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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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세계지질공원을 가다

곤명 석림

뾰족하게 우뚝솟은 바위 전시장 황홀

세계 카르스트 지형서 특이함으로 명성

세계자연유산, 중국5A 관광지로 한해 관광객 350만명

석림 지역주민 경제활동 중심, 학생 지질교육 기지로

중국 곤명은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다. 운남성, 보이차, 차마고도 등과 연결돼 동경의 대상이었다. 많은 호기심을 갖고 있던 곤명을 지난해 12월 세계지질공원 취재차 다녀왔다.

석림풍경단지 입구에서 전기차로 5분정도 이동하다 보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과 세계문화유산 기념탑이 눈에 띄었다. 석림풍경구에 대한 자긍심이 느껴졌다. 풍경관리국 직원들과 이 기념탑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마치고 대석림 입구로 이동했다. 거대한 독수리모양의 회색 바위가 한눈에 들어왔다. 독수리를 길조라 여겨온터라 검은 빛의 회색 바위가 위압감 대신 친근하게 다가왔다.

이족 전통복장을 입고 전통악기인 소악금과 소삼현을 연주하는 이들의 환영이 반갑고 고마웠다,

우뚝솟은 모양의 뾰족한 돌 봉우리들이 옅은 푸른 회색을 띠었다. 연달아 이어지는 바위들의 풍경은 파노라마 화면을 보는 것 같았다. 제일 높은 암석은 높이가 40m에 이른다했다. 그중에 연꽃봉우리, 검봉늪, 천균일발, 상거석대, 봉황소사 등의 암석들이 대석림을 대표한다. 석림 홍보물에 소개된 石林(석림)이라는 붉은 색 한자가 새겨진 바위는 관광객들의 인증 샷 장소 역할을 했다.

대석림의 각약각색 바위 모양은 많은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냈다.

일명 ‘양심석’으로 통하는 ‘천균일발’로 명명된 우뚝 솟은 두 개 석봉 사이에 끼인 거석은 무등산에 자리잡은 사찰 규봉암 입구의 바위를 연상시켰다. 두 곳의 바위 모두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위태롭게 보이나, 규모면에서는 석림의 천균일발이 과연 압도적이었다.

현지 가이드 박길 씨는”1833년 발생한 대지진의 영향으로 바위 봉우리가 부러져 사이에 끼게 된 것”이라면서 “양심이 나쁜 사람이 지나가면 바위가 떨어진다”고 웃었다.

8신선의 전설이 깃든 곳에 자리잡은 돌침대는 얼마나 정교한 지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서야 인공 조형물이었음을 알았다. 이족 가이드의 재미난 돌봉우리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한참 걷다 망봉정에서 석림의 멋진 풍경을 만끽했다. 바위위에 지어진 망봉정은 관광객들이 석림에서 가장 높이 오를 수 있는 곳인데, 사면이 툭터진 정자에서 크고 작은 돌산의 매력을 조망할 수 있다.

석림의 주인공은 뾰족한 칼 모양의 바위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나무와 식생자원들이 사계절 색다른 풍경을 낳는다. 바위 틈새에 뿌리를 내린 선인장과 단풍든 활엽수들은 황량한 늦겨울 바위산의 또 다른 정취를 느끼게 했다.

대석림에서 5㎞ 떨어진 소석림은 대석림에 비해 아기자기하고 튼튼한 돌벽들이 펼쳐져 눈을 즐겁게 했다.

독수리, 코끼리. 거북이, 쥐, 새,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아시마 망부석 등 다양한 형태의 바위의 형상들이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해서다.

이족 여성의 전설을 담고 있는 아시마 망부석은 최고의 백미다. 이족말로 여성을 뜻하는 ‘아시마’는 전쟁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된 여인의 슬픈 이야기인데, 1960년대 제작된 중국 최초 컬러 영화의 소재이기도 했다.

만지면 아이를 많이 낳고, 부자가 되고, 출세한다는 속설을 가진 바위들의 거칠고 딱딱한 표면이 반질반질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으로 접근 했겠구나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소석림와 맞닿은 내고 석림풍경구역은 병풍같은 일렬로 늘어선 바위를 배경삼아 사계절 화초의 꽂내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트레킹로 주변에는 벚꽃터널과 10㏊에 달하는 유채꽂과 국화 단지가 조성돼 계절별로 아름다운 풍경을 더해주고 있다.

“다양한 야생화가 돌틈과 돌벽사이에서 피어 아름답고 멋있는 한폭의 풍경화를 보는 것같다”고 우리 일행을 안내해준 이족 해설사는 설명했다.

