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약 파기… 광주시·한국노총 입장차

광주시, 협약서 공개 요구 수용… ‘노동이사제’ 불가
한국노총 “노동정책 후퇴·글로벌모터스 인사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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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광주시장이 2일 시청 5층 브리핑룸에서 한국노총 광주형 일자리 협약 파기 예고에 대한 광주시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이용섭 광주시장이 2일 시청 5층 브리핑룸에서 한국노총 광주형 일자리 협약 파기 예고에 대한 광주시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 등이 2일 광주시청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 불참 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나건호 기자 나건호 기자 gunho.na@jnilbo.com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 등이 2일 광주시청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 불참 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나건호 기자 나건호 기자 gunho.na@jnilbo.com

 한국노총이 노사 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 협약 공식 파기를 선언한 가운데, 광주시와 한국노총의 입장차가 팽팽히 맞서면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당초 한국노총이 제시한 ‘노동이사제 도입’, ‘원·하청 관계 개선 시스템 구축’ 등 6개 요구안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어서다.

 노동계의 불참이 현실화할 경우 ‘노사상생’이라는 광주형 일자리의 취지가 사라지고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발전 지속성도 담보하기 어렵게 됐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른 상생형일자리 사업에 대한 지원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나오고 있다.

 향후 양측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회복 여부가 광주형 일자리 사업 추진의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한국노총 “정치놀음 전락, 불참”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는 2일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놀음으로 전락한 광주형 일자리에 불참하겠다”며 협약 파기를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노사상생발전협정서에 명시된 내용을 공개하며 “현대차와의 투자협정 조건은 사회적 대화와 상생협력임을 전문에 못 박고 있고, 협정서 이행을 위한 지역공동협조체계를 확보, 유지하도록 돼 있지만, 광주시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집과 독선, 비밀협상으로 일관하며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스스로 먼저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 광주본부는 박광태 전 광주시장을 합작법인 GGM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현대차 퇴직자, 퇴직 공무원 등을 요직에 앉히는 등 인사 과정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약속대로라면 올해부터 광주에 첨단부품공장을 건립하고, 200명을 고용해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것이 광주시 행정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민선 7기 들어 ‘더 나은 일자리위원회’가 해체되고 노동 정책이 후퇴했으며 광주형 일자리 추진 과정에서는 노동계를 동원 대상화했다고 광주본부는 주장했다. 광주에는 대기업이 400여억원을 투자하지만 부산, 울산, 구미에는 수천억대 투자가 줄을 이어 정부 차원의 세밀한 점검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한국노총 광주본부는 “비상 상황에 맞게 광주시민의 권리와 좋은 일자리 창출, 대한민국의 경제민주화를 위해 힘을 모으자”며 민주노총의 동참을 요청하고 대화와 토론을 제안했다.

 ● 광주시 “여러 요구 사항 수용, 동참”

 광주형 일자리 성공에 매진하고 있는 광주시는 노동계가 요구한 사회통합 일자리 협의회 구성은 물론 투자협약서 공개 요구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

 다만, 노사상생 방안과 관련해 노동계가 강조한 ‘노동이사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투자협약 내용에 본질적으로 위배되는 내용을 제외하고는 노동계에서 ‘광주형 일자리’ 협약 파기 이유로 내건 여러 요구 사항을 모두 수용한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이 시장은 적정 임금, 적정 노동시간, 원하청 상생 방안, 노사 상생, 사회통합 일자리 협의회 구성, 지난해 1월 31일 투자협약서 공개 등 6개 항목의 노동계 요구 사항과 시의 입장을 설명했다.

 임금과 관련해 평균 초임 연봉 3500만원을 기본으로 한 전문 연구기관의 용역 결과를 토대로 직원 보수를 책정했으며 임원진 임금을 노동자 평균 2배 이내로 책정하라는 요구도 협의 가능하다는 뜻을 확인했다.

 퇴진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진 GGM 박광태 대표이사, 박광식 부사장은 노동계와 협의가 끝나지 않아 취임 6개월이 지나도록 월급을 받고 있지 않다고 이 시장은 설명했다.

 이 시장은 “지난해 1월까지 협약이 5년 가까이 늦어진 이유 중 하나가 노동이사제 도입 여부였다”며 “오랜 진통 끝에 노사민정 협의회가 도입이 이른 감이 있다는 인식에서 노동이사제를 협정서에 포함하지 않았고, 이 협정서는 우리에게는 헌법이나 마찬가지여서 새로운 의제를 채택하려면 별도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상생의 기본 정신을 깨뜨리는 것이 아니면 모두 수용하겠다고 했는데도 협약을 파기하겠다니 답답하고, 어떤 의미로 당황스럽고 허탈감까지 느낀다”며 “가장 중요한 상호 믿음과 신뢰가 부족하다고 인식하는 만큼 경제 주체의 마음을 헤아려 낮은 자세로 대화를 터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