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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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수 편집에디터
이기수 편집에디터

눈도 없고 영하 날씨도 적은 춥지 않은 겨울이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꽁꽁 얼어붙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창궐해서다. 연일 확진자가 증가하고 사망자 속보가 쏟아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마스크가 얼굴을 , 걱정이 마음을 뒤덮고 있다.

보통 사회가 발전하면 점점 안전해질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갈수록 위험 요소가 강력해지고 광범위해지고 있으니 현대인은 위험 사회에 살고 있다. 기후 위기, 전쟁과 테러, 경제 양극화, 취업·고용·노후 문제 등 구조적인 불안에다 , 감염병 유행까지 보태지니 그럴만도 하다. 과학·기술적 발전은 각 분야의 효율성을 높여주지만 거기에 파생된 부작용에 대한 인간의 통제력은 제한적이나보니 사람들의 불안감은 증폭된다. 특히 글로벌 감염병의 경우 매번 신종(新種)이 출현하고 치료제 개발을 못하는데 불안의 본질이 있다. 어떤 병인지, 어떻게 확산되는지,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보니 정부 보건 당국이 우왕좌왕하게 되고 정부의 발표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낮을 수밖에 없다.이런 상황에서 확인되지 않은 부정확한 정보(가짜뉴스)가 인터넷과 SNS를 통해 확산돼 불안지수를 키운다. 더욱이 정보통신기술발달이 이룩한 초연결사회는 불안의 증폭제 역할을 한다. 세월호 참사, 일본 후쿠시마 지진과 원전 폭발, 메르스 사태 등과 같은 재난에 관한 시각화된 정보가 인터넷·SNS·방송 등의 매체를 통해 실시간 중계되다보니 자신도 사고를 직접 겪은 것처럼 충격을 받고 심리적인 외상에 고통스러워한다. 이러한 현상을 ‘대리외상’이라고 한다. 이런 환경에서 살다보니 현대인들은 모두 정도차는 있겠지만 위험사회증후군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바이러스는 우주와 지구에서 인류보다 훨씬 오랜 역사를 가진 생명체로서 애초 이를 이겨내는 것 자체가 인간의 욕심일 수 있다. 그렇다고 과잉 불안에 떨 필요는 없다고 본다. 국내에서만 한 해 결핵, 독감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각각 2000명을 웃돈다는 통계치가 있는데, 신종 코로나는 아직까지 사망자가 나오지 않은 것에서 조금은 안도해도 될 듯하다. 평시보다는 긴장을 늦추지 말고 마스크 쓰고, 손 잘 씻고, 컨디션을 잘 조절(면역력 유지)하는 것 이상의 할 일이 더 있지는 않다고 본다. 이기수 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