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왜 전두환·지만원에 한없이 너그러운가

‘개전의 정’ 없는데도 ‘봐주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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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시민들을 북한 특수군이라고 주장한 지만원 씨에 대해 법원이 지난 13일 실형을 선고하고도 법정구속하지 않아 광주 시민과 5·18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 씨에게 징역 2년의 실형과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으나 고령인 점,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없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의 재판을 맡았던 광주지방법원도 알츠하이머 등을 이유로 멀쩡한 전 씨의 재판 불출석을 허가해 광주의 분노를 샀다.

지만원 씨의 경우 5·18이 북한군 소행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번 재판에서도 최후 진술에서 반성하지 않고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지 씨는 명예훼손으로 수 차례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엄벌이 마땅하다.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면서도 고령이고 성실하게 재판에 출석한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5·18 단체는 판결 직후 입장문을 내고 “이 나라 사법정의의 한계를 확인한다.”고 개탄했다.

전두환 씨의 형사재판을 맡은 광주지법은 그가 고령에 알츠하이머라는 이유로 재판 불출석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또한 전 씨의 경호상의 문제 등도 고려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멀쩡하게 골프를 치고 12·12 쿠데타 기념 호화 오찬을 하는 장면이 뉴스에 보도돼 그가 정말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지 의심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전 씨의 재판장이었던 장동혁 부장판사는 자유한국당 후보로 충남에서 4·15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달 사직했다. 장 전 부장판사는 정치적 고려가 없었다고 부인하지만, 그의 보수적인 성향과 총선 출마 계획이 불출석 허가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평소에 추상같은 판결을 내리는 사법부가 왜 전두환·지만원에게만 한없이 너그러운가. 그들이 고령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그들에게만 유독 ‘봐주기’를 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피의자의 인권을 위해 불출석·불구속이 바람직하지만 개전의 정이 전혀 없는 이들에게 적용해서는 안 된다. 사법부는 전두환·지만원을 애써 감싸고 도는 듯한 모습이 국민들의 재판 불신을 가중시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