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교육청 전경 |
광주시교육청은 개소 전까지 예산을 확보하고, 전국 최고의 대안교육 위탁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29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광주성요한병원과 광주기독병원이 광주와 전남지역 내 우울증 등 정신건강위기학생의 치료와 교육을 맡겠다고 나섰다.
앞서 시교육청은 2월 광주의 A학교와 전남 B학교와의 대안교육 위탁 계약 종료를 앞두고 새로운 기관(병원)을 수소문해 왔다. 보도가 나간 뒤로 몇몇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있는 대형병원들이 시교육청에 연락을 취해오긴 했지만, 비용이나 여건 등 문제로 선뜻 맡아주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었다.
수차례 논의 끝에 최종적으로 병원 두 곳이 결정되자 시교육청은 이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A학교와 B학교에 다니는 30여명의 학생들은 오는 9월부터 새로운 기관에서 치료와 교육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두 병원 모두 중증의 정신건강위기 학생들을 위한 입원형 병상도 마련해 ‘원스톱 교육·치료·입원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은 먼저 올해 광주 지역 학생 심리지원 등 예산으로 약 19억5000만원을 편성, 이 중 9억7000만원을 학생들의 치료·입원비 지원에 쓰려고 계획 중이다. 다만 새 위탁 교육기관이 정해지지 않았던 만큼, 그에 맞는 예산 역시 세워지지 못했다.
당장 다음 추경 때 14억원을 확보해 운영비와 병실 리모델링 등 시설 갖추기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늦어도 2월 중에 대안교육 위탁기관 기본계획 MOU를 체결하고, 교사 대상 인식 개선 연수 등도 진행한다.
각 학교별 위클래스 및 지원청에 있는 위센터와 ‘병원형 위센터’ 사이의 관계 정립도 중요한 과제다. 중증 정신질환이 있거나 (극단적 선택)고위험군인 학생들만 병원형 위센터로 보내져 집중 치료받아야 하는데, 많은 경우 경증의 우울증 학생들이 곧바로 병원형 위센터에 보내져 현장의 업무가 가중되기도 한다. 일선 기관 교사들이 정신과적 증상 등에 대해 충분한 이해도를 갖춰야 하는 이유다.
또 9월 개소 전까지 30여명의 중증의 정신건강 위기 학생들을 위해 ‘학업중단숙려제’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행 학업중단숙려제는 학업중단 징후 또는 의사를 밝힌 고등학생 및 학부모에게 최대 4주까지 위클래스(위센터)나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외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숙려 기간을 제공한다. 학업중단숙려제 기간을 최대 7주로 한시 조정해 당장 2월 계약 종료로 오갈데 없어진 학생들의 학업·치료 공백을 막을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오는 9월 병원형 위센터 두 곳의 개소로 광주의 ‘정신건강위기학생 예방·교육 지원’ 체계가 전국 최고 수준으로 도약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있는 대학병원과 연계해 운영 중인 대구 역시 학력인정이 되는 입원형 시스템을 갖추진 못했다. 실제로 가정형편 등 이유로 입원이 불가피한 학생들을 위해 입원 병상을 마련한 ‘학력인정’ 대안교육기관은 전국적으로 거의 없다.
지역의 거점 대학병원이 나서줬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오는 2027년 국립광주청소년치료재활센터의 개관으로 광주는 물론 호남 전역을 아우를 수 있는 정신건강위기학생 지원 모델이 갖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정현 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장학관은 “극심한 우울증이나 중증 ADHD 등 응급진료가 필요한 수준의 정신건강 위기 학생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며 “두 병원이 적극 나서준 덕분에 ‘한 아이도 놓치지 않는’ 광주교육을 실현해 갈 수 있게 돼 기쁘다. 9월 개소를 목표로 예산도 확보하고 계획안을 촘촘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