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없고 겉도는 ‘코로나19 중증장애인 대책’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 유지 지침 허점투성이
방치·고립 가능성 크고 지원 인력 확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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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찾은 광주시장애인체육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임시휴관 상태였다. 양가람 기자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
24일 찾은 광주시장애인체육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임시휴관 상태였다. 양가람 기자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지역 사회복지시설 등이 무기한 휴관에 들어갔다.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 지침이 뒤늦게 나왔지만, 중증 장애인에겐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관·장애인시설 등 무기한 휴관

광주시는 지난 21일부터 광주지역 경로 식당, 복지관 등의 무기한 휴관을 결정했다. 장애인 570여 명이 이용 중인 38개 주간 보호시설도 문을 닫았다.

장애인 주간 보호시설은 장애인들이 낮 시간대에 활동적인 프로그램을 함으로써 가족들의 보호 부담을 덜어주는 기능을 한다. 주간 보호시설 이용자 중 지원이 불가피한 사람들은 시설장 책임 하에 시설에서 따로 보호받을 수 있다.

시설이 무기한 휴관하면서 관심은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에 쏠리고 있다.

장애인 활동 지원은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을 주체적으로 하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장애인의 자기결정권 보장을 위한 국가의 지원제도로, 임금을 받는 활동보조인은 보다 책임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가 도마 위에 올랐다.

●거동 불편한 장애인엔 곳곳 구멍

보건복지부는 지난 21일 거동이 불편한 중증 장애인이 코로나19로 자가격리됐을 때 돌봄지원이 끊어지지 않게끔 지침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 자가격리 상태의 중증장애인을 장애인 활동지원사가 24시간 돕고, 활동지원사는 그 시간을 모두 근무시간으로 인정받는다. 복지부는 지자체 담당자를 자가격리 장애인과 일대일로 연결해 활동지원 서비스 등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혼자서 활동이 불가능한 중증 장애인들에게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 유지를 위한 개별지침’에 따르면, 자가격리 대상 장애인은 활동지원사가 배치된 격리시설로 이동되는 게 원칙이다. 불가피한 경우 자택에서 자가격리를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여기서 불거진다.

주간보호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자가격리 될 경우 홀로 생활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활동지원 시간도 적은 데다 현실적으로 활동지원 인력을 바로 구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서미정 주간보호시설 연합회장은 “주간보호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의 경우 자가격리는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시설 이용 장애인들은 주로 주말이나 주간보호시설 이용 외 시간인 저녁 시간 등에 활동 지원을 이용해 사실상 자가 격리가 낮에 이루어진다는 것은 방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엔 시도 의심 환자를 집에서 자가 격리시키라고 했다”면서 “하지만 혼자 있는 이용자들은 활동 지원을 구하기도 어렵고, 짧은 기간 활동 지원을 하려는 사람도 없다”고 덧붙였다.

지침에는 불가피한 때 가족 활동지원도 가능하다고 돼 있다. 홀로 사는 중증 장애인은 가족 활동지원을 받기도 어렵다. 부랴부랴 대체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긴급지원급여 액수도 제대로 정해지지 않았다.

●”늑장 대책일 뿐”… 지원책 재탕·실효성 논란

문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했을 때다.

복지부가 발표한 지침은 광주시가 지난 21일 각 자치구로 전달했다. 자치구들은 장애인활동지원기관들에 공통지침을 통보했다. 시는 코로나19로 인한 장애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복지부에서 지침을 받은 이후 선도적으로 조치를 취했다”면서 “장애인, 노인 분야는 아직 확진자가 없지만, 설령 확진자가 나와도 매뉴얼대로 빈틈없이 움직일 예정이다. 센터 등에 공문을 다 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늑장 대응 지적을 피할 수는 없었다. 기존의 정책들에서 나아간 게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진삼 한국장애인문화광주시협회장은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면서 “시 지침은 그동안 (장애인 단체 등에서) 항의를 해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발표된 지침들은 코로나 때문에 새로 나온 게 아니라 원래 존재하던 것들”이라면서 “24시간 지원 가동은 3교대로 활동지원사 24명이 케어를 하는 식으로 운영돼 왔다. 가족의 활동지원도 불가피한 경우엔 자격증이 없어도 가능했다. 먼저 활동지원을 하고 3개월 이내에 (활동지원사 자격 교육을) 이수 후 신고하면 됐다”고 말했다.

‘중증 장애인에 대한 유사시 지자체별 대응책’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 협회장은 “만약을 대비해 시는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매뉴얼을 갖고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는 시와 구에서 장애인들한테 따로 안전문자를 발송하는 식의 대응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
김해나 수습기자 haena.kim@jnilbo.com
조진용 수습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