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질서있고 수준 높아" 5·18 당시 전남대 학장회의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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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질서있고 수준 높아" 5·18 당시 전남대 학장회의록 공개
5·18기념재단, 전남대에 정보공개청구
  • 입력 : 2024. 04.04(목) 18:30
  •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
5·18기념재단이 4일 공개한 1980년 5월17일 당시 전남대학교 학장회의록. ‘시민들의 가두시위가 질서 있고 수준높았다’는 학생처장의 보고 내용이 담겼다. 5·18기념재단 제공
5·18민주화운동 전후 광주 상황이 담긴 전남대학교 ‘학장회의록’이 44년 만에 공개됐다. 회의록에는 ‘시민들의 가두시위가 질서 있게 이뤄졌다’는 기록이 있어 ‘광주 시위가 격렬해 계엄군을 투입했다’는 극우세력 주장이 거짓임이 입증됐다.

4일 5·18기념재단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전남대학교로부터 입수한 학장회의록 일부를 공개했다.

1980년 5월17일 작성된 해당 문서에는 당시 전남대 학생처장의 5·16 학생가두시위사태에 대한 보고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학생처장은 민족민주성회 마지막 날인 5월16일 광주 지역 대학생들과 시민 주도로 열렸던 가두시위가 ‘특별한 사고 없이 질서 있고 수준 높았다’고 평가했다.

재단은 “광주 지역의 시위가 격렬해서 계엄군이 투입됐다는 것을 반박할 수 있는 자료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5·18 항쟁이 끝나고 두 달여가 지난 7월7일 회의록도 확보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개강에 대비한 학생지도대책수립’ 등이 안건으로 올라왔으며, 대학 간 의견 교환과 학생 지도의 공동 대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자문기관협의회 등 기구를 구성한 사실도 밝혀졌다.

또 비고란에는 ‘전교위(전국교육위원회)’, ‘도경(전남도경찰)’, ‘505(505보안부대)’, ‘CIA(중앙정보부)’ 등 자문기관협의회 참여 기관들이 적혔다.

이와 관련 재단은 “신군부가 대학 개강을 앞두고 강력한 대비책을 꾸려 5·18 이후 학생 탄압에 앞장섰다”고 해석했다.

한편, 재단은 전국 국립대를 대상으로 5·18 전후 학장회의 관련 자료를 정보공개청구했으나 전남대를 제외한 타 대학들은 부존재 또는 비공개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