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쿠데타 2년… “광주의 연대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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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미얀마 군부쿠데타 2년… “광주의 연대는 계속된다”
광주 시민사회, 후원·도움의 손길
광주대교구도 태국 국경지대 방문
실향민 여성 장기 프로젝트 진행
“5·18 미얀마 꿈…지속적 관심 부탁”
  • 입력 : 2023. 01.31(화) 17:13
  • 도선인·김혜인 기자
지난 8월7일 광주 서구 광천동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지역 시민사회 단체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자국민들을 탄압해온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뉴시스
“5·18을 통해 민주화의 초석을 만든 광주는 미얀마인들의 꿈입니다.”

지난 2021년 2월1일 발생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2년째를 맞은 가운데 민주도시 광주와 미얀마의 연대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나아가 광주에서 미얀마를 지원해 온 기관 및 단체 등은 장기화된 내전으로 광주시민들에게 미얀마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31일 광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군부 독재에 맞선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화투쟁 2주기가 되는 순간까지 미얀마의 민주화운동을 지지한 광주시민들의 크고 작은 연대를 펼쳐왔다.

먼저 지난 2021년 3월11일 ‘미얀마 광주연대’를 발족한 5·18기념재단은 그날 이후 지금까지 성명집회, 캠페인, 모금운동, 토론회 등을 진행하며 미얀마 민주항쟁을 적극 지지하고 5·18정신으로 연대해 나갔다.

이때 광주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3억 여원의 성금이 미얀마 민주화 투쟁에 나선 활동가나 단체 등에 지원됐고 피난민들의 실질적인 생계를 돕기도 했다.

이어 2022년 8월에는 본보와 5·18기념재단, 다문화 공연커뮤니티 드리머스가 공동으로 태국의 국경도시 매솟, 매사리앙, 매홍손, 치앙마이 등을 돌며 미얀마 쿠데타 이후 상황을 현장 답사하고 이를 광주시민들에게 알렸다. 답사 후 현지조사 보고회를 진행하던 박태상 드리머스 대표는 “국제사회가 입을 다문다면, 미얀마에서 쿠데타 상황은 훨씬 장기화될 것이다”며 “지금은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드리머스는 지난달 14일 미얀마 민주화운동과 난민 지원을 위한 기금 모금 콘서트를 열었다. 시민들의 기부와 기관의 후원 등이 모여 총 400만원이 모여졌으며, 같은 달 29일부터 19일간 태국 국경지대에 머물러 미얀마 예술인들과 난민아동 등을 대상으로 직접 지원하고 있다.

미얀마 민주화 투쟁을 응원하는 광주의 여러 단체 또한 현재까지도 인도적 지원을 멈추지 않고 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달 29일부터 난민캠프와의 연대와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태국 국경지대에 머물고 있다.

인권단체인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는 미얀마의 국내 실향민 여성들을 돕는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쿠데타 이전부터 미얀마 내부에서 벌어지는 분쟁과 폭력에서 여성들을 지키고자 지난 2018년부터 5년여간 일상 회복 프로그램인 ‘룰루랄라 치치킹킹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비대면 교육을 통해 현지에서 다양한 폭력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을 지원하는 활동가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방식이다.

황정아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 대표는 “장기간 분쟁과 폭력에 노출된 미얀마의 여성들이 불안과 좌절, 무기력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5년 전부터 정서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실향민 여성들이 희망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지만 예산이 감소하는 등 관심이 줄어들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 이럴 때일수록 시민들의 힘이 더욱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미얀마인들은 이런 광주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광주에 있는 유학생 마웅씨는 “지난 2년 동안 광주사람들이 연대와 지지의 손길을 보냈다. 미얀마의 민주주의에 많은 관심을 보여 참 감사했다. 광주와의 연대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은 미얀마의 이상이 됐다”면서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우리도, 광주사람들도 지친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어떻게 미얀마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날이 따뜻해지면 3월에 광주에서 모금 자선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전국에 있는 미얀마 이주민을 모아 축구대회를 열어 후원금을 받고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한 곳에 보내려 한다”며 “지금도 매달 셋째 주 일요일 유스퀘어 앞에서 15명 정도 모여 시위를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도선인·김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