 왜 우리는 다섯 사내의 수다에 빠져들까. 알쓸신잡의 대박에는 4가지 코드가 숨어 있다. 여행, 음식, 친구, 학습이다. 친구 대신 동호인, 학습을 교양이라 해도 무방하다. 다섯 '친구'들은 경주, 강릉, 보성으로 '여행'을 떠난다. 거기서 '음식'을 즐기고, 한 자리에 모여 '학습'을 나눈다. 여행지의 역사, 문학, 음식, 삶, 과학, 음악이 메뉴 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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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알다가도 모를 3가지

알다가도 모를 당이다. 문준용씨 취업특혜 의혹 제보가 조작됐다고 공식 사과했다. 그래놓고 제보는 조작됐지만, 문씨 취업 특혜의혹이 조작된 것은 아니란다. 제보 조작, 취업 특혜를 모두 특검에서 수사하자고 한다.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할 상황인데, 어떻게 특검 발상이 나오는 지 당최 모르겠다. 국민의당은 제보 조작 사건을 광팬, 평당원의 빗나간 일탈쯤으로 여기는 것은 아닌가. 대선 막판이라 검증하기 어려웠다는 핑계도 덧붙였다. '우리도 평당원에 속은 피해자'라는 생각이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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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한정식 참~ 좋기는 한데

"두 명인데요""2인분은 없고, 한 상으로만 팔아요""한 상에 얼마인데요?""4만4000원 짜리 부터 있어요""두 명인데, 꼭 한 상을 시켜야 해요?"주인은 바쁘다는 듯 말을 잇지 않았다. 손님도 말없이 사라졌다. 지난 주말 K군 유명식당에서 들은 언어들이다. 여행객은 인터넷 뒤져 찾아 왔는데, 2인분은 안 판다는 소리에 뜨악했다. 둘이서, 점심 한 끼에, 4인분 한 상 기준, 4만4000원짜리를 먹는다는 게 쉽지 않았을 터다. 한정식은 광주ㆍ전남의 대표음식이다. 전남도가 선정한 '남도음식명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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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지방선거서 어찌 될까

고전, 쉽지 않을 것 같다. 지난 총선의 환호는 기대하기 힘들다. 지방선거가 1년 앞인데, 미리 보는 선거 지형이 국민의당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의 3각 프레임을 벗어날 '비책'도 안 보인다. 오늘 보다 내일이 더 암울하다. 지금이야 '호남 지지율 5%'를 대선 후유증 쯤으로 덮고 가지만, 반등 카드가 있을까 싶다. (@@@칼럼 게재 후 제보 조작과 밥 아줌마 막말사건이 터졌다. 지지율을 논하기에도 뭐하다)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벌써부터 촘촘하게 선거 전략을 짜는 듯하다. 크게 3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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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18 헬기 조종사에게 드리는 글

80년 5월, 61항공단 헬기 10대가 광주에 투입됩니다. 202, 203항공대대 UH-1H였는데, 휴이라고 부르죠. 37년 전 일이나, 다들 기억할 겁니다. 5월21일 손승열 단장이 출동 명령했고, 이모, 백모 대대장이 다시 지시했습니다. 손 단장도 202대대 헬기를 타고 광주에 동행했죠. 주둔지 초일리와 용인을 떠난게 11시였는데, 기억나시나요. 오후 2시, 첫 작전명령이 떨어집니다.전남도청(현 문화전당)은 이 때 아수라장이었습니다.수 만 명이 도청 앞 금남로로 몰려들었고, 성난 시위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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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에서 조국의 역사를 생각한다

명동촌은 참말로 고왔다. 낮은 구릉 아래 기와집들이 서로 기대고 있다.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햇살은 저만치인데, 엄마 맘은 급한가 보다. 언덕에 구릉을 넘어 이어진 땅에는 황금 벼 물결이다. 끝도 없는 옥수수 밭을 본적이 있는가. 광활, 이제야 그 말뜻을 보았다. 누런 벼와 차진 옥수수가 서로 부대끼며 천리를 가는 듯하다. 하긴 대련에서 연길까지 2100㎞(시속 300㎞ 고속철 7시간)에서 본 것은 옥수수뿐 이었으니…. 작은 산조차 없었다.윤동주는 명동 촌에서 낳고(1917년) 자랐다.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