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통합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해야”

박성수 미래남도연구원장
“남도, 마지막 청정 지역이며 문화의 보고 계층·세대간 갈등 '솔로몬의 지혜' 찾아야”
"AI·블루이코노미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연대하고 지혜 모아 미래 1000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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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마지막 청정 지역이며 문화의 보고

계층·세대간 갈등 ‘솔로몬의 지혜’ 찾아야”

“AI·블루이코노미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연대하고 지혜 모아 미래 1000년 준비”

“산업화 과정에서 낙후되면서 힘들었던 남도가 지금 승기를 잡고 발돋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박성수 미래남도연구원장은 광주·전남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이제 기회가 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과거 잘 사는 기준이 산업화였다면 4차산업혁명시대를 앞둔 지금은 돈 보다 더 소중한 남도의 자연과 지역의 문화, 예술의 유산 등이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이를 적극 활용해 미래 100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후손들을 위해 지금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그는 ‘상생과 통합’을 주문했다. 여수시와 여천시, 여천군 등이 통합을 이뤄 지금의 여수시를 만들었듯 광주와 전남으로 나뉜 남도가 하나로 통합해 시너지효과를 높이고 규모의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그는 많은 이들이 동의하는 ‘솔로몬의 지혜’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원장의 호는 다송(多松)이다. 지난 2007년 작고한 서예가 장전 하남호 선생이 지어줬다는 다송은 항상 소나무처럼 푸른 기상을 간직하고 살고 싶다는 자신의 의지와 함께 많은 제자를 키워 재목으로 만들어달라는 장전 선생의 기대가 담겨 있다.

박 원장은 “항상 푸른 소나무처럼 살고 싶지만 어린 소나무를 어엿한 성목으로 키우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었다”며 “장전 선생의 기대처럼 어느 날 땅에 떨어진 씨앗이 건강하고 튼튼한 인재로 자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남도를 위해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지금까지 고민해왔고 앞으로도 고민하면서 살겠다”면서 “지금 몸담고 있는 미래남도연구원(미남연)을 적극 활용해 한 뿌리인 광주와 전남이 상생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를 요약한 것이다.

-지역이 어렵다. 계층세대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갈등은 당연한 것이다. 제대로 된 민주주의 사회라면 하나의 사안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고, 이런 다양한 목소리를 조율해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거나, 특정 계층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반영되어서도 안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많은 이들이 동의하는 ‘솔로몬의 지혜’를 찾아야 한다. 자치단체와 의회, 학계, 시민사회단체, 언론계 등이 머리를 맞대고 과연 무엇이 지역을 위한 길인지를 끊임없이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경제불황도 심상치 않다.

△어려운 문제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도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남도는 우리에게 마지막 남은 청정 지역이면서 문화와 예술의 유산이 살아 숨 쉬는 보고다. 비록 지난날 산업화과정에서는 낙후되면서 힘들었지만 이제는 4차산업혁명과정에서 승기를 잡고 발돋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문제는 이 길이 아무도 가보지 않은 퍼스트 펭귄의 길이라는 것이다. 더없이 힘들고 어렵지만 극복해야 한다. 정부 정책도 한템포 쉬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주52시간과 최저임금 인상은 선진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정책이다. 그렇다고 하루 아침에 이룰 수는 없는 일이다. 쉬어가고, 한템포 늦춰가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지하철 2호선 등 광주의 현안을 놓고 지금도 시민여론이 극명하게 갈려있다.

△상호 신뢰가 필요하다. 광주의 경우 현재 운행중인 지하철 1호선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가끔 시내버스를 타고 첨단지구를 가는데 매번 1시간 이상을 소비해야 하는게 현실이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경제나 환경 측면에서도 극히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지하철은 적은 비용을 투자해도 효율이 뛰어나다. 특히 2호선은 저심도 방식으로 객차를 3량까지 연결할 수 있다. 2호선이 완공되면 광주는 대중교통에서 만큼은 새로운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본다. 여기에 2호선은 공사가 이미 시작됐다.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셈이다. 지금은 시시비비를 가릴 때가 아니고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이용할 것인지를 모두가 고민할 때다. 우리는 그동안 역사적으로 볼 때 고비 고비마다 연대정신을 발휘해 숙제를 해결해 왔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광주형일자리의 핵심인 광주로벌모터스가 출범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급변하는 자동차업계의 변화에 따르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그것도 나는 기우라고 생각한다. 현재 자동차업계가 전기차나 수소차로 변화하고 있지만 하루 아침에 바뀔 수는 없는 일이다. 현대차도 경형 SUV가 당분간은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어렵게 얻은 기회인 만큼 2021년 하반기 생산이 예정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광주형일자리도 분명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길’이다. 더없이 힘들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경쟁력을 키우고 성과를 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성과지향적으로 서둘다 보면 실수도 뒤따른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일단 공장 시스템이 안정되고 나면 이후부터는 대응역량을 키운 뒤라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광주시가 추진하는 AI와 전남도의 블루 이코노미 등이 자동차 산업과 결합할 경우 엄청난 시너지효과가 나올 것이다.

