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밀리고 학사일정 꼬이고… 고3 교실 어쩌나

혼란 빠진 학사일정… 학생부·대입 등 ‘오리무중’
온라인수업·상담 등 고3 수능·특성화고 취업 ‘막막’

522
광주 지산중 이민선 중국어 담당 교사가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홍성장 기자 seongjang.hong@jnilbo.c
광주 지산중 이민선 중국어 담당 교사가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홍성장 기자 seongjang.hong@jnilbo.c

학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다. 개학이 벌써 5주째 밀리면서 학교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

학사일정이 모두 꼬였다. 중간·기말고사와 학생부 관리 등 숨 가쁘게 돌아가야 할 고3 교실의 일과가 멈췄다.

교육부가 초·중·고등학교 정규 수업을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는 이른바 ‘온라인 수업 개학’을 검토하고 나섰지만, 일선 고교에서는 인터넷 강의로 수업을 이끌어 갈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취업 전선에 나서야 할 특성화고 학생들도 미래가 불투명하다.

●혼란빠진 학교 학사일정

“거의 매주 학사일정을 논의합니다. 중간·기말을 언제 치를지, 진도를 어디까지 나갈지 대책을 세우고 있어요, 하지만 당장 다음주 방침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 학교 입장에서는 막막하기만 합니다.”

광주제일고 교무실은 요즘 들어 매주 대책 회의를 열고 있다.

개학이 3월2일에서 9일로, 23일에서 다시 4월6일로 세 차례 연기됐지만, 아직 개학일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대입 일정 변경 가능성까지 남아있어 학교가 혼란에 빠졌다.

정종재 광주제일고 교감은 “개학이 5주 밀리고 수업 일수가 10일 줄어들면서 1학기 수업을 17주에서 14주로 줄여야 한다”며 “학생들 성적을 제대로 매길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숨이다.

고등학교는 통상 7월 초에 기말고사를 치르고 7월 말에 여름방학을 시작한다. 그러나 개학이 5주 미뤄지고 수업일수를 2주 감축하면 모든 일정이 3주씩 밀리면서 학생부 마감 일자를 맞추기 촉박해진다. 아직 학생들 얼굴도 보지 못했는데 성적을 매겨야 할 판이다.

정 교감은 “현행대로라면 8월31일 1학기 학교생활기록부 마감 일자와 9월7일 수시 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된다”며 “그러나 학사일정을 맞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1학기 학생부 마감 일정과 대입 일정만이라도 확정해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고3 학생 진로상담도 오리무중

무엇보다 가장 큰 어려움은 고3 학생들의 진로지도다. 대학 입시의 가늠추가 될 ‘3월 모의고사’는 진작 물 건너갔고 당장 4월 모의고사도 어떻게 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광주 설월여고 3학년 교사들은 요즘 스마트폰을 붙잡고 산다. 매일 학급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대학 수능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집에서 공부하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물어보는 게 주 업무가 됐기 때문이다.

최선우 설월여고 3학년 부장교사는 “원래 일정대로라면 3월 모의고사 성적이 나와 최소 1번은 전체 상담에 들어가고 4월 모의고사 직전에 내신 독려를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지금은 대면접촉이 불가능해 작년 11월 모의고사 성적을 바탕으로 전화 상담에 나섰지만, 학생들 역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한다”고 했다.

급한 대로 고3 학생 상담카드를 메일로 받아 희망 대학 파악과 전화 상담에 나섰지만, 교사들 역시 3학년 수업을 한 적이 없으니 막막하기만 하다.

그는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재수생과 수능 성적 격차”라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EBS 강의를 듣고 학원도 다니고 있지만, 옆에서 수업지도를 할 수 없으니 성적이 제대로 나올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교사들은 온라인 개학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광주 한 고등학교 교사는 “온라인 개학을 한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이 집중력 있게 수업에 참여할지 의문”이라며 “교사가 온라인 강의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에 어설플 수 있고 학생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쌍방향 시스템이 구축 되지 않는다면 학습의 질이 떨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취업 전선 특성화고 학생들은

당장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특성화고 학생들 역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졸업 전 자격증 준비 등 취업을 위한 준비를 마쳐야 하는데 모든 일정이 꼬여버렸기 때문이다.

광주 동일미래과학고 한 교사는 “학생들이 취업하려면 자격증이 필요한데 시험 일정이 기약도 없으니 어떻게 진로를 설정해야 할지 답답한 상황”이라며 “3월 말이면 각 기업에서도 학교에 매칭을 요구해올 시기지만 지금은 기업의 문의도 뚝 끊겼다”고 말했다.

대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수능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통상 2학기를 마치고 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학생들은 일정 조정도 불가능해 걱정이 태산이다.

동일미래과학고 교사는 “3학년 아이들은 2학기에 취업을 해야 하는데 개학을 해도 자격증 관리와 내신 관리를 한꺼번에 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피로감이 커질 것”이라며 “학생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채용을 연기하는 등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