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창>코로나19와 학교

김혜영(김령)-광주제일고등학교 교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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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김령)-광주제일고등학교 교사, 시인
김혜영(김령)-광주제일고등학교 교사, 시인

삶은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다. 개학이 3차례 연기되고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현실이 되었다. 학생들의 등교는 단순히 학생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의 기준을 등교 시점으로 하는 종교 단체, 지자체의 각종 행사, 회사의 워크샵, 공연 및 강연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면서 교육 당국도 교사도 학생도 학부모도 누구 하나 마음 편한 사람이 없다. 낮밤이 바뀌어 뒹구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부모는 물론, 늦잠과 자유를 즐기던 학생들도 이제 제발 학교에 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길 많이 한다고 한다. 교사는 갑작스럽게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게 되어 연일 협의회와 준비로 분주하다. 코로나19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 전까지는 꾸준히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면서 일상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또 이번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이와 비슷한 일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럼 학교 현장에서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우선 교사의 경우 온라인수업을 준비하면서 정보화기기를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현대사회에서 효율적인 도구임은 분명하고 그것을 잘 활용하는 것도 교사에게 중요한 능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둘째, 학생의 경우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학습 태도에서 벗어나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미래 사회는 기존 지식의 습득보다는 변화하는 환경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주체적인 태도와 긍정적인 마음이 훨씬 더 중요하다.

셋째, 교육 당국은 교사를 관리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이번 기회에 교육의 주체로서 자율성을 좀 더 보장해주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 학생들과 매일 대면하는 교사의 자발성을 이끌어내지 않고서 성공적인 교육은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평가의 지침을 보면 가르치는 교사의 자율성이 거의 없다. 수십 가지의 계기 교육 및 성교육, 다문화교육, 학교폭력 예방 교육 등을 교과진도표에 반드시 넣어서 진행해야 한다. 수행평가는 과제로 제시하면 안 되고 반드시 수업 시간 내에 평가해야 하고, 몇백 명을 관찰하여 생활기록부에 특기사항을 써 줘야 한다. 물론 그런 지침이 나오기까지의 배경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촘촘하게 지침을 내리고 문제가 되면 모든 책임을 교사에게 떠넘기게 되면 결국 매뉴얼에 따라서 나중에 책임을 면하기 위한 일에 몰두하게 된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지필평가에 대한 문제제기로 곤욕을 치른 교사가 한둘이 아니고 수행평가 성적이 왜 만점이 아닌지 항의를 하는 학부모에게 시달리는 교사를 많이 보았다. 주변에서 이런 경우를 보게 되면 대체로 소신을 가지고 수행평가를 진행하기보다는 평가하기 쉬운 항목으로 하게 되고, 가능하면 점수를 후하게 주어서 변별력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학생들은 지필 평가 한 문제에 목숨을 걸고 매달리게 되고, 개학이 연기되면서 지필평가를 1회만 실시한다는 안이 나오자 교사는 물론, 학생들도 엄청난 반대를 하게 된 것이다.

전쟁 이외에 사회적으로 커다란 변화의 기점이 된 사건들이 있다. 1980년의 5.18이 그렇고, 1998년의 I.M.F, 2014년의 4.16, 2016년의 촛불혁명이 그렇다. 이런 사건들이 사회 전체적으로, 그리고 개인에게 미친 영향들을 분석하는 연구논문들이 나왔듯이 코로나19도 분명 이전과는 다른 가치관과 삶의 기점이 될 것이다. 나만 조심하고 우리나라만 열심히 방역을 한다고 해서 안전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타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러니 가정에서, 일터에서 고통을 나눠 가지려는 마음을 내고, 지구상에서 전쟁과 기아로 고통받는 사람이 줄어들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