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관찰자 시점에서 쓰다

유순남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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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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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바람이 추우면서도 상큼한 것은 새 학기에 풋풋한 새 얼굴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3월이 다 지나가도록 학교에서 새 얼굴들과 생활하지 못해 바닷바람은 쌀쌀하기만 하다. 필자는 중등학교 교사지만 운(?) 좋게도 초·중·고등학교를 두루 근무하고 있다. 요즘은 초등학교에서 복식학급지원 강사를 한다. 복식학급지원 강사는 학생 수가 두 학년을 합해서 4명 이하(2019년까지는 6명 이하)일 경우 한 명의 담임을 두는데, 그 담임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정부는 필자와 같은 비정규직 직원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 개학은 하지 않아도 지난 3월 9일부터 근무하게 했다. 담임과 상의하여 아이들이 집에서 할 수 있는 문제집과 독서기록장을 만들어 읽을 책과 함께 전달하고, 정규과목 외에 한자 교육 교본·독서 토론 계획서·글쓰기에 관한 파워포인트 등을 만들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개학 연기와 관련하여 “사실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과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이 있다. 후자에 대해서 만일 개학이 추가 연기된다면 비상한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했다. 조 교육감의 말은 의도는 좋으나 표현에 문제가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필자는 후자에 속한다. 하지만 전자의 관찰자로서 말하고자 한다.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다고 교사들이 마냥 노는 것은 아니다. 선생님들은 수업 준비 외에도 맡은 업무의 연간계획을 세우고, 거기에 따른 준비에 바쁘다. 혹자는 “수업을 하면서도 그 일은 하지 않았느냐?”고 말할 것이다. 물론 그랬다. 그래서 학년 초 교사들은 밤에 초과근무를 하는 일이 다반사고, 때로는 일반 업무로 인해서 수업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비슷한 예는 또 있다. 얼마 전 모 TV 방송에서 꽤 유명한 학자·탤런트·가수 세 남자가 우리나라 교육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한 적이 있다. 그 학자는 우리나라 교육은 그저 지식을 강제적으로 넣어주려고만 한다고 했다. 교육 현장이 많이 변했는데, 예전에 본인이 받았던 교육만을 생각하며 말하는 것 같다. 요즈음은 초등학교에서부터 성숙한 인간교육과 자기주도 학습 등을 많이 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칭찬과 배려라는 단원이 있다. 동영상을 보고 토론을 하면서 자기의 행동을 반추한다. 그리고 학교생활에서 체득하려고 노력한다. 아이들은 때로는 부모나 교사에게는 반항하고 함부로 대하기도 하지만, 자기 친구들과는 성숙한 인간관계를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또 난민 문제나 지구 온난화 문제 등에 대해서도 토론을 하고, 각자 ppt를 만들어 발표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한다.

감성 교육의 비중도 커졌다. 문학은 단순히 감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독후감을 쓰고 독서 토론을 하며, 시, 체험 학습기, 여행기, 산문 등을 써서 학급문고를 만들기도 한다. 음악교육과 체육교육도 다양하다. 작년에 근무했던 섬 학교에서는 피아노, 사물놀이, 기타, 바이올린, 보컬 밴드, 태권도, 골프를 전교생에게 무료로 가르친다. 아이들 솜씨가 어찌나 훌륭하던지 학예회를 본 학부모들이 초등학교에 다시 다니고 싶다고 할 정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평범한 일상이 행복’이라는 것과 우리 국민은 위기에 처해서도 세계의 모범이 될 만큼 훌륭한 대처를 했다는 사실이다. 정부의 투명한 정보공개, 국민들의 자원봉사, 기부, 사회적 거리 두기, 공공장소 안가기, 마스크 쓰기,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실천해서 이뤄낸 결과다. 이것은 우리 국민의 시민 의식이 성숙했기 때문이다. 그 뒤에는 교육일선에서 묵묵히 성숙한 인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교육 정책 자들과 교사 들이 있다고 하면 과장된 표현일까?

말은 누구나 조심해야겠지만 특히 사회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공인은 말을 할 때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