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육청 ‘민주시민교육’ 의지있나… 공약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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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
광주교육청 ‘민주시민교육’ 의지있나… 공약 ‘뒷전’
‘5·18 국제화 사업 일환’ 공약 제시
‘민주주의역사누리터’ 시작도 안해
TF팀·자문단 부재…진행 미지수
공약 실천계획 순위 ‘33번’ 불과
  • 입력 : 2023. 01.18(수) 18:09
  •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
광주시교육청 전경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의 5·18 교육 관련 핵심공약 중 하나인 ‘민주주의역사누리터’ 사업이 취임 6개월이 지나도록 관련 실무협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5·18 정책에 대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인다.

18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민주주의역사누리터(가칭) 설치 업무 협의를 위한 실무 TF팀과 전문가 자문단이 아직 구성되지 않았다.

민주주의역사누리터는 이 교육감의 ‘5·18 전국(세계)화’ 관련 추진 정책 중 하나로, 5·18민주화운동과 광주학생독립운동 등 민주주의 역사와 관련된 오프라인 교육·체험 공간이다.

지역 유관단체와 연대해 교육자료를 개발하거나 5·18 세계화를 위한 국제교류 및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게 주된 역할이다.

시교육청이 올해를 ‘5·18 세계화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관련 작업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힌 만큼, ‘학생들을 위한 민주주의 역사 교육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 하지만 교육감 취임 6개월이 지나도록 민주주의역사누리터 설치 업무 협의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의 ‘주민직선4기 교육감 공약사업 실천계획’에 따르면, 가칭 ‘광주민주주의역사누리터’ 설치 업무 협의 및 관련 TF팀 운영 기간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2월까지로 돼 있다. 하지만 해가 바뀐 지금까지도 업무 협의는 물론 실무 TF팀 조차 꾸려지지 않은 상태다.

당장 다음 달로 예정된 설치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 용역 역시 계획대로 진행될 지 미지수다.

시교육청은 민주주의역사누리터 설치를 위한 예산이 확보된 상태라며 진행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관계자는 “올해 민주주의역사누리터 설치를 위한 연구용역비 1억원이 최근 본예산을 통과했다”며 “차후 진행과정에서 발생되는 추가 비용은 추경 등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예산 확보가 된 만큼 오는 2025년 개관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민주주의역사누리터’의 밑그림조차 그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연구용역을 맡기는 것 자체가 안일한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구체적인 계획안 없이 용역을 맡기는 것은 그야말로 세금낭비라는 것이다.

또 시교육청은 민주주의역사누리터를 오는 2025년 건립을 목표로 현 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 정해진 건 하나도 없는 상태다.

교육계 관계자 A씨는 “내부적으로 건물을 따로 짓지 않고, 임대해 들어가는 방식이 논의됐다고 한다. 정해진 것 없이 시간만 흐르는 상황에서 애초 공약의 내용보다 점점 규모가 줄어드는 모양새”라며 “민주주의역사누리터는 물론 5·18과 관련된 사업이 교육감의 공약사업에서 33번에 머물고 있다는 점만 봐도 현 정권의 5·18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성토했다.

실제로 시교육청이 발간한 공약사업 실천계획에 따르면, 이 교육감의 공약은 총 5개 영역 66개 사업과 101개 세부과제로 구성됐다.

이 중 ‘5·18세계화를 위한 광주민주주의역사누리터 설치’는 세 번째 영역(공정교육)의 7번째 사업으로, 전체 66개 사업 가운데 33번이다. 올해를 ‘5·18 세계화의 원년’으로 지정했다는 시교육청의 입장이 무색해지는 지점이다.

반면 시교육청은 5·18 세계화를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시민교육과 관계자는 “5·18과 관련한 예산은 전보다 훨씬 늘었고, 신규 사업들도 상당히 많이 편성될 예정”이라며 “5·18 정신 확대를 위해 다방면으로 고민하는 등 업무가 상당하다. 정책 의지 약화는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이어 “민주주의역사누리터 관련해서는 학생, 교사 등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반영해 나가려 한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계획한 대로 사업을 완수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