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교훈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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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수 편집에디터
이기수 편집에디터

화순전남대병원은 암 환자 전문치료 병원으로 특화한 것 말고도 국내 국립대병원으로는 유일하게 국제의료기관 인증을 두 차례 (2010년과 2013년)받은 위상을 갖고 있다. 인증 기관은 미국 JCI(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인데, 병원에 대한 인증 평가 항목에 지역 내 대량 사상자가 발생시 응급 환자 소화 능력이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끈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이 평가 항목에 대비해 병원 지하1층 주차장을 이동 응급실로 전환해 대규모 응급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 체계를 갖춰 인증을 받는데 성공했다. 병원을 평가하는데 의료 질 서비스는 기본이고 테러와 재난 재해, 감염병 유행에 따른 대처 능력 등과 같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상당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라19)이 대구 지역사회 확산으로 환자 수가 너무 많아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자신의 집에서 대기하다가 사망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대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4일 0 시 기준 4006명의 국내 전체 확진자 5328명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집단으로 발병하자 지역 내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대구 코로나19 확진자 중 1330명만이 관내 및 관외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고 2270명은 자가에서 병상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다행히 정부 방역당국과 대구시는 부랴부랴 기업, 종교단체의 연수원과 교육시설을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해 자가 대기 중인 경증 환자를 수용해 치료에 들어갔다. 만약 미국 JCI(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인증을 받은 의료 기관이 대구에도 있었더라면 이번에 참 요긴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코로나19 유행이 종료된 뒤 정부 차원에서 진행될 것이겠지만 그전이라도 현재의 의료 체계 보강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번에 충분히 확인됐다. 전국에 분포돼 있는 국가 및 지자체, 공공기관의 연수 및 교육 시설부터 ‘공공 치료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현실화해야 할 것이다. 기존 병원은 리모델링을 통해서, 신설 병원은 설립 단계부터 화순전남병원 같은 대규모 환자 발생에 대비한 응급 의료 전환 체계를 갖춰야 한다. 최근 50년간 발생 추이를 감안하면 향후 치명적인 감염병 유행과 지구 온난화로 인한 엄청난 규모의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번 사태는 당면할 때는 이미 늦다는 것과 대규모 환자 발생 상황에 본격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일깨워주고 있다 . 이기수 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