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동해 승강기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김남국 의원의 탈당선언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김남국 의원이 징계를 피하려 꼼수 탈당을 하려 한다며 지도부가 수락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금까지 당이 나서서 당내 현안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모두 스스로의 탈당이거나 그냥 묻어가는 등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당 스스로 자정능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의 탈당 선언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 (개인의) 자유의사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당내 일각에서는 김 의원 ‘출당 반대’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 12일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 도중 가상자산 거래를 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김 의원을 두고 윤리감찰단 감찰을 긴급 지시했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진상조사단도 꾸려 최소 60억원 어치 가상자산을 보유했다는 김 의원의 논란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었다.
국민의힘은 “또다시 꼬리자르기 탈당”이라며 “얼마나 국민 알기를 우습게 알면 매번 이런 식의 꼼수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송영길 전 대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이어 김남국 의원까지, 이쯤되면 민주당은 탈당이 면죄부 받는 ‘만능 치트키’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강 수석대변인은 “‘왜 신생 코인에 거액을 투자했냐’고 물었더니 ‘손해봤다’며 동문서답을 하더니, 이제는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국민의 명령에 민주당 탈당이라는 뜬금포로 대답한다”며 “이는 대놓고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로 그 기대가 헛된 망상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대표부터 탈당해야 순서다”며, ‘비리의 본산 민주당 해체하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성 의원은 “도덕적으로 우월한 척 하며 서민, 서민하던 사람들이 서민 등골 빼먹는 정당이 됐다”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며 늘 자랑하지 않았나. 여러분이 이 말을 기억한다면 민주당 해체하라“고 직격했다.
한편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사랑하는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 더이상 당과 당원 여러분께 부담을 드리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무소속 의원으로서 부당한 정치 공세에 끝까지 맞서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을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당원들께도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셨는데도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너무나 죄송하다”며 “지난 일주일 허위사실에 기반한 언론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법적 책임을 철저히 묻고, 단호히 맞서겠다”고 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