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읍 이장단발전협의회 '태양광 발전기금' 사적유용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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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
영암읍 이장단발전협의회 '태양광 발전기금' 사적유용 의혹
9000만원 중 2800만원 지출 혐의
총회 결산보고·회계 장부·근거없어
"덕진면 등 기금수령 지역도 추적
기금 유용… 사법조사·환원조치를"
  • 입력 : 2023. 02.02(목) 14:50
  • 영암=이병영 기자
가칭 ‘영암읍 이장단 발전협의회’가 영암군 금정면 태양광 기업체에서 준 지역발전기금을 개인통장으로 받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 제기에 파문이 일고 있다. 적립금 중 일부를 증빙서류조차 없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읍민들은 감시·감독에 충실해야 할 영암군사회단체의 무책임성과 부실행태를 질책하며 사법기관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2일 영암읍 이장단발전협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영암태양광발전㈜이 금정면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이를 반대하는 지역민들이 ‘태양광설치 반대투쟁위원회’를 구성 했으며 금정면 문체위원장 영암읍 이장단 발전 협의회, 덕진면 문체위원장이 각각 맡아 강경 반대 투쟁을 펼쳤다.

영암태양광발전㈜은 ‘태양광설치 반대투쟁위원회’측에 매년 지역발전기금을 기탁하겠다는 협상안을 제시했으며 발전소가 들어선 금정면 주민들에겐 연간 2억원과 영암읍에 3000만원, 덕진면에 3000만원 등 2020년부터 20년간 지역발전기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까지 3년간 영암읍 이장단발전협의회에 적립된 9000만원은 가칭 ‘영암읍 이장단 발전협의회장’ 개인통장으로 지급됐다.

적립액 중 일부를 이장단의 제주여행경비(400만원)로 전용했으며 2020년~2022년 지출한 2800만원도 일체 관련 증빙서류 없이 이장단이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돈의 출처가 기부형식이다 보니 지난 3년간 ‘영암읍 이장단발전협의회’에 대한 감사·회계관리 없이 지출 됐으며 주민들 역시 내역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파장이 커지자 영암읍사무소가 지난 달 18일 영암읍 사회단체장들을 소집해 ‘영암읍 이장단 발전협의회 태양광 발전기금 2020~2022년 관리 및 결산 현황’을 논의하는 긴급회의를 열었다. 제출한 지난 3년간 태양광 발전기금 관리 내역에 따르면 총수입 9000만원 중 2800만원을 지출했지만 마을총회 결산보고, 회계 장부, 근거 서류조차 없었다.

2800만원도 적십자 회비지출, 코로나 마스크구입 등에 1100만원 지출, 일부 이장단 제주여행 경비에 400만원 지출했다는 내역만 알려졌을 뿐 나머지 1700만원에 대한 근거인 회계 장부 및 지출 증빙서류조차 없었다. 잔고 6200만원은 지난 1월부터 ‘영암읍 문체위’에서 태양광 기금관리를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시감독을 소홀히 한 영암읍 사회단체에 대한 군민들의 질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달 18일 영암읍사무소에서 연 긴급회의에서 주민들은 영암읍 이장단발전협의회의 각종 비리의혹을 감싸고 돈다며 영암읍 사회단체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지출근거인 회계장부, 지출 증빙서류 등 감사의무를 게을리 했다는 이유에서다.

영암읍 이장단 발전협의회 감사를 지냈고 현재 총무를 맡고 있는 임모 씨는 “애초 그 돈은 마을 전체를 위해 쓰라는 돈이 아니라 당시 영암태양광발전과 협의를 한 이장단 발전협의회 9명 위원들에게 내려진 돈이다. 즉 이장단 복지를 위해 쓰라고 준 돈”이라고 말했다.

읍민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사법절차와 사용액 환원조치를 촉구했다. 비슷한 사례가 지역에 많아 태양광 발전기금을 매년 수령한 영암읍, 금정면, 덕진면에 대해 발전기금 사용 자료와 금융계좌 추적 등을 통해 전수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영암읍 한 주민은 “그동안 마을총회 결산보고 당시 태양광 발전기금 자체가 없었고 이장단 ‘쌈지돈’으로 전락한 태양광 발전기금 대해서도 들어본 바가 없다”며 “사법기관은 불법행위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며 사적 전용 금액은 환원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암=이병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