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황 속 ‘생사 갈림길’ 내몰린 자영업자들

매출 급감에 가게 내놨지만 생활비 벌려 장사하기도
“긴급자금 도움 안 돼… 비용 지원 등 현실방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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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로 손님이 줄자 가게를 내놓은 상황에서도 생계 유지를 위해 영업하고 있다. 최원우 기자 wonwoo.choi@jnilbo.com
코로나 여파로 손님이 줄자 가게를 내놓은 상황에서도 생계 유지를 위해 영업하고 있다. 최원우 기자 wonwoo.choi@jnilbo.com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더 깊어지고 있다.

시민들이 외식이나 모임 등 외부활동을 줄이면서다.

더욱이 이번 사태가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도 힘든 상황인 탓에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골목에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찾은 양동시장. 광주 최대 재래시장이지만, 사람들로 북적여야 할 점심 무렵에도 인적은 드물다. 양동시장은 물론 주변 길거리마저 다니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양동시장 인근에서 식당을 10여 년째 운영하고 있는 김모(58)씨의 표정도 어둡다.

그는 “명절에도 문을 열었는데 코로나19로 처음 문을 닫아봤다”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당장 다음달 임대료 생각에 잠 못 이룰 정도다.

평소에는 밀려드는 손님으로 여러명의 종업원을 두고 자정무렵 문을 닫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됐지만, 코로나19로 상황이 바뀌었다. 뚝 끊긴 손님들 발걸음에 오후 8시 가게문을 닫기가 예사고, 함께 일했던 종업원들도 해고했다.

그가 내달 내야할 임대료는 100만원에 달한다. 종업원 월급에 임대료까지 김씨의 시름은 깊어지고만 있다.

평일에도 많은 이들로 북적이던 전남대학교 후문 앞 먹자골목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임시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곳곳이다. 가게를 내놓은 채 장사를 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수년째 식당을 운영해왔던 박모(48)씨는 “더는 버틸 수가 없어 가게를 내놨다”고 한숨 지었다.

그는 “모두가 힘든 시기라지만 우리 같은 소상공인은 정말 대책이 없다”고도 했다. 또 “가게를 내놓고도 당장 먹고살 돈을 벌기 위해 하루하루 장사하는 중”이라고 했다.

대학 개강 연기가 ‘직격탄’이었다. 코로나19로 개학이 끝없이 연장되면서 학생들이 주로 찾던 먹자골목은 그야말로 유령도시가 돼 버렸다.

카페와 식당들은 문을 닫기 시작했고 인근 오락실 안에는 게임기만 반짝거리며 불빛을 내뿜고 있다. ‘코로나19 예방 방역 소독을 완료했다’는 문구가 붙어있는 노래방이 곳곳에 보이고 ‘소독 증명서’를 문 앞에 붙여 놓은 술집도 눈에 띄지만 인적은 없었다.

광주의 최대 번화가 중 한 곳인 상무지구도 코로나19를 비껴가지는 못했다.

“폐업하는 사람들 많겠지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젠 지치네요. 너무 힘들어 우울증이 올 것 같아요. 이대로 장기화된다면 완전 ‘폭망’이겠지요.”

상무지구에서 국밥장사를 하는 강모(47)씨의 한숨섞인 푸념이다.

그는 “IMF 때도, 메르스나 사스가 퍼질 때도 이렇지는 않았다”고 했다.

식사 시간 줄을 서야 할 정도였다던 강씨의 가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손님이 줄었다. 적자는 인건비 줄이기로 이어졌다.

그는 “함께 일하던 직원 4명을 집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며”정든 직원들을 해고할 때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그래도 걱정이다. 당장 다음달 내야할 임대료와 관리비, 음식 자재값 등을 포함하면 300만원을 마련해야하는 그다. 한숨을 지으며 그가 보여준 당일 매출 장부에는 3만원이 적혀있었다.

어디 강씨만의 이야기랴. 마지못해 장사를 하고 있지만 손님들은 겨우 한두 명이 고작인 식당이 부지기수다.

상무지구 먹자골목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코로나 사태가 끝나기만 기다리고 있지만 언제 끝날지 몰라 답답한 상태”라며 “다음 달 나가야 할 지출이 큰 부담이 된다”고 했다. 그는 “폐업까지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도 했다.

또 “유흥업소야 술을 먹는 손님들이나마 있지, 일반식당은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손님이 더 줄었다”고 한숨 쉬었다.

정부가 대책으로 내놓은 긴급안정자금도 자영업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상무지구의 한 자영업자는 “정부가 낮은 이자를 운운하지만, 결국 나중에 갚아야 할 돈”이라며 “정부가 가게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비용이라도 지원해주는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원우 기자 wonwoo.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