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환자 못 가려내는 ‘엉터리 열화상 카메라’

오차범위 최대 2℃… 발열환자는 1℃ 내
현장선 체온계 측정… 장비 ‘있으나 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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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내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 6개가 모두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차범위가 최대 2℃에 달해 발열 환자를 가려낼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
광주시내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 6개가 모두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차범위가 최대 2℃에 달해 발열 환자를 가려낼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

코로나19를 예방하겠다며 광주시 내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가 사실상 무용지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천만원의 예산까지 들여 도입한 열화상 카메라가 정작 오차범위는 최대 2℃에 달해 코로나19 의심환자를 가려낼 수 없다는 지적이다.

12일 찾은 광주송정역. 하루 2만명이 오고가는 이곳에는 2대의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자원봉사자와 군인, 구청 공무원은 ‘발열감지기 운영센터’에서 오고 가는 시민들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

하루 1000명의 승객이 찾는 광주공항 역시 마찬가지다. 1대의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 광주로 오는 승객들을 살핀다.

모두 광주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4일 광주 광산구에서 설치한 열화상카메라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검역된 점에 비춰 코로나19를 예방하겠다며 주요 길목에 설치한 것이다.

열화상 카메라 설치를 위해 투입한 예산은 3500만원. 열화상 카메라와 분석용 프로그램, 경광등, 노트북까지 세트로 샀다. 60일 이상 사용 시 임차보다 구매가 더 이득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런데 카메라 기종을 확인해보니 측정 오차범위가 최대 2℃에 달하는 열화상 카메라였다.

코로나19 감염 의심 기준 평균 체온은 36.5℃와 1℃ 차이도 나지 않는 37.3℃에 불과하다. 측정 오차 범위가 ±1℃ 이내인 의료용 카메라가 아니면 정밀 측정이 어렵다는 이야기다. 사실상 광주송정역 등에 설치한 열화상 카메라가 무용지물인 셈이다.

다른 지자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광주 북구는 보건소와 광주역에 2대의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했다. 서구는 광천터미널에 열화상 카메라를 2대를 설치했다. 그러나 이들 카메라 역시 오차범위가 ±2℃에 달하는 열화상 카메라다.

광주시는 예산만 지원했을 뿐 구매는 자치구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열화상 카메라 도입을 위해 자치구에 예산을 지원했지만 카메라 기종은 각 자치구에서 결정하고 있다”며 “현재 총 6대의 열화상 카메라가 도입됐고 아시아문화전당에 4대의 카메라가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자치구 관계자들도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상황이 급해서 부랴부랴 열화상 카메라를 도입하다 보니 장비에 대한 세부적인 파악이 어려웠던 것 같다”며 “현장에서는 알람이 울리는 목표 온도를 더 낮게 설정한 후 체온계로 직접 발열 환자를 가려내고 있다”고 했다.

문 앞에 카메라가 설치된 점도 문제다.

찬바람에 몸이 다 식은 채 들어오다 보니 열화상 카메라 앞을 지나도 소용이 없다.

자치구 관계자는 “지난주 같은 경우 기온이 낮아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의 온도는 평균 32℃로 측정됐다”며 “체온계를 통해 다시 온도를 측정해 일일이 수작업으로 오차값을 다시 세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