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춤 허용업소 조례’ 장기 표류

서구의회 김태진 의원 등 발의 ‘조례 폐지안’ 부결
6개월간 세 차례 걸쳐 개정안·폐지안 잇따라 불발
“의회·집행부 협의 부재”… 업주 눈치보기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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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의회 전경. 편집에디터
광주 서구의회 전경. 편집에디터

개정과 폐지 사이에서 반년째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광주 서구의 ‘춤 허용 업소’ 조례 폐지안이 발의됐지만 부결되며 또 다시 처리가 미뤄졌다.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두 차례에 걸쳐 개정안이 보류·부결된데 이어 폐지안에 대한 안건마저 부결되자 지역사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의회와 집행부 간 협의가 부족한 점을 비롯해 ‘업주 눈치보기’ 행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돌고 돌아온’ 폐지안 부결

광주 서구의회는 제282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 상정된 ‘서구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의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안이 부결됐다고 18일 밝혔다.

기획총무위원장을 포함한 의원 6명 중 4명이 조례안 폐지에 대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낸 것이다.

앞서 서구의회 김태진·김영선·김수영·박영숙 의원 등 4명은 공동으로 해당 조례의 폐지 조례안을 상정 의결했다.

폐지안을 대표발의 한 서구의회 김태진 의원은 “본 조례는 제정 이후 2개 업소만이 해당돼 특혜성 조례로 판단, 형평성 등의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치평동 클럽사고 원인 규명 및 재발방지 대책 수립 특별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해당부서에서 지난 281회 임시회 중 식품의약품안전처 표준조례안을 근거로 해 전부개정안을 상정했으나 부결되는 등 주민의 안전과 건전한 영업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춤 허용조례 폐지 조례안을 다시 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구 보건행정과 관계자는 “본 조례는 춤을 추는 행위를 허용하되 그에 제반되는 안전조치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조례 자체가 공익을 중대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어 “조례를 폐지할 경우 지정 취소로 인한 선의의 사익 침해가 불가피, 이로 인한 손해배상과 손실보상 청구소송 등이 제기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막대한 보상금을 지불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폐지에 반대했다.

일부 의원들 역시 해당 조례에 의거해 영업 중인 업소에 대한 소급적용이 우려되는 점과 집행부가 준비 중인 개정안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폐지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 지역 내 비판 목소리 커져

앞서 서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새로운 ‘춤 허용 조례 표준안’에 의거한 개정안을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두 차례 의회 상임위에 상정했으나 모두 철회·보류의 과정을 거쳐 부결됐다.

개정안은 특혜 조항 논란이 일었던 면적 제한 부칙이 삭제되고, 임의조항이었던 구청장의 연 2회 지도·감독이 의무조항으로 바뀌는 등 안전 점검 및 관리에 중점을 뒀다.

이 외에도 우주볼 등 특수조명시설 설치를 금지하고 객석 밝기를 상시 60럭스(lux) 이상 유지하는 등의 규제 방안이 신설됐고, 3년 단위로 춤 허용업소를 재지정해야 하는 등의 조항이 추가됐다.

이에 근거해 의회는 지난해 12월 입법예고 기간 중 해당 조례에 따라 영업을 하고 있는 기존 업소가 이의를 제기했으며, 개정안에 신설된 객석 밝기 규정과 3년 단위의 춤 허용 업소 재지정 등 조항이 현재 춤 허용업소로 운영중인 감성주점 1곳에 대한 독소조항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개정안을 반려시켰다.

당시에도 집행부는 의회의 일방적인 개정안 철회 요청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보이며 의회와의 이견을 표출한 바 있다.

이후 한달만에 개최된 281회 임시회에서 서구는 다시 같은 조례개정안을 상정했지만 의회에서는 만장일치로 부결했다.

이처럼 한달에 한번꼴로 개정안과 폐지안의 상정·부결을 반복하며 끝내 매듭을 맺지 못하고 있는 서구 춤 허용 조례를 놓고 지역 내에서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의회와 집행부의 소통 부재로 인한 불협화음이 계속되고 있으며 해당 조례가 단 1곳의 영업장만을 위한 조례로 전락한 상황에서 ‘업주의 눈치를 보느라 바쁘다’는 시각도 있다.

서구의회 관계자는 “논란이 있는 안건인 만큼 집행부와 의회가 보다 긴밀하게 조율하고 협의할 필요가 있지만 그렇지 못하다”며 “해당 업체와 유착 관계가 있지 않느냐는 의혹들이 계속 제기되는 부분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