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폭행’ 혐의 입주민 구속…”증거인멸·도망 우려”

법원 "증거 인멸, 도주 우려 구속영장 발부"
오전 10시30분 상해·보복폭행 등 구속심사
"폭행당했다" 고소 경비원, 10일 극단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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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우이동 한 아파트 경비원 폭행 혐의를 받는 입주민 심 모씨가 22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서울 도봉동 서울북부지방법원을 나서 경찰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우이동 한 아파트 경비원 폭행 혐의를 받는 입주민 심 모씨가 22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서울 도봉동 서울북부지방법원을 나서 경찰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안과 관련, 이 경비원에 대한 상해 혐의를 받는 입주민이 구속됐다.

법원은 서울북부지법 정수경 영장전담판사가 상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상 보복폭행 등 혐의를 받는 서울 강북구 소재 A아파트 입주민 B씨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와 도망 우려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22일 밝혔다.

A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했던 최모씨는 지난달 21일과 27일 B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접수했고, 지난 10일 오전 억울함과 두려움을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고소장에서 코뼈가 부러지는 정도의 상해를 입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법원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B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B씨는 이날 오전 취재진의 눈을 피해 통상 영장실질심사 대상자가 출석하는 출입구가 아닌 다른 곳을 이용해 법정에 출석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오전 11시16분께 법원청사를 나선 B씨는 ‘혐의를 인정하나’, ‘쌍방폭행 주장 변함 없나’, ‘(경비원의 상해 일부가) 자해라는 주장 변함 없나’, ‘유가족에게 할말 없나’ 등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경찰 호송차량에 탑승했다.

최씨의 형 최모씨는 영장심사를 마치고 나온 B씨를 향해 “내 동생 살려내라”고 외치기도 했다.

‘故최모 경비노동자 추모, 가해자 처벌, 재발 방지 촉구 추모모임’은 이날 오전 북부지법 앞에서 ‘갑질, 폭력 가해자 B씨 구속 및 엄정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영장실질심사가 열리기 전 최씨의 유족과 함께 ‘갑질과 폭행 가해자 B씨 구속 및 엄정수사 촉구 탄원서’도 제출했다고 밝혔다.

추모모임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진행된 탄원에 시민 3399명이 참여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9일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이를 같은 날 법원에 청구했다.

B씨는 지난 17일 약 10시간 동안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폭행 의혹 관련 주요 내용인 코뼈 골절에 대해 “경비원의 자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자신을 돕던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저 너무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음성 녹음을 통해 남긴 유서에서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저처럼 경비가 맞아서 억울한 일 당해서 죽는 사람 없게 꼭 (진실을) 밝혀달라”며 “경비를 때리는 사람을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유족에 따르면 B씨는 최씨가 죽기 전 ‘친형에게 폭행을 당해 코뼈가 내려앉았다고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문자메세지에는 또 최씨를 ‘머슴’으로 칭하며 ‘무슨 망신인지 모르겠오’, ‘아무쪼록 친형님에게 맞아서 부러져 내려앉은 코 쾌차하시고’, ‘수술비만 이천만원이 넘는다. 장애인 등록이 된다’는 등 비꼬는 듯한 내용이 담겼다.

최씨와 B씨는 지난달 21일 이중주차된 차량을 이동하는 문제로 갈등이 생겼다는 것이 입주민들의 설명이다.

한편 B씨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진행된다. 유족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 류하경 변호사는 이르면 이날 B씨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북부지법에 제기할 방침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