-한전공대 설립이 자꾸 늦어지고 있다. 한전공대가 나가야 할 길은 어디라고 생각하나.

△한전공대 역시 지금의 고개를 넘고 나면 개교 준비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전공대는 세계적인 에너지 특화대학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중요한 사업이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선공약이다. 지역사회와 남도민의 결집된 역량으로 이뤄낸 소중한 성과이기도 하다. 한전공대의 설립을 계기로 대학을 중심으로 한 기업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꼭 한전공대냐’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과거 광주과학기술원을 설립할 때도 전남대나 조선대를 활용하면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지역 대학이 약해진다는 우려도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GIST를 중심으로 엄청난 인프라가 만들어졌고 우리가 꿈꾸지 못했던 기업의 생태계도 정착됐다. 한전공대도 큰 틀에서 대학다운 대학, 특화된 대학으로 만들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광주시와 전남도의 고민이 깊다. 시급한 정책이나 전략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리 후손들의 미래먹거리를 생각하면 복잡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과 규모의 경제다. 우선 사람은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인데 남도의 인재풀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당장 전남대만 하더라도 지역출신 교수가 50%도 되지 않을 정도로 상당 부분이 타지역 출신이다. 콜로키움, 세미나, 포럼 등 관심있는 분야의 모임을 육성해 지역민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현안이나 이슈에 따라 전문가를 초청한 연찬회도 활성화시켜야 한다.

규모의 경제도 꼭 필요하다. 특히 남도는 인구 면에서 수도권, 충청권, 영남권에 뒤처져 있다. 이제는 광주와 전남이 통합을 시작해야 한다. 지금처럼 인구 300만 명 남짓밖에 되지 않는 조그만 행정구역이 나뉜 상태에서는 발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여수가 3려통합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한 반면 목포와 신안, 무안은 통합에 실패한 아픔을 겪고 있다. 이를 반면교사삼아 하나의 권역별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남도가 선도적으로 아젠다를 세워야 한다. 당장 남도학숙이나 서울 인사동에 설립한 GNJ갤러리는 광주와 전남이 상생할 수 있다는 성공적인 모델이다. 광주와 전남은 한뿌리이면서 하나의 공동체다.

-광주·전남의 상생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꼭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것이 소통이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정례적인 만남뿐만 아니라 상시적인 소통과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 광주·전남 상생발전위원회도 적극 활용해서 자주 만나고 자주 대화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다.

△그야말로 중요한 시기다.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 앞날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진정한 대변인을 뽑아야 한다. 선거 때만 그럴듯한 청사진을 들고나와 우리를 현혹시키는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평소에 민의를 헤아릴 줄 알며 제대로 섬길 줄 아는 리더가 필요하다. 내가 늘상 살아오면서 강조하는 것이 일관성이다. 시류에 따라서 줄을 서고, 시류를 쫓는 사람은 경계해야 한다. 내가 광주전남연구원장으로 퇴임한 지 딱 한달이 지났는데 현직에 있을 때와 현직을 벗어났을 때 인간관계의 차이를 실감했다. 사람사는 세상이 의례 그런 것이지만 일관성이 없는 사람은 믿어서도 안되고 신뢰해서도 안된다. 그런 사람이 정치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광주·전남 지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평생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터득한 지혜가 있다. 외부 고객이 까다로울수록 기업이 발전한다는 사실이다. 소니나 파나소닉이 세계적인 전자회사로 발돋움하게 된 것도 일본 소비자들의 꼼꼼하고 철저한 지적 덕분이라고 한다. 자동차 생산 후발국인 우리가 선진 대열에 합류한 것도 차량 관리에 열정적인 한국인들의 습성이 주효했다고 한다. 남도의 미래에 대해서도 많은 지역민이 꼼꼼하고 까다롭게 챙기고 연구해야 한다. 또 하나가 있다. 평생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던 내가 4년간 연구원에 몸 담고 광주와 전남의 상생을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역의 미래에 대한 고민도 해왔다. 시·도민과 함께 했던 그 시간이 보람있었고 정말 행복했다. 앞으로도 제대로 된 전라도의 새로운 1000년의 역사를 쓸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글·사진=이용환 경제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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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환 기자 y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