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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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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서석대

서석대

이기수 사진

광주와 프로 동계스포츠

 "한전은 하루 빨리 광주시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라."지난 17일 광주광역시배구협회를 비롯해 광주시체육회, 광주시장애인체육회 등 체육 3개 단체 관계자 800여 명이 나주혁신도시에 있는 한국 전력 본사 앞에서 합동 집회를 갖고 외친 구호다.광주체육인들은 한전이 이달초 150만 광주시민들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수원시와 기습적으로 한전 배구단 연고지 재계약을 체결한 데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에 대해 일반 광주시민들의 공명은 크지 않아보인다. 왜 일까. 시민들은 배구단 필...

애잔한 금호

'코닥 모멘트(Kodak Moment)'라는 말이 있었다. 사진으로 남겨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소중한 순간을 뜻한다. 그런데 '순간(Moment)'이란 단어 앞에 왜 필름 회사 '코닥'이 접두사처럼 부착돼 있었을까. 사진을 찍고 싶을 땐 항상 코닥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코닥이 전 세계 필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컸다는 방증이다. 그랬던 코닥은 시장의 변화에 둔감해 결국 파산하고 만다. 디지털카메라가 보급되면서 필름 시장이 무너져 내릴 조짐을 보였으나 코닥은 필름에 집착했다. 2000년...

‘4월의 시인’ 신동엽

1980년대는 금서(禁書)의 시대다. 읽을만한 사회과학 서적이나 시집은 서점에서 구할 수가 없었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복사본이 나돌았다. 내가 복사본 '신동엽 전집'을 구해 읽은 것도 그 무렵이다. 1975년 창작과비평사에서 발행된 이 책은 곧바로 금서가 됐다. 국어 교과서에서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 김춘수의 '꽃' 등을 읽다가 처음 대하는 신동엽(1930~1969)의 시들은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시도 아우성이 되고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껍데기는 가라/사월(四月)도 ...

‘아픈 4월’

"시간이 지나야 해결될 것이라고. 일에 몰두해 잊어보라고. 고마운 위로의 말이긴 하지만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자식 대신 나를 가게 해달라고 울부짖어 보지 않은 사람, 자식 따라 나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 아픔이란 것을…." 세월호가 침몰한 이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쓴 글이다. 김 전 부총리는 2013년 당시 28살인 아들을 백혈병으로 먼저 보내고, 이듬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자 자식 잃은 부모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이 글을 썼다고 한다. 팝페라 가수 임형...
주정화 정치부 기자.

프렌들리

대학교 3학년 당시 한국 현대문학사 전공 강의시간 때 일이다. 인문대 1호관 1강의실에 60여 명이 넘는 수강생들로 가득찼던 이 강의 한쪽에 항상 자리 잡고 앉아있던 중국인 유학생들은 3~4명에 불과했다. 주로 필리핀, 베트남, 일본 등 아시아계 유학생들과 어울려 앉아 있는데다 언어도 우리나라 말과 다르다 보니 자연스레 주목받았다. 이들에 대한 인식도 높지 않아 학부(학과)생들과 어울리는 일이라고 해봐야 팀을 이뤄 발표 수업 준비를 하는 등 조별 과제를 할 때 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던 때가...

하인리히 법칙

하인리히 법칙은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밝힌 법칙이다. 1931년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가 펴낸 '산업재해 예방 : 과학적 접근'이라는 책에서 소개됐다.  이 책이 출간됐을 당시 하인리히는 미국의 트래블러스 보험사라는 회사의 엔지니어링 및 손실통제 부서에 근무하고 있었다.  업무 성격상 수많은 사고 통계를 접했던 하인리히는 산업재해 사례 분석을 통해 하나의 통계적 법칙을 발견했다. 하인리히 법칙은 '1:29:300 법칙'이라고도...

아! 100년!

100년이다. 조국을 떠나 말도 안 통하는 타지에서 둥지를 틀고, 총을 구입하며 다시 삼천리 강산을 찾으려고 모인 이들의 이야기가 시작된 것이 그렇게 됐다. 대한민국이라는 네 글자를 만들고 감격해 눈물을 뿌리던 그들. 성금으로 모아진 돈 한푼도 허투루 쓰지 않고 고스란히 조국 독립을 위해 쓰느라, 땅에 떨어진 배추를 긁어 모아 시래기국을 끓여 먹었다던 그 이야기에 울컥해진다. 필자가 부장으로 있는 전남일보 사회부는 대역사의 해인 2019년을 맞아 지난 1월부터 부지런히 뛰었다. 먼저 친일 작곡가가...

일본 최연소 광역단체장

일본 홋카이도의 중심부에 위치한 유바리(夕張)시는 석탄을 캐 지탱해온 탄광 도시다. 1960년대 초반에는 인구가 10만 명에 달해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석탄 산업이 사양화되면서 시세가 급격히 기울기 시작한다. 1980년대에는 석탄박물관, 리조트 등 공공시설을 잇달아 지어 관광객 유치에 나섰으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마침내 유바리시는 2006년 평균 연간 재정 8년 치인 353억 엔의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중앙정부에 파산을 신청했다. 유바리시의 상태는 파산 후 더욱 악화했다. 시가 채무 ...

염정공서와 공수처

1950~60년대 영국 식민지 홍콩은 겉보기에는 일본과 함께 경제성장을 이뤄 발전한 부유한 도시였다. 그러나 내부로는 총독부 관료부터 하급관리와 민간에 이르기까지 부정부패가 만연한 부패도시였다. 부패를 잡아야 할 경찰이나 사법부도 범죄와 결탁해 있어 법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없다. 당시 홍콩인들은 '차' 값을 낸다'며 뇌물을 은어로 표현했다. 거의 모든 일선 경찰들은 '차값'을 통해 평생 먹고 살 큰 돈을 벌고 향락에 취해 있었다. 이런 가운데 1973년 영국인 홍콩 경찰 간부였던 '피터 고드...

중국 흑역사

청나라는 134년간 전성기를 구가하면서 중국대륙 역사상 유례없는 오랜 번영을 누렸던 국가다. 몽골 전역, 티벳, 대만까지 영토를 확장하며 현재 중국 판도를 예비했다. 국가적 부를 측정하는 경제지표인 국민총생산으로 비춰보자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었다. 백성들이 살기좋은 시절을 이어가면서 6000만명에 불과했던 인구가 2억명을 넘어설 정도로 급속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5000년을 이어온 중국 중심의 세계관은 불과 몇년만에 처절하게 박살이 났다. 아편이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