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청소년교향악단 폐지 결정…커지는 불협화음

학부모 “언론 보도 보고 폐지 알았다” 일방적 결정 분통
순천시 “방만한 운영 폐지 불가피…시정조정위 결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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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립청소년교향악단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순천시가 방만한 운영을 이유로 폐쇄를 결정하면서 단원들이 15일 순천 조례 호수공원 앞에서 반대집회를 열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
순천시립청소년교향악단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순천시가 방만한 운영을 이유로 폐쇄를 결정하면서 단원들이 15일 순천 조례 호수공원 앞에서 반대집회를 열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

순천시립청소년교향악단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순천시가 방만한 운영을 이유로 폐쇄를 결정하면서다. 학부모측은 어떠한 논의도 없이 이뤄진 일방적으로 이뤄진 결정이라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반면 순천시는 세금을 들여 귀족과외를 시켜왔으며 전문가 컨설팅 등 적절한 논의에 따른 결론이라는 입장이다.

● 순천시 청소년교향악단 폐지

순천시는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시립청소년교향악단 운영을 8년만에 폐지하기 했다”고 밝혔다.

시는 “행정 낭비요인 최소화 및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립청소년교향악단을 폐지하기로 했다”며 “대신 ‘음악 영재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현재 관내 학교에서 운영 중인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시립청소년교향악단은 지휘자와 단무장, 12명의 지도강사와 49명의 단원 등 총 63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 타 지역에 거주하는 강사 및 단원은 25명으로 단원의 약 40%를 차지한다.

시는 “올해 예산은 3억8000만원으로 전국적으로 시립청소년 교향악단 예산은 1억~2억원인데 비해 순천시는 3억~5억원으로 타지자체에 비해 예산지출이 높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 ‘독선행정’ 학부모 반발

순천시의 입장에 학부모 등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교향악단을 폐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단원들은 14일 순천시청 앞에서 교향악단 폐지 반대를 주장하며 거리 음악회를 열었다. 15일에는 조례 호수공원에서 거리음악회를 열어 시립교향악단 폐지 반대 서명을 받았다.

학부모 대표는 “시립교향악단이 폐지가 결정되기까지 정작 학부모들과 어떠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아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다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사실을 접할 수 있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순천시가 근거로 든 폐지 이유도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타 시립청소년교향악단 예산이 1~2억이라는 얘기는 공연비와 인건비를 뺀 금액으로 결코 예산지출이 높지 않다”고 반박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폐지 이전 저명한 지휘자를 초청해 컨설팅을 받아 운영이 합리적이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학부모 전체를 모아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의견수렴 절차는 있었다고 번다”고 해명했다.

또 “지난 2018년 청소년교향악단 정기 공연에 1억3000만원의 예산이 집행됐는데, 이중 1억1000만원이 발레단 섭외비였다”며 “방만한 운영이 이어져 더 이상 청소년교향악단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순천시 ‘귀족과외’ 비판

교향악단 단원들의 실력이 떨어진다는 것도 순천시에서 말하는 폐지 이유중 하나다.

순천시 관계자는 “시민 세금을 들여 귀족과외를 시키고 있는 꼴”이라며 “찾아가는 공연을 하려고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지휘자가 ‘학생들의 실력이 부족해 공연에 나갈 수 없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교향악단을 폐지하는 대신 음악 영재 아카데미를 운영해 실력있는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육성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학부모들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며 반박한다.

학부모 관계자는 “모든 학생들은 오디션을 거쳐 합격한 단원들이기 때문에 실력이 뛰어나고 별도로 개인레슨을 받는 단원이 대부분”이라며 “아카데미 운영을 통한 개별 훈련을 오케스트라에서 배울 수 있는 학생들의 음악 경험을 축소시킬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단원들이 전국 및 지역 음악경연대회에서 항상 상위 입상을 자치했다”며 “현재까지 이 단체에서 배출한 160명의 단원 중 전공생이 60명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 간담회, 불협화음 해소될까

이처럼 갈등이 커져가자 순천시의회는 20일 단원과 학부모, 시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통해 양측의 입장을 듣기로 했다.

이와 관련 서정진 순천시의회 의장은 “‘새로운 순천, 시민과 함께’를 기치로 내세운 순천시가 사려깊지 못한 행정으로 논란을 자초했다”고 지적하고 “단원들께서도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사업은 관련 기관의 엄격한 평가와 관리가 수반되는 점도 알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차가 뚜렸한데다 순천시는 “내부결정이 끝난 사안”이라는 입장이어서 청소년교향악단의 불협화음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이미 내부적으로는 여러 논의를 걸쳐 시립청소년교향악단 폐지로 결정 난 사안이다”며 “폐지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시정조정위원회를 통해 바로잡으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