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자유” “감염 우려”… NO마스크 긴장 속 반가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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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이젠 자유” “감염 우려”… NO마스크 긴장 속 반가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각계 반응
농아인 “표정 읽을 수 있어 좋아”
자영업자 “손님 응대 수월해요”
코로나·독감 우려에 ‘걱정’도
  • 입력 : 2023. 01.29(일) 17:31
  • 김혜인·정성현·강주비 기자
지난 2021년 4월12일 시행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658일만인 30일 해제된다. 최홍은 편집디자인
3년여 만에 병원과 대중교통 등을 제외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그간 각계에서 겪은 불편함이 해소된다는 반가움과 함께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지 않아 긴장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실내 마스크 착용이 30일부터 ‘의무’에서 ‘권고’로 전환된다. 다만 의료기관과 약국, 감염취약시설, 대중교통 등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이 소식에 누구보다 반가움을 표명한 사람들은 바로 농아인들이다. 그동안 불편함을 넘어 ‘생존권’까지 위협 받았던 이들에게 실내 마스크 해제는 그야말로 반가운 소식이다.

청각장애인 송원종(48)씨는 “일반적으로 ‘언어 장애인은 수화로만 대화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수화보다 더 중요한 건 말과 구화다. 수어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의 경우 상대방의 입·얼굴 표정 등을 읽어야 온전히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기간 동안 모든 게 차단됐었다”고 회상했다.

송씨는 “코로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번 마스크 해제가 농아인들에게는 정말 호재다. 이제야 의사소통에서 다소 자유로워지게 됐다”며 “지금까지 관공서 등에서 의미 전달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 앞으로는 이점에서 많은 부분 해결될 것 같아 몹시 다행이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수연 광주서구농아인쉼터센터장은 “그간 농아인을 상대로 교육을 할 때 종종 수어를 못하는 강사들이 오면 통역에 곤욕을 치르곤 했다”며 “이제는 마스크를 벗고 여러 프로그램들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좋다. 농아인들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들을 더욱 활성화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지난 27일 광주서구농아인쉼터에서 두 청각장애인들이 수어 등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
학교, 경로당, 헬스장 등도 마스크 자율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마스크로 인해 크고 작은 갈등을 빚었던 자영업자들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모습이다. 이제까지 식당·카페 등에서 음식을 섭취하지 않을 때는 마스크를 써야 했지만, 실외 마스크가 해제된 이후부터 그마저도 무색했기 때문이다.

광산구 월곡동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김재효(45)씨는 “실외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고 나서부터는 이미 실내든 실외든 자율화된 느낌이었다. 직원들도 손님이 없을 땐 마스크를 벗고 있는다“면서도 ”공식적으로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기에 환영한다. 이제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을 때 괜히 마음이 불편할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아 당분간 마스크 착용을 유지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광산구 흑석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김모씨는 ”셀프바를 이용하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마스크 착용을 부탁하는 게 아주 번거롭고 손님들도 불편해하는 게 느껴졌는데, 이제 마스크 착용이 해제된다고 하니 그런 불편함이 사라질 것 같아서 좋다”면서도 ”위생상 문제도 있고, 여전히 코로나19를 불안해하는 손님들을 위해서 직원들은 당분간 계속 마스크를 착용하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선생님이나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마스크 착용 여부가 고민되기는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한창 친구들과 지내며 사회성을 기르는 단계에서 마스크가 큰 장벽이 됐지만 수그러들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서구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서모(51)씨는 “마스크 해제 소식에 학부모님들이 많은 문의를 주셨다. 교사나 아이들이나 답답한 마스크를 벗고 수업을 하는 것이 훨씬 좋다. 하지만 코로나와 더불어 독감도 유행하고 있고 섣불리 (마스크를) 벗기에는 아직은 조심스러워서 최대한 착용을 당부했다. 또한 아이들이 대중교통인 통학차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차에 탈 때는 꼭 마스크를 쓰도록 지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예비 초등 4학년생 자녀를 둔 강모(43)씨도 “유치원 때는 친구들과 잘 놀던 아이가 초등학교에서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겪다 보니 친구들과 지내는 게 어색해졌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스크를 당장에라도 벗고 지내게 하고 싶지만 아직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딸이 걱정돼 당분간 쓰고다니자고 달래고 있다”며 “일주일전에 마스크 100매를 더 구매했다. 개학 시기까지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보고자 한다”고 전했다.
김혜인·정성현·강주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