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탓에 특수고용 노동자들 ‘울상’

일거리 줄어드는데 개인사업자 적용에 대책 없어
"실질적 근로자…고용유지지원금 수준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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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지 교사 A씨는 요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회원 53%가 3월 한달간 수업을 받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이다. A교사의 회원 대부분이 확진환자가 발생한 병원 인근 지역이다.

B씨 역시 코로나19 탓에 50% 이상의 회원이 줄어들었다. 그마저도 교재만 전달하는 회원도 부지기수다.

코로나19 사태로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직장갑질 119’에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목소리가 넘쳐난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접수된 ‘직장 갑질’ 제보 773건 중 ‘코로나19’와 관련한 제보가 247건(32%)이다.

무급휴가 강요가 109건(44.1%)으로 가장 많고, 연차 강요가 35건(14.2%)에 달했다. ‘기타 불이익'(57건·23.1%)은 업무 과중을 이유로 연차를 못 쓰게 하거나, 위험이 큰 지역으로 업무 배치, 보호장비 지급 불충분 등이다.

기타 불이익에는 특수고용(특고) 노동자들 제보도 상당수 포함됐다.

직장갑질119는 코로나19로 인해 학습지 교사, 대리운전 기사 등 특고 노동자의 타격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당장 학습지 교사들은 회원이 뚝 끊겨 생계가 걱정이다.

전국학습지산업노조는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전국 학습지교사 616명을 대상으로 ‘생계대책 마련을 위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84%가 수수료보전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3월에 학습을 중지한 회원의 비율이 20%이상인 교사가 43%이고, 4월에 학습 중지가 우려되는 회원의 비율이 20% 이상인 교사가 52%로 나타났다. 특히, 공부방과 러닝센터 교사들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며, 50%이상이 수업을 중지한 교사의 비율이 13%였다.

학습지교사의 평균 임금은 200만원이 채 안된다. 4대보험은 물론 유류비·통신비 지원도 없어 최저임금에 못미친다. 회사로부터 받는 기본급이 거의 없어 수업이 곧 수입이다. 회원이 탈퇴하면 실적에도 반영돼 성과급 마저 줄어든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특고 노동자들의 불안한 고용 형태와 열악한 노동 복지가 더욱 두드러졌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노동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직장 폐쇄 시 휴업수당에 준하는 대책이 지침으로 마련돼 있다. 반면 특고 노동자들은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취급돼 사회 안전망의 바깥에 서 있다.

지난달 20일 전국서비스산업노조연맹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코로나19’관련 특수고용노동자에게도 차별없는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연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특수형태 근로자는 고용보험이 적용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인 만큼 고용유지지원금과 같은 수준의 긴급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특고 노동자를 위한 정부 차원의 보호책 마련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 산업보건과 관계자는 “특고 노동은 일반 노동과 다른 특수한 형태인 만큼 따져 볼 것들이 많다”면서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대책은 (일반 노동자 대책과 달리) 재난기금 조성 등 새로운 형태로 마련돼야 할 듯 하다”고 답했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