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세 번의 새해 인사 ‘복받은 대한민국’

정연권 색·향·미·인.야생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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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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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을 바라보며 구례들녘을 걸어본다. 봄의 기운 느낀다. 바람도 한결 부드럽다. 푸른 밀밭이 싱그럽고 논두렁에는 앙증스런 야생화가 반긴다. 2020년 새해를 맞았고 설을 보냈다. 정월대보름에 둥근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엊그제 “새해 복 많이 받으시오” “건강과 행복을 기원 합니다” 새해 인사말을 정겹게 나누었는데 벌써 봄이 오나보다. 복(福)은 보일시(示)와 가득할 복(畐)자가 합쳐진 글자다. 사람의 선한 행동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 복이요 보이는 것이 복이다. 복은 나 자신이 만들어서 베푸는 사랑이요 선한 행동에서 나온다.

복이 많은 대한민국이다. 두 번이나 새해인사와 복을 받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다른 점이 있다. 양력의 신정은 한해를 결산하고 마무리 하며 맞는다. 제야의 종소리에 새해가 시작된다. 해맞이를 하면서 소원을 빌고 새로운 마음을 다지는 행사 분위기다. 음력 설은 명절 이면서 잔치분위기다. 선물을 주고받고 덕담을 한다. 고향을 찾아 차례를 모시고 성묘한다. 부모님께 세배를 드리고, 친척과 친구들을 만난다. 가족이 모여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정담을 나눈다. 만나면서 동질감과 소속감을 다진다. 신정보다는 설날이 되어야 한 살 더 먹었다는 기분이 든다. 올해는 경자년(庚子年)으로 성스러운 하얀 쥐띠 해다. 쥐는 징그럽고 곡식을 축내며 물건을 망가뜨리는 부정적인 이미지다. 그러나 12지간에 제일 먼저 등장하는 영리하고 재빠른 행동과 부지런한 동물로 여겨진다. 귀여운 캐릭터도 있다. 올해 92세의 ‘미키마우스’, 고양이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쥐 ‘제리’와 영화 라따뚜이의 요리하는 쥐 ‘레미’ 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 긍정적인 속담도 있고 시골 쥐와 서울 쥐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다. 인류의 질병퇴치를 위해 각종 임상실험에 희생하고 있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입춘을 지나 정월 대보름도 보냈다. 정월대보름은 작은 설 이라고 하니 세 번째 설을 쉬었다. 풍년을 기원하는 오곡밥에 나물을 먹고, 보름달을 보며 풍년과 소원을 빌었다. 달집을 태우고 논두렁에서 쥐불놀이를 하는 등 축제 분위기이요 나눔의 잔치마당이다. 즉, 신정은 많은 사람들과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해돋이를 보며 새해를 맞는 행사 분위기다. 반면 설날은 가족들과 만나는 정겨운 잔치 분위기이다. 정월대보름은 이웃들과 나누는 흥겨운 축제분위기다.

지금 코로나바이러스로 불안해 한다. 치료제가 없는 것에 공포를 느낀다. 이럴수록 잘 먹어서 바이러스를 이겨내자. 전라도 밥상을 걸게 차려보자. 하얀 쌀밥에 구수한 시래깃국이 좋겠다. 찹쌀 고추장에 구례오이를 무쳐 상큼한 향미를 즐기고, 해남 겨울배추로 새로 담근 김치를 쭉쭉 찢어서 먹는 맛에 심취한다. 여수 먹갈치에 진도대파를 송송 넣은 얼큰한 맛에 시원함을 느껴본다. 완도 김과 영광굴비의 고소함에 입맛이 당긴다. 감칠 맛나는 전라도 밥상에 감격해진다. “참 게미 있그마잉” 말이 절로 나온다. 시원한 식혜로 갈증을 달래고, 쌀 막걸리 잔을 나누며 이겨내어 좋은 일을 만들자. 좋은 일이란 무엇인가. 좋은 일은 나에서 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스스로 좋은 일을 만들어가자고 다짐한다. 천수경에 나오는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를 독송해 본다. 수리는 길상존(吉祥尊), 마하는 크다 는 의미다. 마하수리는 대길상존이다. 수수리는 지극하다. 사바하는 원만성취 이라고 한다. 쉽게 풀이하면 “좋은 일이 있겠구나. 좋은 일이 있겠구나. 대단히 좋은 일이 있겠구나. 지극히 좋은 일이 있겠구나. 아! 기쁘도다~”라 한다. 좋은 일이 있도록 기도하고 응원하자. 사람과 더불어 모든 생명체가 서로 존중하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