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출석은 댓글로 수업은 라이브 쳇

▶광주 지산중학교 ‘온라인 수업’ 현장
“스마트폰 없어요”, “학교 무선망 끊길랴”…쌍방향 수업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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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광주시교육청 온라인 강의 시범학교인 지산중학교에서 '온라인 조회'가 열렸다. 학교 교사가 아이들에게 시간표를 보여주고 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
31일 광주시교육청 온라인 강의 시범학교인 지산중학교에서 '온라인 조회'가 열렸다. 학교 교사가 아이들에게 시간표를 보여주고 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

“와 있는 학생들은 댓글 좀 남겨주세요. 태영이, 현영이, 은솔이….”

31일 오전 9시15분 광주 지산중학교. 텅 빈 학교가 오랜만에 소란스럽다.

김지숙 교사가 출석을 부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웬일인지 학생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 학교는 광주시교육청 원격수업 시범학교다.

‘온라인 조회’는 교무실에서 열렸고, 3학년 7반 학생들은 ‘네이버 밴드’ 라이브 채팅을 통해 반 친구들을 처음으로 만났다.

“다들 코로나 조심하시고 외출하고 돌아오면 손, 발 꼭꼭 씻는거 잊지 마세요. 어디보자 아직 안 들어온 친구가 누구지?”

조회는 코로나19 예방수칙 당부로 시작됐다. 이날 제 시간에 맞춰 들어온 학생은 모두 17명. 지각생은 온라인 수업에서도 여전했다. 모두 7명이 늦었다. “선생님 저 왔어요.” 친구 연락을 받고 뒤늦게 허겁지겁 들어온 한 학생이 빠르게 댓글을 연타한다. 몇몇 학생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학생이 나타나지 않아도 연락할 방도가 없으니 답답하지만 어쩔 수 없다.

조회는 ‘e-학습터’ 설명이 주를 이뤘다. 미리 촬영해둔 영상을 보여주며 과제를 알려주기도 한다.

“방송이 꺼졌니?” 질문을 했는데 아무도 답하지 않자 답답한 듯 김 교사가 스마트폰을 이리저리 살펴본다. 간단할 것 같지만 막상 학생 관리는 쉽지 않아 보였다.

학생과 의사소통을 할 수 없으니 어떤 학생이 딴청을 피우는지 혹은 수업에 집중하고 있는지 확인할 도리가 없다.

김 교사는 “수업 도중 아이들이 잘 따라오고 있는 지, 질문은 없는 지 궁금했지만 소통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교사 입장에도 아이들 입장에서도 답답한 것 같다”고 했다.

“도윤아 고맙다.” 조회가 끝날 무렵 김 교사가 한 아이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수업시간 맨 앞자리에 앉아 질문하듯 “출석 체크는 어떻게 해요?”, “질문은 어떻게 해요?”라며 수업 분위기를 이끌어주는 아이에게 전하는 인사였다. 온라인 수업 현장에서도 모범생은 있었다.

“자, 이제 수업 시작합니다. 우리 얼굴 좀 보자. ‘안녕하세요’하고 한번 써볼까요?”

같은 날 학습 도움실에서는 학생 수가 적은 도움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쌍방향 원격 수업’이 열렸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은 모두 4명. 전날부터 거동이 불편한 학생의 온 가족이 총동원돼 3시간 넘게 끙끙 앓은 끝에 이룬 성과였다. 하지만 그러고도 끝내 3명은 참여하지 못했다.

스마트 기기의 보급이 문제다. 도움반 담당 박미자 교사는 “학교 공용 컴퓨터는 속도가 느려 급한대로 개인 노트북까지 가져왔지만, 정작 학생의 집에 스마트 기기가 구비되지 않아 결국 수업에 참여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안정적이지 못한 인터넷 연결도 걱정이다. 수업이 툭툭 끊길까봐 스마트폰 데이터를 활용한 ‘핫스팟’을 켜서 수업을 진행했다.

전날 광주교육청이 초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개학 대비 교육’에서는 서버가 다운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교사들이 동시에 접속하자 서버가 다운돼 영상이 10분간 정지됐다.

박민아 지산중 교감은 “교사들 접속도 원활하지 않은데 학생들이 한꺼번에 동시에 접속하면 서버가 버틸 수 있을 지 걱정이다”고 했다.

당장 오는 9일부터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온라인 개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셈이다.

교육부는 학교의 원격교육 인프라를 점검하고 교사 연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원격교육 시범학교의 우수 사례를 바탕으로 현장의 애로사항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