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캐한 냄새·뒤틀린 문’ 태국인 3명 숨진 화재 현장 참혹

    521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으로 꾸려진 합동감식반이 26일 오후 전남 해남 현산면 외국인 근로자 숙소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이기 위해 주택에 들어가고 있다. 앞서 전날 오후 3시37분께 이 숙소에서 발생한 불로 태국인 국적의 근로자 3명이 숨졌다. 편집에디터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으로 꾸려진 합동감식반이 26일 오후 전남 해남 현산면 외국인 근로자 숙소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이기 위해 주택에 들어가고 있다. 앞서 전날 오후 3시37분께 이 숙소에서 발생한 불로 태국인 국적의 근로자 3명이 숨졌다. 편집에디터

    “불에 탄 매캐한 냄새가 나서 밖에 나오기 힘들어요”

    26일 오전 전남 해남군 현산면 외국인 근로자 숙소 화재 현장.

    불이 난 숙소는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층 구조의 주택이었다. 주택 한쪽에는 상품포장을 마친 김을 저장하는 창고를 잇는 통로가 보였다.

    숙소의 깨진 유리창과 마구잡이로 뜯겨진 방충망은 급박했던 화재 당시 상황과 진화작업을 짐작케 했다.

    목재 소재의 창틀은 새까맣게 타 있었고, 실내로 들어가는 미닫이문은 화마에 뒤틀려 열고닫을 때마다 삐그덕거렸다.

    경찰의 출입통제선 바깥 먼 발치에서 보기에도 주택 실내는 검게 그을려 있었다. 구조물만 유지했을 뿐, 사람이 살았던 집으로 보기 힘든 형상이었다.

    마당 주변에 널려있는 신발과 옷가지를 통해 이 곳이 한때 거주지였던 점을 상기시켰다.

    합동감식에 나선 경찰이 현장 보존을 위해 창문에 설치한 가림막을 일부 걷어올리자, 매캐한 냄새가 더욱 코를 찔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소방당국은 사망자가 발견된 큰 방을 비롯해 주택 내부 곳곳을 들여다봤다.

    숨진 태국인 남녀가 발견된 거실 인근 화장실도 유심히 살펴보며 화재 당시 상황을 추론했다.

    아수라장이 된 화재현장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한 주민은 “인근 김 가공 공장이 최근 재영업하면서 지난 21일 오후부터 태국인 근로자들이 살기 시작했다. 마을에 온 지 사흘가량 돼 잘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젊은 사람들이 타향에서 고통스럽게 숨을 거뒀다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불길에 타고 그을린 주택에서 나는 연기 냄새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주민도 있었다.

    한편, 설 당일이었던 지난 25일 오후 3시37분께 해남군 현산면 외국인 근로자 숙소로 사용하는 주택에서 불이 나 A(29)씨 등 태국인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숨졌다.

    인근 김 가공공장 일용직 근로자인 이들은 숙소 내 큰방과 거실 옆 화장실 등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방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숨진 A씨 등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다.

    뉴시스