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공연계도 싸늘하게 한 ‘신종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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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황지 기자 편집에디터
최황지 기자 편집에디터

지난 4일 광주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지역 사회가 흉흉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가짜 뉴스도 횡행하고 있다. 가짜 뉴스에 나오는 병원·마트 등은 “우린 바이러스 지역이 아니다”는 공지를 서둘러 띄웠다. 5일엔 추가 확진자도 나오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졌고 바깥 출입을 삼가는 분위기다.

다가올 봄을 앞두고 다양한 개막 공연과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던 광주 문화계가 싸늘하게 식었다. 2월, ‘깜짝 겨울 잔치’를 노렸던 광주의 공연 업계들은 기획한 행사들을 줄줄이 취소했다.

광주문화예술회관은 광주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후 7개 시립예술단체에 소속된 단원들을 모두 자가 격리 시켰다. 매일 합동 연습을 하는 단원들간 감염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과감한 결단이다. 광주문예회관의 올해 역점 사업 중 하나인 광주국악상설공연도 일시 중지됐다. 뿐만 아니라 이번 달 예정된 약 9개의 공연이 취소되거나 잠정 연기된다.

광주문예회관뿐만 아니다. 광주 서구의 빛고을국악전수관도 2월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개막 공연을 아예 3월로 미뤘다. 또 다른 대형 문화관인 광주문화재단 빛고을시민문화관도 지난 1일 광주 연극계 선후배들이 합심해 만든 ‘칠산리’를 1회차 취소했고 8일 예정된 ‘갓디엘 정기공연’도 무대에 올리지 않는다.

동네 서점부터 작은 소극장까지 지역에서 공연 행사를 준비하고 있던 모든 문화 업계는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희생을 감수했다. 광주의 한 공연장은 무대에 서지 못한 출연자의 피해 보상 협의도 진행했다. 예정된 공연을 진행하지 못한 출연자와 공연장이 상호간에 합의해 공익적 목적으로 협의금을 지불한 것이다.

크고 작은 희생에도 광주의 공연 업계는 ‘취소’와 ‘잠정 연기’를 오히려 쉬쉬하는 분위기다. 광주의 대형 공연장 관계자는 “2월은 문화 공연 쪽도 전체적으로 비수기다. 우리 공연장을 취소한다고 해서 ‘너희들도 취소해라’로 이어질 수 있어 적극적으로 조치상황을 알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문화 공연 취소가 시민들의 문화 소비 동력을 상실해 문화행사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우려했다.

기획 공연부터 대관 공연까지 스케줄을 대거 수정하며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막고 있는 광주의 공연장들. 대관 공연도 주최 측과 협의해 연기나 취소를 고려하고 있지만 3월 본격적인 문화 행사 개막을 앞두고 큰 고비를 맞았다. 또 2월에 연기된 공연을 3월부터 치러야 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혼선을 겪어야 한다. 그러나 많은 부작용과 후폭풍에도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가 문화계 소비 위축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