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쓰레기마저 사라졌다… 텅 빈 주말 도심

문 열었지만 손님 발길 끊겨 상인들 한숨만 가득
무등산공원·놀이공원·극장 등 나들이객도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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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찾은 금남로 지하상가. 거리는 인적이 완전히 끊겼고 상인들만 텅 빈 매장을 지키고 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
23일 찾은 금남로 지하상가. 거리는 인적이 완전히 끊겼고 상인들만 텅 빈 매장을 지키고 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

“전멸입니다. 사람이 한명도 없어요. 울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대로는 장사 못 합니다.”

광주시 금남로에서 귀금속 판매장을 운영하는 A(70)씨가 텅 빈 주말 거리를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인다. 벌써 한 달째. ‘코로나 쇼크’에 주저앉은 상인들이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다.

지난주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일상의 모습을 되찾아가던 도시가 다시 적막에 휩싸였고, 코로나19 공포가 끝나는가 싶었던 상인들은 돌아온 코로나 쇼크에 속절없이 백기를 들었다.

23일 찾은 주말 광주 도심은 한산함을 넘어 무거운 적막만 흐르고 있었다.

이따금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은 행여 바이러스가 옮을까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리고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왁자지껄한 사람 목소리 대신 가게 음악 소리만 빈 거리를 채웠다.

대로변에서 골목길로 접어들자 아예 장사를 포기하고 문을 닫는 가게들도 속출했다. 문을 열어둔 가게들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가까웠다.

금남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49)씨는 “오늘 손님이 두 테이블 들어왔다”며 한숨 지었다.

그는 “매출이 반토막을 넘어 10분의 1수준이다. 사람도 없는데 앉아 있어 봐야 뭐하나 싶다”며 “이미 받아놓은 재료가 아까워 문만 열어두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휴대전화 매장을 운영하는 C(51)씨는 “손님이 와도 걱정 안 와도 걱정”이라고 했다. 수많은 사람과 만나는 자영업자들은 언제 코로나에 감염될지 모르니 걱정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사람이 없으니 쓰레기도 없다. 거리에서 만난 환경미화원들이 “도시에서 쓰레기가 사라졌다”고 할 정도다. 환경미화 대행업체 한 관계자는 “주말과 휴일 사이에는 거리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가 넘쳐났는데 요즘에는 줄어드는 것이 눈에 띌 정도”라며 “사람이 적으니 쓰레기도 치울 게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주말을 맞아 시민들이 몰릴 법한 영화관에서도 인적을 찾기 어려웠다.

사람이 없는 극장에 영사기만 돌아가는 풍경은 이제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주말 동안 상영되는 영화 프로그램 대부분이 예매되지 않았고 예매가 진행된 상영관도 60~100석 규모 좌석에 관객 3~7명 만이 표를 샀다.

주말 유원지를 찾는 나들이객도 크게 줄었다.

지난주 토요일 무등산을 찾은 탐방객은 19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 같은 주 토요일 탐방객이 1만100여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탐방객 수가 80%가량 급감했다. 지역 대표 놀이공원인 광주패밀리랜드도 주말 이용객 수가 하루 150명꼴로 줄었다. 지난해 비슷한 기간에는 주말 하루 평균 1500여 명이 다녀갔었다.

전날 ‘코로나 소동’이 있었던 유스퀘어는 직격타를 맞았다.

의심자가 ‘음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완전히 끊겨 한산한 모습이 역력했고, 평소 하루 2000여 명의 손님이 방문하는 영풍문고 매장을 둘러보는 이는 2~3명에 불과했다.

영풍문고 점장 백영록씨는 “일주일 사이 조금씩 회복되던 매출이 다시 급감하하기 시작했다”며 “다행히 의심자가 음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찾는 고객들이 없어 직원들만 매장을 지키고 있다”며 깊은 한숨을 내셨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