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줄 서 겨우 1장… ‘귀하신 몸’ 마스크 모두 동났다

편의점도 약국도 "마스크 없어요"… 예약 손님까지 등장
손 소독제 품절 대란에 "직접 만들자" 원재료 값도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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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25일 일찌감치 마스크가 모두 매진된 광주시 동구 한 편의점.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25일 일찌감치 마스크가 모두 매진된 광주시 동구 한 편의점.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

“불안한 마음에 지난 주말부터 대형마트며 편의점, 약국을 모두 돌았지만 KF 마스크는 하나도 못하고 별 효과 없다는 면 마스크만 몇 장 구했어요.”

25일 오전 9시30분. ‘다이소’ 광주수완점 문이 열리기 30분 전부터 나와 기다리고 있다는 김종순(75)씨는 면 마스크에 거즈를 덧대 착용하고 있었다. 발품을 팔아도 마스크를 도저히 구할 수 없어 생각해 낸 궁여지책이다.

김씨는 “안심이 되지는 않지만 이거라도 없으면 불안해서 밖을 돌아다닐 수 없다”면서 “요즘은 교회가는 것도 무서워서 집안에서만 예배드리고 있다”며 한숨을 내셨다.

30여 분이나 기다린 끝에 그가 이날 간신히 구한 일회용 마스크는 단 한 장. 마스크가 ‘귀한 몸’이 된 까닭에 한 명당 하나씩 ‘구매제한’이 걸린 탓이다.

김씨 사정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가게 문이 열리자마자 마스크를 찾는 고객들의 발걸음이 계속 이어졌고 구매제한에도 불구, 마스크는 몇 분 사이 모두 동이 났다.

뒤늦게 들어와 마스크를 미처 구하지 못한 한모(45)씨는 발을 동동 굴렀다.

한씨는 “약국을 가도 마트를 가도 마스크를 구할 수 없어 작정을 하고 찾아왔는데 여기도 마스크가 없다고 하니 어디에서 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대형마트 역시 마스크 물량이 부족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인근 롯데마트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10시 정각 마트 문이 열리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시민들은 대부분 다른 상품에 관심도 보이지 않고 곧바로 마스크 진열대로 향했다.

이내 마스크는 모두 동이 났고 아동용 마스크만 조금 남았다. 미처 마스크를 사지 못한 고객들은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한 채 허탈해했다.

‘허탕’ 친 고객들은 “이렇게 조금씩만 팔면 당장 마스크가 없는 사람들은 어떡하냐”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약국도 상황은 비슷했다. 같은 날 오전 방문한 광주 서구의 한 약국. 마스크 재고가 없어 아예 ‘예약 손님’까지 받고 있는 처지다.

약사 서모(44)씨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에 이어 ‘알코올’까지 ‘귀한 몸’ 대열에 합류했다”고 했다.

손 소독제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이 약국에서 에탄올과 정제수, 글리세린을 구해 직접 손 소독제 만들기에 나서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직접 만들어 쓰는 손 세정제가 입소문을 타면서 약국에선 에탄올과 정제수, 글리세린 품절 사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는 “주말 사이 갑작스레 확진자가 늘어난 것이 결정적이었다”며 “마스크와 손 소독제에 이어 알코올까지 매입가가 너무 많이 올라서 이제는 판매가를 거의 따라잡을 지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5일 전부터 마스크 구매를 예약한 고객이 있지만 아직도 구하지 못해 못해 매일 제조사에 전화를 돌리는 것이 언제부턴가 하루 일과가 됐다”고 덧붙였다.

편의점에서도 손 세정제와 일회용 마스크를 찾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다.

광주 동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문모(50)씨는 “100개를 발주해도 매장에 들어오는 것은 1~2개뿐”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직원들이 쓸 마스크도 구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 우리들도 근처 약국에 구매 예약을 걸어두는 등 마스크 구하기 대열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