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아닌 쌀… 담양 특산물로 만든 맥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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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군
“밀 아닌 쌀… 담양 특산물로 만든 맥주 아시나요”
대나무잎·죽순 활용 9년째 수제맥주 생산 담양 담주브로이
가구공장 운영하다 맥주 만들어
특산물 대나무잎·죽순 지속 활용
2월 신제품 3가지 캔 맥주 출시
  • 입력 : 2023. 01.17(화) 10:09
  • 글·사진=조진용 기자
김형락 담양담주브로이 대표. 7가지 맥주 제품 저장고에서 숙성중인 맥주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쌀과 대나무잎, 죽순 등을 사용해 9년째 맥주를 생산하는 곳이 있다. 김형락대표가 운영중인 담양담주브로이다.
당초 가구공장을 운영하다 해외출장을 통한 수제맥주를 접하게 되면서 과감히 수제맥주 생산에 뛰어들었다. 대나무맥주 바이젠, 둔켈, 스포라이스 등 7가지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꾸준한 담양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 오는 2월에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담양의 특징을 한가득 담은 맥주의 변신이 기대된다.
<>●고소한 쌀 한가득 담양담주브로이 맥주

“브로이는 독일어로 양조장을 뜻합니다. 담양 추성골의 옛 지명이 ‘담주’였습니다. 담양을 대표하는 맥주를 만들자는 의미로 상호를 ‘담주브로이’로 지었습니다.”

담양군 담양읍 추성로 1134. 추성로 왕복 4차선 도로 한편에 ‘담주브로이’라고 쓰인 전광판이 눈에 띈다. 전광판 뒤편에서는 창고에 적재된 맥주상자를 지게차가 굉음을 뿜으며 쉴 새 없이 트럭에 옮겨 실고 있다.

창고 내부로 들어가 보니 한 남성이 맥주상자에 택배포장지를 부착하느라 분주하다.

김 담주브로이 대표다.

김 대표는 2002년부터 광주 동구 산수동에서 ‘광주브루어리’를 운영하다 맥주대량 생산을 위한 부지 확장 목적으로 2013년에 본래 고향인 담양군 담양읍으로 이전을 했다.

담양에 이전 후 먼저 맥주 대량생산을 위한 병맥주자동주입시설을 구축했다.

시설을 통해 △대나무맥주 바이젠 △둔켈 △스포라이스 △스포필스 △우스라이 △커피맥주 △페일에일 등 7가지 병맥주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7가지 맥주의 특징은 물·맥아·홉·효모 이외 기능성 식품인 대나무잎·죽순·우슬뿌리·담양산쌀을 첨가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7가지 맥주는 맥아 당화 작업 →30분 여과→100도 2시간 가열·홉추가→효모투입·1주일 발효→자연 상온 20일 숙성 과정을 거치면 제품화된다.

7가지 맥주 중 대중들이 선호하는 맥주는 대나무맥주 바이젠이 꼽힌다. 대나무잎 추출물이 첨가돼있어 맥주의 탄산감 보다 은은한 댓잎 향을 느낄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는 게 김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가 건넨 대나무맥주바이젠을 한 모금 시음해보니 맥주 특유의 보리 맛보다 쌀의 고소한 맛이 입안을 감돌았다.

현재 7가지 맥주는 담양 관내 음식점 20여곳과 죽녹원 관광지 일원 상점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 맥주판매점에 납품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연매출 2억5000만원을 기록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음식점 영업시간 제약 등으로 인해 연매출 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담양에서 수제맥주를 생산하고 있는 담주브로이. 2002년부터 광주 동구 산수동에서 ‘광주브루어리’를 운영하다 맥주대량 생산을 위한 부지 확장 목적으로 2013년에 본래 고향인 담양군 담양읍으로 이전 했다.
●가구공장 대표에서 맥주 생산 도전 까지

김 대표가 맥주 생산에 도전장을 내민 계기는 외국출장업무를 통한 해외 수제 맥주들을 접하게 되면 서다.

김 대표는 “수제맥주를 생산하기 전 본래 직업은 가구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2000년 동남아의 질 좋은 원목을 찾기 위해 태국 방콕을 출장차 들리게 됐고 처음 수제맥주를 접하게 됐다”며 “당시 한국에서는 특정 대기업만이 맥주를 생산해 내고 있었다. 2002년부터 맥주 생산 설비를 갖춘 개인에게도 맥주제조를 허가할 수 있게끔 주세법이 바뀌면서 용기를 내 수제맥주를 생산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외출장을 통한 경험과 주세법 개정으로 김 대표의 맥주 생산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쉽지만은 않았다. 맥주 제조법 터득이 어려웠던 것.

김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 후 곧바로 가구공장을 운영했던 경험을 토대로 맥주 생산 설비만 구축하면 저절로 맥주가 만들어질 것이라 기대했다. 예상과는 달리 맥주가 발효에 민감해 제품화하지 못하고 폐기하기도 일수였다”며 “포기하지 않고 수제맥주제조협회의 도움을 받아 독일 양조기술진에게 맥주 만드는 법을 전수받아 오늘날의 7가지 맥주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 신제품 출시 속도

7가지 맥주 생산과 연매출에 안주하지 않고 김 대표는 신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맥주를 접할 수 있도록 병맥주 형태가 아닌 500㎖캔 형태로 △죽녹원 위트에일 △관방제림 △라이스에일 등 3가지 제품을 오는 2월 시중에 선보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7가지 병맥주와 3가지 캔맥주를 생산하기 위해 꾸준한 지역 농산물을 사용해나갈 방침이다.

김 대표는 “신제품으로 내놓을 캔맥주 3가지 제품 가운데 관방제림 맥주의 경우 담양산 쌀 함량을 50% 가까이 사용했다”며 “담양만의 특색을 맥주에 표현하기 위해 담양의 명소들을 제품명으로 활용했고 꾸준한 담양 특산물을 지속 사용, 발굴해 활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수제맥주 시장에 도전하는 후배들에게 맥주만의 발효 특징이론을 학습 후 도전하기를 당부했다.

김 대표는 “한국의 대표 주류 막걸리와 음식인 된장, 청국장 등이 발효되는 방식과 맥주가 발효되는 방식은 다르다. 최신식 맥주 생산 설비를 구축해도 맥주가 만들어지기까지의 단계를 숙지하지 못한다면 결코 최고의 맥주를 만들 수 없다”며 “맥주는 맥아 효모균에 의해 발효되는 특성이 있다. 맥주의 맛은 숙성과정이 좌우하는데 맥주 효모균은 미세한 온도차에 민감하다. 맥주에 대한 철저한 사전 학습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