운남성의 성도 곤명시에서 동남쪽 80킬로 떨어진 석림은 석림 이족 자치현에 속한다. 이족은 중국 56개 소수민족의 하나로 운남성을 중심으로 정착하고 있다. 삼국지 칠종칠금(七縱七擒) 등장인물 남만왕의 맹획이 이족 출신이다.

석림은 2억7000만년전 바다였다. 바다밑 화산 폭발로 용암이 분출해 석회암이 축적된 카르스트 지형 군락이다. 석림의 카르스트 지형은 역사가 가장 오래됐고, 분포 면적이 제일넓고, 칼을 연상시키는 암석이 뾰족하게 솟아 특이하다.

흥미로운 것은 병풍처럼 도열한 솟은 바위 표면의 횡단면이 잘린 것 처럼 보인다. 이는 화산 폭발 에 의한 지각변동으로 바다밑 바위의 돌출 부분이 해수면 침식 현상에 의한 결과인데, 오랜 지형의 역사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1931년 석림공원 설립으로 외부에 알려진 석림은 1978년 본격적으로 외부에 개방됐다. 2007년 중국 최초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석림은 이외에도 세계자연유산, 중국 문명 풍경구, 전국 중점 관광구 등으로 지정된 중국 AAAAA급의 관광지이다. 5A급은 중국 관광당국에서 부여하는 최고 단계의 관광지이다. 한국 등 외국인 8만여 명을 포함해 매년 350만명이 석림을 찾고 있다. 성수기에는 하루 1만명, 평균 8000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는데, 석림현 당국에서는 최근 몆년새 급증하고 있는 한국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한글로 된 리플릿, 안내판 등을 제작, 비치하고 있다. 입장료는 성인 1인당 130위안(한화 2만2100원)이며, 평균 관람료는 100위안(한화 1만7000원)이다. 엄청난 규모의 관광 수입은 석림관광단지 운영의 주요한 재원 역할을 하고 있다.

석림관광단지는 석림 인근 지역 주민들의 주요한 경제 활동 중심지이다. 전체 인구 24만명 가운데 석림현 주민들의 상당수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나, 젊은 층을 중심으로 관광안내 등 서비스 분야로의 진출도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석림관광단지내에서 관광객 가이드, 전통악기 연주와 공연 프로그램 운영, 전동차 운전 등 관광 인프라 운용은 지역 주민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비 소우쉐 석림풍경명승구 관리국 부국장은 “주변 3개 마을의 1200명이 관광단지에서 일자리를 얻고 있다. 급여 노동 계약자만 800명정도 이른다”면서 “이들의 수입은 농사짓는 이들보다 더 많아 풍경단지에 들어와 일하길 원하다”고 설명했다.

곤명시와 석림현 당국은 중국 정부에 의해 세계지질공원 과학기지로 선정된 석림에 대한 애국심과 애향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인근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질과학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민을 대상으로 관광서비스 교육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석림현 풍경국에서는 석림의 바위 보호와 환경보전을 위해 관광지구내에서는 내연기관 자동차 운행을 금지하고 있다. 실제 석림 탐방을 위해서 비지트센터 인근에 조성된 대형주차장에 차를 주차해놓고, 전동차를 타고 이동하거나 걸어서 가야한다.

석림의 보호구역은 350㎢이며, 석림관광지구는 특급보호구와 1급보호구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 구역안에서 많은 동물과 식물들이 보호를 받고 있기도 하다.

관광지로 개방된 면적은 대석림과 소석림을 포함해 3.5㎢에 불과하다. 석림풍경명승지는 석림풍경지역, 내고석림풍경지역, 대첩수풍경지역, 장호풍경지역, 규산 국가삼림공원으로 구분돼 있다.

석림의 최종 목표는 국제관광지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석림현 풍경국에서는 석림을 비롯해 자연, 전통문화와 온화한 기후, 활발한 국제교류 네트워크 등은 주요 강점으로 꼽는다.

중국 정부가 석림현을 전국관광현으로 지정한 것도 석림의 관광 발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곤명시와 석림현에서는 이를 위해 석림 전지역을 관광상품화한다는 구상으로 이족 전통 수공예로 세계문화유산인 자수를 비롯해 문화자원 등 콘텐츠 계승 발전에 주력하고 있다. 열대 과수원체험과 향촌관광사업도 특화 가능한 매력있는 상품으로 적극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글=곤명(중국) 이용규 선임기자

사진=곤명(중국) 나건호 기자

유슬아 기자 seula.yu@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