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늘 작고 단순한 것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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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수 기자 ss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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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너머 언덕 너머 저 멀리/행복은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네//아, 나도 친구 따라 찾아 갔다가/눈물만 머금고 돌아왔다네//산 너머 언덕 너머 더욱 더 멀리/행복이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네.”(카알 뷔세 ‘산 너머 저쪽’)

우리가 어렸을 때 의미도 모르고 암송했던 시다. 사람들이 산 너머에 행복이 있다고 말해서 그곳에 가 보았더니, 다시 더 먼 곳에 행복이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더 먼 곳으로 행복을 잡으려고 쫓아갔지만 행복의 파랑새는 또 날아가 버렸다고 탄식하는 내용이다. 이 시는 행복이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고 강조한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小確幸)’이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다시 각인시킨 사람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다. 그는 1985년 발표한 에세이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행복을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 쓸 때의 기분…’이라고 정의했다.

‘소확행’이란 말이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지고 자리잡은 것은 정작 2018년이다. ‘소확행’은 이 해에 취업포털 사이트의 설문조사에서 ‘올해의 유행어’ 1위를 차지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 센터도 이 말을 2018년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로 선정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호화주택 구입, 고위직 진출, 부자 되기 등 크지만 성취가 불확실한 것을 좇기보다는 일상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한국인의 삶이 그만큼 성숙해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교보문고가 최근 독자 투표를 통해 2020년 ‘올해의 문장’으로 ‘행복은 늘 작고 단순한 것 속에 있다.’를 선정했다고 한다. 장석주 시인의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유문화사)이란 책에 있는 문장이다. 기업의 목표가 이윤 추구라면 인생의 목표는 행복 추구다. 그 행복은 늘 우리 주위에 서성대고 있다. 다가오는 4·15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다고 반드시 행복할까. 우리가 ‘행복은 늘 작고 단순한 것 속에 있다.’는 말을 기억하고 새긴다면 지금보다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박상수 주필 sspark@jnilbo.com

박상수 기자 ss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