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영화인들 “독립영화 다양해지는 계기 되길”

오스카서 4관왕 받은 봉준호에 찬사 이어져
"독립영화·지역영화 소통 창구 다양해졌으면"
광주독립영화관 봉준호 초기작 상영 계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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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10일(한국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받은 감독상, 국제영화상을 들고 기자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은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편집에디터
봉준호 감독이 10일(한국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받은 감독상, 국제영화상을 들고 기자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은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편집에디터

‘로컬 시상식’의 견고한 벽을 뚫었다. 보수적인 영화제로 평가받았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기생충’이 사상 최초로 오스카상을 수상하면서 지역 영화인들도 축하 인사를 전했다.

독립영화를 꾸준히 상영하고 있는 광주독립영화관GIFT는 한국영화계 한 획을 그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오스카 4관왕을 계기로 독립영화, 지역영화에 대한 논의도 다양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재섭 사무처장은 “백인들 위주 시상식이라고 해서 ‘로컬 시상식’이라고 불리던 오스카에서 한국영화가 수상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며 “기생충이 아카데미를 뚫은 것처럼 지역의 독립영화도 다양하게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려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독립영화관 기획전의 프로그래머이자 영화인인 조대영 프로그래머는 봉 감독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봉 감독은 영화 ‘옥자’를 제작한 뒤 지난 2017년 7월 국내 유일 단관극장인 광주극장을 찾았다. ‘옥자’가 넥플릭스와 극장에서 동시 개봉함에 따라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는 개봉 보이콧을 했다. 그러나 지역에서 유일하게 광주극장은 ‘옥자’를 상영했고 봉 감독을 초대해 관객과의 만남의 시간도 마련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당시 조대영 프로그래머는 관객과 봉 감독을 이어주는 사회자로 무대에 올랐다.

조대영 프로그래머는 “당시 옥자 GV가 끝나고 뒤풀이를 갔었을 때 ‘기생충’ 시나리오 작업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 영화가 오스카에서 4관왕을 하다니 정말 대단하다”면서 “봉준호는 영화 찍는 현장을 떠나 사적인 자리에서도 호인이다”고 평가했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올해 오스카의 견고한 벽까지 뚫은 봉 감독을 향한 찬사도 아끼지 않았다. 조대영 프로그래머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자기들끼리만 즐기는 축제에서 봉준호를 기점으로 전세계 축제가 된 의미있는 한 해다”라며 “한국 101년 역사상 최고의 쾌거다. 봉 감독이 있는 건 한국 영화계의 큰 축복이다”라고 평가했다.

광주극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형수 전무도 봉 감독과의 GV를 회상하며 “당시 봉 감독은 광주극장에서 ‘실낱같은 희망’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다”며 “그는 ‘희망이 12t처럼 크다면 의미가 없고 실낱 같을 때 제일 가치있다’고 말했었다”고 회상했다.

윤수안 광주독립영화관장은 “봉 감독도 처음에는 독립영화, 단편영화로 시작을 했었다”며 “그의 장편 영화를 보면 독립영화적 감수성이 들어있어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봉 감독의 작품은 영화 감독을 꿈꾸고 있는 예비 감독들에게 귀감이다”며 “영화 제작의 현실이 힘들어서 포기하려고 했던 꿈나무들에게 아카데미영화제 수상은 다시 한번 일어서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또 “봉 감독의 수상으로 한국 영화에 대한 위상도 높아졌다”며 “광주에서는 1년에 1~2편 정도의 장편과 15편 정도의 단편영화가 제작되고 있는데 해외 판매에도 큰 도움이 될 것같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독립영화관은 봉 감독의 초기 연출작인 ‘지리멸렬'(1994)도 조만간 상영할 계획이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